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 떠나자

<한국관광공사 추천 12월의 가볼 만한 곳(1)>경남 통영&충남 논산


한국관광공사는 ‘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이라는 테마로 2011년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겨울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경남 통영)’ ‘마을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충남 논산)’ ‘민화, 쇳대, 짚풀 등 전통향기 만나고 체험해보는 하루(서울)’ ‘우리 전래놀이 체험으로 겨울을 즐긴다(경남 함양)’ ‘사계절 숲체험이 가능한 편백나무숲, 우드랜드(전남 장흥)’ ‘200년 종가의 기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성주 윤동마을(경북 성주)’ ‘감성이 피어나는 꿈의 궁전, 충주 향산리 미술촌(충북 충주)’ 등 7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그 첫 번째로 경남 통영과 충남 논산을 각각 소개한다.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화산리
겨울 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

<통영>통영의 겨울체험은 눈과 마음이 즐겁다. 도시의 역사와 훈훈한 사연을 담아낸 미술관들과 벽화마을을 엿보는 이색경험이 기다린다. 독특한 테마를 지닌 미술공간들은 바다를 배경 삼거나, 담장을 캔버스 삼아 푸른 통영을 그려내고 있다. 전혁림미술관, 옻칠미술관, 동피랑 마을 등에서 따뜻한 겨울 햇살과 함께 감성을 풍요롭게 하는 체험이 진행된다. 전혁림미술관은 추상, 옻칠미술관은 전통, 동피랑 마을은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고스란히 통영을 담아내고 있다.

통영시 용남면에는 국내 최초의 옻칠미술관이 자리 잡았다. 통영에 옻칠미술관이 세워진 것은 충무공과도 사연이 깊다.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통영에 부임한 이후 12공방을 설치했고 공방중 상하칠방에서 나전칠기를 생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로 통영은 400년 전통을 이어온 나전칠기의 본고장으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옻칠미술관에 들어서면 케케묵은 옷장과 화장대 대신 옻으로 단장한 다양한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내외 작가의 현대작품 150여 점이 전시 중인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옻칠 장신구와 한국 옻칠화다.

옻칠 장신구는 옻칠만의 미학적 특성을 살린 옻칠조형작품으로 전통미 가득한 목걸이, 브로치 등으로 재현됐다. 옻칠화는 유화와 달리 캔버스가 아닌 나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게 특징으로 아름다운 광채와 빛깔이 독특하다. 미술관 소재 아트숍에서는 통영의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그윽한 휴식도 즐길 수 있다.

통영 미륵산 자락으로 향하면 건물 자체가 작품인 독특한 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통영의 피카소’로 불리던 추상화가인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이다. 전 화백은 통영에서 태어나 타계했으며 고향인 통영을 화려한 색으로 담아낸 작가다. 미술관에는 전 화백의 작품 80여 점과 관련자료 50여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은 멀리서 봐도 다른 건물들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인상으로 다가선다. 그가 거주하던 봉평동 일대의 뒷산을 배경으로 세워진 미술관은 건물 외벽을 아름답게 채색된 세라믹 타일들이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전 화백과 아들 전영근씨의 작품을 7500여 장의 타일로 재구성해 통영의 바다와 화백의 예술적 이미지를 재현했다. 전시관에서는 한국 색채추상의 대가인 전 화백의 강렬한 유작 뿐 아니라 생전에 쓰던 물감 캔버스 등 작품도구 등도 구경할 수 있다. 별관에는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어 작품과 음악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휴식 시간도 마련된다.

화가 전혁림 외에도 시인 유치환, 극작가 유치진, 화가 이중섭, 소설가 박경리, 음악가 윤이상 등이 모두 그리운 통영의 바다가 길러낸 예술가들이다. 하지만 통영 일대가 유명한 예술가들의 사연만 묻어나는 것은 아니다. 강구안에서 이어지는 골목 사이에 웅크린 벽화마을 ‘동피랑’은 미대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따뜻한 그림이 있는 마을이다.

중앙시장 뒷길을 따라 동피랑 골목을 굽이굽이 오르다보면 다양한 벽화들이 길손을 반긴다. 마을은 몇 장의 그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그림을 감상하고 벤치에서 휴식을 즐기는 슬로우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항구와 중앙시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이 기거했던 과거를 지닌 동피랑은 한때 철거될 위기에 처했으나 ‘푸른 통영 21’이라는 예술단체가 서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독특한 골목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공모전을 열었고 미술학도들이 몰려와 골목마다 그림을 꽃피워냈다.

예쁜 벽화들이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찾아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통영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비랑(비탈의 사투리)이라는 뜻으로 마을 언덕 중턱까지 오르면 통영 앞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동피랑에서 강구안으로 내려서면 통영의 유서 깊은 공간들과 조우하게 된다. 중앙시장, 서호시장 등 통영의 대표 시장들 역시 강구안에 기대 있다.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시장은 뒤에는 동피랑을, 앞에는 강구안 포구를 두고 있다.

