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인시 국유림 훼손사건 전말

나라 산 깡그리 밀어버린 이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번 훼손된 국유림은 복구에 많은 대가가 필요하다. 원상복구를 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복구비용도 많이 든다. 이 때문에 국유림을 훼손하는 행위는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유림을 망가뜨리는 사건이 전국 곳곳서 일어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의 국유림도 망가진 채 방치돼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의 한 마을.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 양옆으로 키가 큰 소나무가 숲을 형성하고 있다. 수원국유림관리소서 관리하는 국유림 지역이다.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숲에 가려 주위가 어두워질 정도로 나무가 울창했다. 도로 왼쪽으로 비포장 진입로가 보였다. 전날 비가 오는 바람에 진창이 된 흙길은 원래 나무가 있어야 할 국유림 지역이다.

진창된 흙길

흙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자 원두막과 컨테이너 박스, 비닐하우스가 차례로 보였다. 지난 10일 오전 그곳을 찾았을 때 인적은 없었다. 진입로 뒤편에는 키 큰 소나무 세 그루가 눈에 띄었고 묘지도 보였다. 그 뒤쪽은 다시 우거진 숲이었다.

수원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해당 주소는 국유림 지역이 맞고 훼손 사실도 확인된다”며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어림잡아 30∼40그루의 나무가 벌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유림을 훼손하면 산지관리법, 산림자원의조성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진입로가 처음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린다. 2010년경 원두막 주인인 A씨가 부모님 산소 조성을 위해 마을 이장 B씨에게 진입로 공사를 부탁했고, 이 과정서 국유림이 훼손됐다는 의혹이 먼저 제기됐다.


2011년에는 원두막보다 더 안쪽에 있는 C씨 소유의 컨테이너까지 길을 더 늘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주민은 “이때 벌목된 나무는 마을 주민들이 일부 땔감으로 가져가고 일부는 여전히 방치돼있다”고 전했다.

30∼40그루 나무 맘대로 벌목
컨테이너 진입하는 길 만들어

또 A씨가 부모님 산소를 조성하는 과정서 국유림에 있던 소나무 몇 그루를 조경수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A씨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절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부모님 산소를 조성하기 전부터 이미 길이 나 있었다는 주장이다.

국유림 훼손은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고, 원두막도 문제가 된다면 언제든지 철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유림 소나무를 산소 조경수로 옮겨 심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원래 집에 있던 소나무를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장 B씨의 답변은 사뭇 달랐다. B씨는 “원래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있었는데, 원두막 주인 A씨와 컨테이너 소유주 C씨가 살면서 조금씩 만진 게 아닌가 싶다”며 “국유림 훼손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미 진입로가 조성되면서 훼손된 국유림 지역에 상수도 공사가 추가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최근 용인시는 이 마을에 상수도 공사를 진행했다. 이 마을에는 20여 가구가 살고 있는데 10여 가구가 있는 위쪽으로는 배수관로가 깔리지 않아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배수관로는 도로를 따라 아스팔트 아래 묻혔다. 그리고 국유림 지역에 난 진입로 아래로도 배수관로가 설치됐다. 배수관로는 C씨 소유의 컨테이너까지 닿았다. 지도상으로 확인한 결과 컨테이너가 있는 땅은 원래 도로랑 전혀 인접해 있지 않은 맹지다. 


그런 곳에 진입로가 생기면서 도로와 닿게 됐고 최근에는 물을 사용할 수 있는 배수관로가 깔린 셈이다.

2013년 문제의 컨테이너는 주민의 신고로 시정 명령을 받은 적이 있다. 한 주민이 컨테이너가 불법건축물이니 단속해 달라고 촉구한 것. 민원을 제기한 주민은 “대형 비닐하우스로 위장해 거주공간을 만들기에 문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속이 뜸해지자 컨테이너를 개조해 대형 주택을 만들고, 연못을 파고 장독대와 스카이라이프까지 설치해 거주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용인시 처인구청 건축지도과는 “해당 건축물에 대해 위반 사항을 확인해 건축법에 의거 시정명령을 했다”고 알려왔다.

주민들 민원 제기
시 “모른다” 방관

용인시청 수도시설과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상수도 설치에 대해 “이장 B씨의 민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장 B씨가 컨테이너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거주사실확인서를 가져왔다”며 “(상수도)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맑은 수돗물을 공급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C씨의 컨테이너까지 배수관로가 설치된 것은 맞지만 현재 수돗물을 사용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상수도는 깔았지만 급수는 아직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는 것. 

수도시설과 관계자는 그 이유로 “수돗물을 급수하기 위해선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증명서 등 자격요건이 필요하다”며 “아직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급수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유림 지역이라는 말에는 “그것까지는 잘 몰랐다”고 답했다.

이장 B씨는 “내가 그쪽에 상수도 공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원두막서 1년 정도 살았고, C씨도 가설물 건축신고 필증이 있다고 해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냥 그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그랬다”고 강조했다.

수원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국유림 지역이 훼손된 것도 모자라 상수도가 깔렸다는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통 국유림 지역에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선 국유림관리소와 상의가 전제가 돼야 하는데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이제야 시정?

수원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실제 현장을 찾아 조사하고, 훼손한 사람을 찾아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또 원상복구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이미 몇 해 전부터 문제가 됐던 부분인데 너무 오랫동안 방치됐다”며 “본래 상수도가 들어갈 수 없는 국유림에 공사를 해두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그랬다는 설명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장님의 유별난 소나무 사랑

이장 B씨의 집 주변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 특히 집 앞에는 소나무 두 그루가 서로 마주보고 서있다. 

문제는 이 소나무의 출처에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 산림에 있는 나무는 설사 본인의 땅에 있다 해도 벌목하거나 굴채할 때 신고 혹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장 B씨는 허가도 받지 않고 선산서, 국유림서 소나무를 가져다 집에 옮겨 심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이에 이장 B씨는 “몇 년 전에 그 문제로 이미 벌금 300만원을 물었다. 그 이후 문제가 됐던 소나무를 원상복구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 앞에 있는 소나무 중 한 그루는 선산에 있던 걸 가져온 게 맞지만 당시에는 굴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됐다”며 “다른 한 그루는 돈을 주고 직접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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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