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아버지 회사 소유의 땅을 기반으로 자식의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면 의심의 눈초리가 쏠린다. 혹시 모를 특혜에 대한 시선이다. 코스맥스그룹이 비슷한 맥락서 뒷말이 나온다. <일요시사>서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코스맥스그룹은 화장품 ODM(제조개발생산) 업계서 한국콜마와 1, 2위를 다투는 그룹이다. 중국을 기반으로 성장해 K-뷰티의 기술력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성장을 거듭한 끝에 코스맥스그룹은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간접적 지원?
수출 위주의 경영 전략을 짠 코스맥스그룹은 2015년 ‘5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2016년에는 ‘1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화장품 ODM업체가 1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것은 코스맥스그룹이 처음이었다.
기분 좋은 흐름에 그룹의 외연은 빠르게 확대됐다. 2015년 8087억원이었던 매출은 2016년 1조1103억원, 지난해 1조3096억원으로 증가했다.
코스맥스그룹의 성장에는 이경수 회장이 있었다. 경영인으로서 성공적인 삶으로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두 아들에 대한 승계 작업 움직임을 보이면서 검증의 시선이 따라다니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코스맥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 코스맥스바이오, 코스맥스바이오, 코스맥스파마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28.13%를 가지고 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 회장 외에도 그의 특수관계자가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60.56%를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의 부인 서성석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이 20.61%, 그의 두 아들 이병만, 이병주 형제가 각각 2.77%씩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특수관계에 있는 믹스앤매치와 레시피, 송화재단이 각각 3.05%, 2.94%, 0.29%의 지분을 쥐고 있다.
두 아들의 개인회사 거침없이 성장
알고보니 계열사 부지에 공장 운영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지난해 7월까지 지분이 미미했지만 최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이 회사는 병만, 병주씨의 개인회사다. 두 회사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레시피는 병주씨가 80%의 지분을, 병만씨가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믹스앤매치는 두 형제가 각각 50%씩 지분을 들고 있다.
당시 코스맥스비티아이는 보통주 15만6700주를 매도했다. 매입에 나선 회사는 믹스앤매치와 레시피였다. 믹스앤매치는 0.92%, 레시피는 0.82%의 지분을 끌어모았다. 이후에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을 다시 매집했다.
그 결과 현재 믹스앤매치는 3.05%, 레시피는 2.94%까지 지분율이 올라갔다. 재계에선 이 같은 움직임을 승계 작업의 신호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검증의 눈길도 강해졌다.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코스맥스그룹과 특수관계인으로 엮여 있지만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내부거래가 없다.
화장품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믹스앤매치와 레시피의 장부상 내부거래가 지난해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 이례적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레시피의 경우 간접적으로 코스맥스와의 거래 흔적이 엿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요시사>는 ‘화장품 ODM 1위 코스맥스 편법승계 의혹' 제하의 기사를 통해 다룬 바 있다.
의혹과는 무관하게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레시피의 매출은 2015년 165억4751만원, 이듬해 200억4581만원, 지난해 387억787억원을 기록했다. 불과 3년 사이에 2배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폭풍성장을 이어간 것은 믹스앤매치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50억8346만원, 72억9302만원, 132억2167만원 등으로 역시 3년 사이 2배 넘는 매출 신장을 보였다.
특혜성 계약 아냐?
정당한 대가 지불!
이에 따라 그 성장 비결에 눈길이 쏠리는 상황. 일각에선 간접적인 지원이 매출에 도움이 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믹스앤매치 공장부지다.
믹스앤매치의 공장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73번길 14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소유의 부지. 믹스앤매치는 코스맥스그룹의 쓰리애플즈코스매틱스와 이곳 부지를 나눠 쓰고 있다.
부지와 건물을 살펴보면 이곳은 공장용지로 대지면적 6997.4 ㎡, 건축면적 4773.73㎡, 연면적 1만9557.58 ㎡ 등으로 구성됐다. 건축물은 7개동. 개별공시자가는 올해 1월 기준 ㎡당 134만4000원 수준이다.
이와 관련 믹스앤매치가 특혜성 임차에 대한 가능성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자금까지 포함된 코스맥스비티아이의 토지에 특혜성 임차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는 것.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믹스앤매치가 지급한 연간 임차료는 1530만원 수준이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인근 부동산 시세와 비교하면 한달 임차료 수준.
하지만 코스맥스그룹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믹스앤매치같은 경우는 IFRS(국제회계법인)를 적용받지 않은 소규모 법인”이라며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재무제표의 단순 사무실 비용을 임차료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믹스앤매치가 지급하는 공장부지에 대한 임차료는 제조경비와 판관비에 포함돼 확인이 안 될 뿐 인근 부동산 임대차 수준과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믹스앤매치가 연간 수억원을 임차료로 지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897만원의 임차료를 사용한 쓰리애플즈코스매틱스의 경우도 오해라는 입장이다.
코스맥스의 관계자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 또한 연간 수십억원을 임차료로 지불하고 있다”며 “주변 시세 이상의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특혜성 임차 계약을 맺어도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반면 단순 코스맥스그룹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며 이 때문에 코스맥스가 억울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대 조건은?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제대로 된 임대차 계약인 경우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특수관계를 이용해 특혜성 계약을 맺은 경우 배임으로 볼 여지가 있어 관련 내용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