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노릇한 이마트, 왜?

손 안대고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신세계 오너 일가가 보유한 신세계푸드, 신세계I&C, 신세계건설 등 계열사 지분을 이마트에 매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마트가 밝힌 지배구조 단순화와 계열사 지배력 강화는 겉으로 드러난 명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용진 회장의 승계작업을 위한 실탄 마련에 착수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주식을 취득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거래 상대방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건설 주식 1만 3422주, 정 부회장이 보유한 신세계I&C 주식 1만13주, 신세계건설 1113주,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신세계I&C 지분 5400주 등을 이마트가 매입했다. 지분 매입에는 총 343억원이 소요됐다. 

지배력 강화?

이번 거래로 이마트는 신세계I&C 보유 지분율을 29.01%서 35.65%로, 신세계건설은 32.41%서 42.7%로 높였다. 이마트의 신세계푸드 지분은 46.1%서 46.87%로 늘어났다. 이번 거래로 이 회장과 정 명예회장, 정 부회장은 3개 계열사에 대한 개인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지분 취득 목적을 지배구조 단순화 및 계열사 지배력 확대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트의 3개 계열사 오너 일가 보유 지분 일괄 매입을 두고 이마트 내외부에선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마트가 밝힌 지배구조 단순화와 계열사 지배력 강화는 겉으로 드러난 명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선 당장 의구심이 제기됐다. 계열사의 오너 일가 지분이 이마트에 몰리면서 지배구조 단순화와 지배력 강화라는 설명에 오류가 없었지만 왜 지금 시점이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3개 계열사의 경우 이미 이마트의 지배력이 공고한 상황서 추가로 지배력을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도 적었다.

오너 일가 보유 지분 343억에 매입
지배구조 단순화와 지배력 강화?

신세계그룹 내부서도 이번 거래의 경우 지배구조 정비 차원보다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신세계I&C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면세점, 홈쇼핑 등 사실상 신세계 전 계열사에서 일감을 받는다. 올해 1분기 실적(매출 809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마케팅서 절대적인 수혜를 입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매출은 2436억9200만원으로, 총 매출(3201억5000만원)의 76%에 해당한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1분기 2931억원의 매출액과 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내부거래 규모는 전체 매출(1조644억원)의 61%수준인 6538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는 1950억원의 매출액과 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신세계푸드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179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08% 증가한 10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푸드서 맡고 있는 노브랜드와 올반은 올해 전년대비 각각 40% 이상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고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베이커리도 흐름이 좋다. 

여기에 이마트24 매장이 늘어나면서 신세계푸드의 납품규모도 함께 늘었다. 올해 말 오산공장이 완공되면 내년에는 식품 제조서 매출액이 1000억원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이 확보된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매출 의존도가 낮지만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전체 매출(1조1857억원)의 31%인 3725억원이 내부거래서 발생했다.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 등 3사의 경우 내부거래 의존도는 높지만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상장사 30% 이상)와는 거리가 있어 그동안 규제 대상서 제외돼있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이들 3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논란거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신세계 한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오너 일가의 계열사 보유 지분율은 최대 10% 수준밖에 되지 않아 문제는 없다”면서도 “반대로 최대 10%도 안되는 지분율로 인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대상으로 논란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즉 이마트는 강화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적용 여부와 별개로 사전에 지분 정리를 통해 논란의 소지를 없앤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 ‘남매경영’ 체제를 갖추며 계열분리와 승계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면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그래서 이마트가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을 사들인 것을 두고 재계서는 정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위한 실탄마련에 착수한 것이란 분석이다.

내부거래 논란 해소
승계 실탄 해석도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은 2011년 5월 신세계를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으로 인적 분할하며 시작됐다. 

이후 2016년 정 부회장은 신세계 지분 72만203주를 정 총괄사장에게, 정 총괄사장은 이마트 지분 70만1203주를 정 부회장에게 각각 넘기는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남매 분리 경영’의 본격 신호탄을 알렸다. 


정 부회장은 당시 이마트 지분과 9.83%로 늘렸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해선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아야 한다. 이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은 18,22%(5,080,094주)이다.

지분을 물려받으면 경영승계 작업은 완료되는데 문제는 막대한 상속세 마련이다. 지분 증여로인한 납부해야할 세율이 전체 증여 규모의 50%에 달하기 때문에 상속세만 무려 7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가 이번 매각 이후 보유하게 된 계열사는 이마트, 신세계, 광주신세계, 신세계 인터내셔날 등 4개로 압축됐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사실상 그룹의 양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오너 일가는 이마트와 신세계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광주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광주신세계와 정유경 총괄부사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경영권 승계 재원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승계작업 착착

지배구조와 사업영역 등을 감안할 때 신세계서 해당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데,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전량을 처분할 경우 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해 자금 마련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오너 일가의 보유지분율이 높은데다 매각 금액도 최소 2000억∼3000억원가량이라 처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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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