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증권맨 민명기 엠제이에셋 대표의 실체 대공개

알고 보니 스타급 사기꾼!?

‘증권전문가, TV프로그램 진행자, PD, 투자자문회사 대표….’ 모두 민명기 엠제이에셋 대표에 달려있던 타이틀이다. 수년전 증권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소위 ‘스타증권맨’으로 업계에 이름을 날렸다. 그런데 그런 민씨가 최근 경찰에 구속됐다. 수억원대의 투자금을 뜯어낸 혐의다. 피해자 가운데 탤런트 등 유명인들도 끼어있다. 한때 잘 나가던 증권맨이 이런 일을 벌인 까닭은 대체 뭘까.

개그맨, 탤런트 등에 수억대 사기 쳐 파문
경력과 저서, 방송사 PD 등의 경력 허위

이른바 ‘스타증권맨’으로 통하던 엠제이에셋 대표 민명기씨는 지난해 6월 중견탤런트 김모씨를 알게 됐다. 민 대표는 김씨를 만날 때마다 고가의 외제승용차 3대를 번갈아 몰고 나타났다. 회식비용으로도 돈을 펑펑 써댔다.

화려한 경력으로 유혹

몇 차례 만남이 이어진 뒤 민씨는 비상장 주식을 사면 수십 배 차익을 낼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김씨를 유혹했다. 지금이 절호의 찬스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씨는 주식에 대해 잘 몰랐지만 민씨를 철석같이 믿었다. 특히 김씨는 증권 프로그램 진행자로 민씨의 방송 출연 모습을 지켜보며 믿고 돈을 맡겨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씨는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뒤 민씨의 계좌로 2억원을 송금했다. 한발 더 나가 지인을 투자에 끌어 들이기도 했다.

‘대박’의 꿈도 잠시, 김씨는 자신과 똑같은 수법으로 민씨에게 돈을 떼인 피해자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피해자 가운데엔 법조인, 고위공무원, 대학교수 등도 끼어있었다. 김씨는 부랴부랴 민씨에게 연락해 투자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연락조차 잘 닿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맡긴 돈 중 단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었다. 참다못한 김씨 등 피해자들은 민 대표를 경찰에 집단 고소했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민씨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투자자 쫄딱 망해

전남 여수지역 대학에서 경제와 무관한 학과를 전공한 민씨는 13년 전 서울로 올라왔다. 방송사 외주제작사 근무와 인터넷신문 제작 등을 하던 민씨가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8년 전 쯤이었다.  주식투자자문사 강사로 활약하던 민씨는 명성이 높아지면서 각종 세미나와 투자자 모임 등에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 2008년에는 스스로 투자자문회사를 차려 본격적인 증권 전문가 입지를 다졌고 저서까지 2권 발간했다. 지난 2009년에는 한 케이블TV 주식투자 요령을 설명하는 프로그램 진행자로 방송인 경력까지 쌓았다.

그러나 투자자로서의 실력은 썩 좋지 않았다. 그는 과거 주식에 투자했다 큰 손실을 보게 됐다. ‘나쁜 마음’을 먹은 것도 모두 이 때문이었다. 그가 빼돌린 돈 대부분은 손실을 보전하는데 흘러 들어갔다. 또 일부 투자금은 원금 반환을 요구하는 기존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돌려막기’에도 사용됐다. 예컨대, 피해자가 투자금 5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5000만원만 송금하고 “실수로 0을 하나 덜 써서 송금했다”고 변명하는 식이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사실은 민씨가 주식투자 전문가로 행세했지만 증권투자상담사 등 주식 관련 자격증을 한 장도 취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상파 방송사 PD출신이라는 경력도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민씨가 대표로 있던 투자자문 회사는 이미 한 달 전 문을 닫았고 전 재산은 아파트 한 채 뿐이었다. 통장 잔고조차 없었다. 한편, 경찰은 김씨 등 8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모두 9억여 원을 뜯어낸 혐의로 민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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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