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편의점 대란

“과포화…이러다 다 망할 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일부 편의점주들이 과도한 위약금 문제를 개선하고, 가맹점주들의 최저수익 보장 제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가맹본부에 재차 요구했다. 가맹본부는 이에 대해 이미 상생 방안을 마련해놓은 데다 자체적으로 과다경쟁을 막기 위해 ‘근접출점 제한’ 자율 규약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상황서 편의점주들의 반복적인 요구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편의점 불공정 피해사례 발표 및 생존권 보호를 위한 토론회’를 갖고 “가맹본사들은 허위과장된 매출액 정보를 제시해 무분별한 출점을 하며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다”며 “영업사원들에게 실적을 강요해 가맹점 수만 늘리도록 함으로써 결국 가맹점주들이 모든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심해지는 갈등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편의점 본부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한국편의점살리기전국네트워크,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우원식·이학영·제윤경 의원이 토론회를 주관했다.

박기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중소상인공정분과 실행위원은 “편의점 문제의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차별적인 점포 확대 등 비합리적인 사업운영 체계에 있다”며 “편의점 본사는 점포 수 늘리기에 혈안이 돼있어 현 구조가 계속되는 한 편의점주의 수익 악화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에 따르면 2010년 1만4000여곳이던 편의점 가맹점 수는 2018년 현재 약 4만여곳으로 급격히 늘었다. 또 지난 3월 말 기준 인구 10만명당 편의점 수는 77.6개로, 일본(44.4개)보다 두 배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CU와 GS25는 작년 말 기준 각각 1만2503개, 1만2429개의 점포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CU가 5조원을 넘어섰고, GS25는 6조2000억원 정도를 기록했다. 

반면 편의점 점포당 매출은 작년 2월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날 참석한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정책팀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6조원 수준이던 편의점 가맹본사 매출은 지난 2016년 16조원으로 277% 늘었다. 그러나 개별 편의점 매출은 2008년 5억4000만원서 2016년 6억원을 기록하며 소폭 올랐다. 상승분도 담뱃값 인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박 위원은 “이 같은 상황서 편의점들은 24시간 영업을 여전히 강제하고, 과장된 매출 정보를 제공해 개점을 유도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벌여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특히 영업을 중단하고자 해도 과도한 위약금을 물도록 해 가맹점주가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하고 강제영업을 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A 편의점의 경우 위약금은 매출 총이익 합산금, 취득가 기준 시설 인테리어 비용, 철거 비용 일체 및 폐점수수료로 구성되며, 매출 총이익서 폐점주가 미래 예상영업이익까지 배상해주도록 계약서 상에 명시돼있다. 

또 인테리어 비용은 산정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취득가를 기준으로 하고, 폐점수수료라는 이유없는 비용도 부과돼 폐점을 원하는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박 위원은 “편의점들은 과도한 위약금 문제를 개선하고, 각 가맹점주들의 최저수익을 보장하는 등의 제도를 통해 실질적인 편의점주들의 생존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입법 운동과 더불어 가맹본사의 적극적인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승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편의점 본부 팀장 역시 “가맹본사가 폐점 위약금을 철폐하고 한시적 ‘희망폐업’을 시행해 편의점주들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최저수익 보장으로 무분별한 출점도 중단하고, 지원금 중단을 빌미로 24시간 영업을 강제토록 하는 행위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주-본사 불공정 두고 입장차 여전
줄폐업 가시화…이미 수천곳 문닫아

이 같은 일부 편의점주들의 주장에 대해 가맹본부들은 “사실을 왜곡하고 가맹점주들의 실제 이익보다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시켜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을 펼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폐점 수수료는 상당히 낮은 수준인 데다 24시간 운영하는 점주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을 두고 마치 심야영업을 강제하는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심야영업은 점주가 선택할 수 있고, 법으로 규정된 것을 따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위약금은 상호 계약을 기반으로 ‘단순 변심’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맹점주에게만 불리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가맹본부도 적용이 되는 사항”이라며 “공정위가 가진 기준을 가지고 계약을 한 것인데 이를 두고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가 본사와 상생 방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계속 정치 쟁점화시켜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며 “본사가 문제가 많은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 업체들도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상황으로, 기업이 같이 살아야 점주들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가맹점주협의회가 전체 점주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갈수록 정치적 이슈로 이를 부각시켜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은 안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편의점주와 본사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는 ‘2020년 편의점 폐업 대란설’이 돌고 있다. 이미 업계에선 2∼3년 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편의점들이 줄 폐점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많은 얘기들이 오가고 있었다. 

저마다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편의점 수가 너무 많아 업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미 올해 국내 5대 편의점 브랜드의 매장들이 1000개 넘게 폐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접출점과 과도한 가맹수수료, 높아지는 임대료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폐업 결심의 결정타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부터 편의점 폐업 대란이 시작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규 점포 수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3년 300개로 최저점을 찍은 뒤 2014년 1597개, 2015년 3496개 매장이 새로 생겨났다. 
 

이후 2016년 4224개, 2017년 4291개 등 매년 4000개 이상의 편의점이 늘어났다. 많이 생겨났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심해졌다는 의미. 또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5년 뒤, 폐업을 신청할 편의점수도 많다는 뜻이다.


2010년에는 2807개, 2011년 4284개, 2012년 3338개의 편의점이 생겨났다. 5년 뒤 폐점률을 살펴보면 편의점 개점 그래프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2013년 1678개, 2014년 2100개, 2017년 1754개의 편의점이 폐점을 했다.

“성장 멈춘다”

한 전문가는 “2020년 이후 편의점업 성장이 멈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구멍가게의 전환수요가 남아있고, 후발 편의점 업체의 출점 정책도 공격적이라 단기적으로 편의점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동일 상권서 경쟁이 치열하고 매년 증가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편의점주의 인건비 상승은 편의점업의 성장정체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