중앙시장에는 싱싱한 생선과 마른고기가 주류를 이루고 통제영 시절 이 일대에 12공방이 있었던 까닭에 나전칠기 가게도 만나볼 수 있다. 여객선 터미널 방향의 서호시장은 인근에서 나는 해산물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자연산 활어부터 건어물까지 사계절 해산물이 넘쳐나며 즉석에서 막회를 맛볼 수도 있다. 새벽 경매 시간 때가 피크로 경매구경을 끝낸 뒤 졸복국, 해물뚝배기, 굴밥 등으로 시원한 속풀이가 가능하다.

시장들 외에도 강구안은 통영의 명물인 충무김밥집과 선술집이 몰려 있고, 문화마당과 남망산 조각공원 등 문화공간도 함께 어우르고 있다. 강구안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전함이 정박하던 곳으로 초입에는 거북선 한척이 실제 크기로 전시돼 있다. 남망산 조각공원과 청마문학관 역시 강구안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청마문학관은 바다가 보이는 정량동 언덕에 자리 잡았는데 문학관에는 ‘그리움’ ‘행복’ 등 유치환이 남겼던 수려한 시들과 그의 시세계를 소개하는 책들이 보관돼 있다. 문학관에서 나와 넓은 마당을 지나면 그의 생가도 재현돼 있다. 강구안 바다를 끼고 남망산 조각공원으로 오르는 길은 예술을 품에 안은 통영을 음미하는 호젓한 산책로로도 안성맞춤이다.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달아공원이나 이순신장군의 흔적이 서린 세병관 역시 통영에서 두루 둘러볼 아름다운 공간들이다. 삼도수군의 본영이 있던 세병관은 현존하는 목조 고건축 중 가장 넓은 곳으로 국보로도 지정돼 있다.

<통영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옻칠미술관→전혁림미술관→동피랑→중앙시장→강구안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옻칠미술관→전혁림미술관→달아공원→세병관
둘째 날 : 서호시장→강구안→동피랑→중앙시장→청마문학관→남망산 조각공원
♣대중교통
[버스] 서울경부터미널~통영버스터미널 4시간10분 소요. 옻칠미술관까지는 버스터미널에서 거제방향 버스 탑승, 미늘 삼거리 하차, 도보로 5분 거리, 전혁림미술관까지는 터미널에서 미륵산 용화사 방향 버스 탑승. 동피랑까지는 터미널에서 중앙시장, 강구안행 버스 탑승
♣자가운전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통영IC에서 나와 14번 국도 경유, 미늘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옻칠미술관 위치. 전혁림미술관은 미륵산 케이블카 방향, 동피랑은 시청, 강구안 방향
♣주변 볼거리
한산도, 충렬사, 통영수산과학관, 박경리기념관, 통영대교, 제승당, 매물도

문의 : 통영시 관광과
055)650-4613


충남 논산시 상월면 한천리
마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 쌀쌀하고 매캐하지만 그 추위가 싫지 않은 겨울이 시작되었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아이들과의 본격적인 집안생활도 더불어 시작되는 지금, 온 가족이 함께 충남 논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지금 그곳에 아이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줄 미술체험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상상마당 논산과 명재고택이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 한천리에 자리한 상상마당 논산은 옛 한천초등학교를 문화 체험 장소로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2011년 6월에 개관한 이곳은 1년간 진행된 상상마당 특유의 색깔 입히기 작업을 통해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변신을 했다. 학교의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운동장을 지켜온 굵은 나무뿐이다. 전체의 공간이 새롭게 옷을 입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생긴 ‘갤러리’이다.

이 건물을 본 아이들의 첫마디는 “보아뱀에 그려진 도로 위를 걸어볼 수 있을까?”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읽은 상상마당에서 작은 푯말을 붙여 놓았다. “지붕 위로 올라가면 위험해요.” 하지만 실망하지 말자.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붕은 시작에 불과하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숲을 연상시키는 선으로 그린 나무들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이쯤 되면 보아뱀이 삼킨 것이 코끼리가 아니라 ‘마을’이라는 것을 아이들도 알게 된다.

건물 안쪽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이 이루어진다. 갤러리 문을 들어서 왼쪽에는 ‘세계우수그림책특별전’이, 오른쪽에는 아트토이를 비롯한 다양한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우수그림책특별전에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을 비롯한 8개국 언어권의 책이 500여 권 전시되어 있다. 서가 한쪽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책 한 권을 들고 올라가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전시된 책 중에서 아이들이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 것은 팝업 북이다. 책에 쓰여 있는 다른 나라의 말은 몰라도 책을 펼치면 튀어 올라오는 재미있는 그림들이 흥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에서 느낀 흥미를 체험으로 이어갈 수도 있다.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팝업 북의 원리를 배워 직접 만들어보는 팝업 북 만들기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준비물은 커다란 도화지 두 장과 색연필 그리고 가위와 목공용 풀이다. 도화지 한 장에 그림을 그려 잘라낸 후, 나머지 한 장의 도화지는 반으로 접는다. 접힌 선이 안쪽으로 오게 펼쳐놓은 도화지 중심에 잘라낸 그림을 반으로 접어 사선으로 붙여주면 완성이다. 간단하지만 아이들은 팝업 북의 원리에 흥미를 느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작업에 몰두한다.

