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포스코 구원투수’ 최정우 회장 내정자

“참견 마” 외풍 막고 내실 다진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포스코 그룹을 이끌 차기 수장에 최정우 포스코 컴텍사장이 내정됐다. 포스코 50년 역사상 첫 비엔지니어 출신 회장이다. 그가 최종후보로 낙점되면서 말 많던 인사논란도 일단락되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최 회장 후보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승계카운슬(Council, 심의회)의 검찰 수사 등 남은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그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갈지 주목된다. 
 

포스코 차기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확정됐다. 최 사장은 지난달 23일, 개최된 포스코 이사회서 차기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에 만장일치로 임명됐다. 

만장일치 임명
비엔지니어 출신

포스코는 지난 4월18일, 권오준 전 회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이후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승계카운슬을 설치하고 2개월여에 걸쳐 심도있게 후보군 발굴을 진행해왔다. 

이 기간동안 후보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권오준 회장이 승계카운슬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사외이사 5인으로 구성된 승계카운슬은 포스코그룹 내부후보 10명 외에도 폭넓은 후보군 검토를 위해 30여개의 주주사, 7개 외부 써치펌, 퇴직 임원 모임인 중우회, 직원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 등을 활용해 11명의 외부인사를 추천받아 총 21명의 후보군을 발굴했다. 

승계카운슬은 총 8차례의 회의를 통해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검토해왔으며, 이를 통해 최종 선정된 후보군 5명을 지난달 22일, 이사회에 제안한 바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승계카운슬이 발굴한 후보군들의 자격 심사와 후보 확정을 위해 22일 사외이사 7인으로만 구성되는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을 결의했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그룹 100년을 이끌어갈 혁신적인 적임자 선정을 위해 22일 오후 1시부터 저녁 8시10분까지 후보자 심층면접과 이후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진 토론을 통해 장인화 후보, 최정우 후보 2명을 선정했다. 

이후 23일 오전 2명을 대상으로 4시간에 걸쳐 2차 면접을 이어갔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점심식사 후 이어진 3차 면접서 글로벌 경영역량, 혁신역량, 핵심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 및 사업추진 역량 등 CEO 요구역량에 대해 2명의 후보자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최정우 사장을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포스코 차기 후보로 확정한 배경에 대해 CEO후보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 후보는 회장이 되기까지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 포스코켐텍 등 주요 핵심계열사에 근무하면서 그룹 전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 전체 그룹 경쟁력과 시너지 창출에 가장 적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강 생산, 판매서 탈피해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은 물론, 그룹사들과의 시너지, 수요산업과의 시너지, 거래 중소기업과의 시너지, 주주, 직원, 국민 등 각 이해관계자들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인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포스코 50년 역사에 최초의 비엔지니어출신 내부 회장 후보로, 경영관리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비철강분야 그룹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Steel and Beyond)’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후보는 포스코 회장 후보로 선정 것에 대해 영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룹 전체 이해도 높아 
“시너지 창출 적격” 평가

최 후보는 “포스코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 성공역사를 바탕으로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선배들의 위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고,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최 후보가 포스코 수장으로 선출되면서 해외 적자 계열사에 대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포스코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각종 돌발 악재로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순손실 규모만 2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해외 손실이 포스코 투자 위험 요소로 부각되면서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철강 업황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 부진이 심각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계약을 맺고 설립한 해외 계열사다. 

지난해 판매 가격 상승과 후판 내수 판매 확대로 가동 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자 등 각종 금융 비용까지 반영된 순손익은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만 1343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 동안 약 7000억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했다. 

포스코그룹 대표 자회사인 포스코대우와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각각 1503억원, 61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핵심 계열사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해외 자회사 한 곳이 모두 까먹은 셈이다.

베트남 계열사들 또한 가동률 상승과 내수 가격 강세로 손실폭이 줄고 있지만 만성 적자를 면치는 못하고 있다. 

베트남 철강재 제조·판매 계열사인 'POSCO SS VINA'는 지난해 55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베트남 현지서 철강 구조물 가공과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POSCO E&C Vietnam’ 또한 200억원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포스코 야심작이었던 ‘인도 일관제철소’도 골칫거리다. 포스코는 2005년 인도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까지 총 1865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 반대와 국제 환경단체 시위 등 돌발 악재 탓에 착공도 못한채 10년 넘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법인 운영에 따른 각종 비용 지출이 늘어나자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법인에 대한 손상차손 검사를 실시해 총 1092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이는 전체 투자비(1865억원)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해외 업황 부진
맞춤형 체질개선

포스코가 인도법인에 대해 손상을 인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추가 손실이 우려되는 만큼 사업 재개와 투자 손실 최소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 후보가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재무 전략 전문가라는 점에서 적자 해외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 후보는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에 선임된 후 고강도 구조 조정과 본원적 체질 개선 방안을 내놨다. 