갤러리의 다른 한쪽에 전시된 아트토이들도 체험의 대상이다.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사물을 입체로 볼 수 있게 하는 체험이다. 하지만 체험의 시작은 그리 녹록치 않다. 아무 것도 그려있지 않은 하얀 입체인형을 받아든 아이들은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모르고 망설이고만 있다. 이럴 때, 갤러리에 전시된 전시물들이 도움이 된다. 전시장을 천천히 돌아본 후 인형에 그릴 그림을 떠올리도록 이끌어주면 된다.

한번 선을 그리면 지울 수 없는 유성 펜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아이들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실수조차 상상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작품이 완성되는 것을 체험한 후엔 달라진다. 과감하게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된다. 상상마당에서는 겨울방학동안 지역특산물인 상월고구마와 연산대추를 이용한 요리교실, 아빠와 함께 만든 썰매로 즐기는 논두렁스케이트장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예약은 필수다.

상상마당 논산의 공간 곳곳에도 아트토이가 전시되어 있다. 사람크기의 캐릭터 인형을 변형시킨 작품들이다. 복도에는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는 다양한 모양의 모빌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햇살의 방향에 따라, 바라보는 사람의 옷 색깔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상상마당이 현대미술체험으로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한다면, 논산을 대표하는 명재고택은 전통체험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 명재고택은 중요민속자료 제190호로 지정된 문화유산이다. 나지막한 산 아래 깃들어있는 전통한옥으로 수많은 항아리와 어우러진 한옥풍경이 꽤나 아름답다.

이곳에 명재 윤증선생의 후손이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 ‘노서서재’가 있다. 30평 남짓한 도서관에서 다양한 우리문화체험이 이루어진다. 그중 하나가 전통매듭배우기이다. 명주를 꼬아 만든 매듭실 한 가닥으로 작은 브로치를 만드는 체험이다. 매듭방법은 가락지매듭을 사용한다. 손가락에 실을 감아 기본 틀을 만들고 실 양끝을 틀 사이로 서로 번갈아 오가도록 넣어주면 가락지 모양이 완성된다. 그 다음엔 브로치 모양으로 변신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마치 실 한 가닥의 마술을 보는 듯한 과정이다.

명재고택은 사랑채와 안채에서 고택체험을 할 수 있다. 뜨끈한 한옥에서 하루를 보내며 우리 선조들이 지혜로 지은 집 한옥에 대해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논산여행을 마칠 때쯤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강경젓갈시장이다. 이곳에 제법 규모가 큰 젓갈시장이 있는 것은 금강이 있기 때문이다. 강경포구는 물자를 배로 실어 나르던 예전엔 국내 3대 포구로 손꼽힐 만큼 많은 배들이 오가던 곳이다. 서해바다의 싱싱한 새우로 만든 새우젓의 맛도 좋아 포구를 드나드는 상인들의 배에 실려 전국으로 강경젓갈의 이름을 알렸다. 자연스레  강경젓갈시장의 규모도 커졌을 터이다.

하지만 뱃길이 쇠락하면서 시장은 그 빛을 잃었었다.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게 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옛 시장의 번영을 되찾기 위해 논산시가 시장복원사업을 시작한 것. 지금은 강경읍 태평리 일대에 100여 개가 넘는 젓갈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논산에는 이 밖에도 볼거리가 많다. 계백장군이 5천의 군사로 신라 5만의 군사를 맞아 싸운 황산벌전투를 살필 수 있는 백제군사박물관, 논산 시내를 은진미륵의 시선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관촉사, 전성기엔 1000여 명의 승려가 상주하며 화엄법회를 열었다는 개태사 등이다.

<논산 여행정보>
♣당일여행코스
문화유적 답사 : 관촉사→돈암서원→개태사→명재고택→노성향교
체험여행코스 : 상상마당 논산→명재고택 →백제군사박물관→강경젓갈시장
♣1박2일 체험여행코스
첫째 날 : 백제군사박물관→명재고택 전통체험→상상마당 논산(숙박)
둘째 날 : 상상마당 논산 미술체험→관촉사→강경젓갈시장→귀가
♣대중교통
[기차] 용산~논산(KTX) 하루 7회 운행, 1시간30분 소요
[버스] 서울~논산 1일 22회 운행, 2시간10분 소요
[시내버스] KTX 논산역 또는 논산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상월 방면 508번 버스(1~2시간 간격 불규칙 운행) 이용, 한천리에서 하차. 하루 8회 운행, 40분 소요
♣자가운전 
천안~논산고속도로 : 정안IC, 23번국도 진입→공주·논산 방면 남쪽으로 직진(약 35km)→상월면소재지→‘동금성 옛날짜장’ 앞에서 좌회전→KT&G 상상마당 논산
♣주변 볼거리
 돈암서원, 양촌감와인 추시, 개태사

문의 : KT&G 상상마당 논산 041)734-6986
명재고택 041)735-1215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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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