▲포레카 매각과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POSCO Klappan Coal 청산 ▲Posco Investment 합병 ▲포스코-우루과이 청산 ▲POSCO BIOVENTURES 청산 ▲VAUTIDAMERICAS 청산 등이 대표적이다.


그 덕분에 포스코 재무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2015년 6월 말 연결기준 23조 6000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그해 말 16조5500억원까지 줄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86.9%서 78.4%로 하락했다. 

반면 현금 순유입을 나타내는 지표인 FCF(잉여현금흐름)는 5조8560억원으로 개선됐다.

회장 선출을 주관한 승계카운슬 또한 최 후보의 사업 재편 성과와 글로벌 경영역량을 높이 평가해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최 후보 입장서도 적자 해외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턴어라운드 전략을 마련해, 가시적인 성과 도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해외 사업의 경우, 정착 단계의 계열사들이 많아 초기 비용들이 실적이 반영되고 있다”며 “다만 신임 회장 입장에선 이 리스크마저 철저히 관리해 실적 안전판을 마련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사장은 1957년생으로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관리, 감사분야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철강 이외의 분야서도 많은 경력을 쌓은 비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 그룹 내에서 전략가이자 강한 추진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포스코와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서 전략과 재무 담당 임원을 두루 거친 최정우 사장은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당시 포스코는 글로벌 저성장과 철강경기 위축이라는 외부요인과 함께 신규 투자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끊이지 않는 잡음
권오준 방패막이?

최정우 회장 후보는 철강 본원의 경쟁력 회복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내세우며 그룹 구조 개편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핵심 사업과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부분은 효율성 있게 재편했다. 

특히, 정준양 회장 시절 과잉됐었던 포스코 그룹 투자사업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실제로 한때 71개까지 늘어난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38개로, 해외 계열사는 181개서 124개로 줄었다. 7조원 규모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뒀고, 포스코건설과 에너지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 회장 후보는 올해 2월부터는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소재분야사업 육성에 위해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의 주요 소재인 음극재와 프리미엄 침상코크스 등 탄소소재 사업에 진출하며 포스코 그룹 소재 분야 핵심 계열사로 부상할 수 있었다. 
 

아울러 최 회장 후보는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조업에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적용한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에 중점을 두어 전 사업 영역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한편 월드클래스 수준의 품질 경쟁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안전을 경영활동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선진 안전 체계와 문화를 구축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이번 포스코 회장직을 놓고 정치권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야 일부 의원들에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까지 나서 포스코 회장 선출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벌써부터 최정우 회장 후보에 대한 ‘흔들기’가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은 특히 포스코의 ‘CEO 승계카운슬’을 문제삼고 있다. 카운슬이란 용어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밀실인사가 아니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포스코는 카운슬이란 기구를 좀더 투명한 회장 선출을 위해 만들었다. 포스코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을 승계카운슬에 맡겼다. 현 권오준 회장이 승계카운슬에 의해 선출됐다. 

“선출 방식 문제” 정치권 또 딴지 
“승계카운슬은 공정·투명” 일축

승계카운슬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식 모델을 벤치마킹한 경영자 인선 방식이다. 

1968년 당시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설립된 포스코는 1999년까지 국영기업이었다. 그러나 2000년 9월 정부가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민영화됐다. 민영화 이전까지는 최대주주인 정부가 회장을 결정했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에도 회장 선출과 운영에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이 끊임없이 작용했다. 민영화 이후 회장 선출을 투명하게 하라는 이 같은 대내외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CEO후보추천위원회와 승계카운슬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최 회장 후보에 대해 “권오준 전 회장 비리를 덮어줄 사람이 뽑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포스코 CEO(최고경영자) 선출과정이 투명하고 제도화돼야 한다. 포스코를 구성원들이 직접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19일에도 홍 원내대표는 “이번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를 보면 소위 카운슬이라는 몇몇 사람들이 밀실서 영향력을 미친다는 의혹이 많다”며 “문재인정부에서는 포스코를 비롯한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회장 선출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공개적인 비판을 무시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최 회장 후보가 권오준 전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은 포스코 직원들도 다 알고 있는 만큼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 회장 후보에 대한 김 원내대표의 비판은 권 전 회장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 개인 뿐 아니라 민주당도 권 전 회장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권 전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문재인정부의 상징인 ‘정의’와 거리가 먼 인물로 보는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 관계자는 “박근혜정권의 부역자 측근이 포스코 회장이 되는 것은 포스코 미래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투명성 확보”
집권여당 비판

포스코 관계자는 “민영화 이후 지난 2006년 정관개정을 통해 CEO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어 회장 선출 제도에 투명성을 높인 것”이라며 “지난 2013년 첫 가동한 승계카운슬 역시 투명성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올릴 후보군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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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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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