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1 여수세계 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평가전 현장스케치

올림픽 정식종목 향해 피땀으로 얼룩진 담금질 쌩~쌩

[여수=송응철 기자] 세계 롤러스포츠인들의 축제 ‘2011 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에서 가장 비중 있고 주목받는 이번 대회는 규모도 ‘메가톤급’이다. 무려 40여개국에서 선수단 700여명을 포함해 1500여명이 참가한다. 당연히 우리나라 스포츠계와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지난 1년간 구슬땀을 흘려왔다. 밥 먹고 훈련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리고 지난 15일, 최적의 선수를 가려내기 위한 평가전이 열렸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박진감 넘치는 평가전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동호인 수는 약 350만명…대표급 국민생활스포츠
스프린트는 시속 90km…짜릿한 속도가 최대 매력

1990년대 롤러스포츠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롤러·인라인스케이트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였다. 어느 정도 인기가 가라앉은 지금도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한강 둔치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호인 수는 약 350만명. 명실상부한 대표급 국민생활스포츠다. 친환경적이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동호인들이 말하는 롤러스포츠의 매력이다.

친환경,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스포츠

그러나 롤러스포츠 전문 선수나 대회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한국 롤러 스포츠가 세계 최강국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더욱 드물다. 한국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지난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였다.

당시 한국은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강호들을 제치고 종합 2위를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태극전사들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2007년과 2008년 당당히 2위에 오른데 이어 2009년에는 종합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에는 아쉽게 2위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시니어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을 위해 빠진 상태에서 일궈낸 성과였기에 값졌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목표는 종합우승 탈환이다. 한국은 이를 위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빛나는 우효숙, 안이슬(이상 청주시청) 등을 비롯한 24명의 선수단을 구축했다. 또 세계대회 경험이 풍부한 선수출신 감독·코치진을 꾸렸다. 선수들은 지난 3일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합숙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감독과 선수들을 위해 숙박시설은 물론 건강식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롤러스포츠 강국인 콜롬비아가 바로 대한민국을 가로막는 산이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자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이상철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겼다. 인라인스케이팅을 국민스포츠로 자부하는 콜롬비아로서는 자존심에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 열린 지도자 회의에서 감독과 코치들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낙준 코치는 “선수진이 역대 최강이다”라며 “훈련 상태도 만족스럽다”고 자신했다. 또 우기석 코치는 “특히 남자 주니어 장거리 선수단은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한다”며 “당장 내일 대회를 치른다 해도 우승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여기에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더해져 우승은 문제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고를 받은 김기홍 총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컨디션 조절과 부상 방지를 주문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거나 행여 부상을 당할 경우 1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강적
콜롬비아 넘어야

한 시간여에 걸친 회의가 끝난 뒤 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이번 대회를 위해 여수시가 기존 롤러경기장에 로드경기장 400m를 추가로 신설한 국제 규모의 경기장이다. 이날 코스 적응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네덜란드 선수들은 “세계 각국을 돌아봐도 한국만한 경기장을 본 적이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오후 5시가 되자 선수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코스를 돌며 워밍업에 들어갔다. 여유롭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지만 선수들은 기자의 눈앞을 쌩하고 스쳐지나갔다. 

김 감독에 따르면 인라인롤러의 평균시속은 50km, 내리막 구간이나 스프린트는 시속 90km에 육박할 정도다. 우사인 볼트의 100m 달리기 속도 38.2km의 두 배가 넘는다. 이처럼 짜릿한 속도감이 인라인롤러의 최대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워밍업 뒤엔 평가전이 이어졌다. 선수들의 지난 노력을 평가받는 자리였다. 출발선 앞에 선 선수들의 표정엔 긴장과 결연한 기색이 교차했다. 삑, 출발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출발선을 박차고 쏜살같이 내달렸다. 워밍업 때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한국 롤러스포츠 세계 최강급…“종합우승 목표”
“역대 최강 선수진, 훈련 상태도 만족” 우승 자신

선수들의 의욕은 대단했다. 1년 동안 쌓은 기량을 아낌없이 뿜어냈다. 그러나 의욕이 지나쳤던 걸까. 이날 정세영 선수가 기록측정 도중 넘어지면서 발목이 골절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09년 발목 골절로 1년여간 재활치료를 해왔던 그녀였기에 동료선수들과 지도부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대한롤러경기연맹 경기력강화위원회는 허리부상으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장수철 선수와 정세영 선수의 출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긴급회의를 소집, 이용훈·이슬 선수를 편대에 합류시키기로 결론지었다. 두 선수는 꾸준한 경기력과 풍부한 경험으로 장수철·정세영 선수의 공백을 무리 없이 메우리란 설명이다.
조대성 상임조직위 부회장은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지만 하루빨리 추스르고 대회가 차질 없이 개최되도록 하겠다”며 “세계가 하나되는 대회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롤러경기연맹(FIRS)과 국제스피드위원회(CIC)가 주최하고 대한롤러경기연맹, 여수시, 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오는 29일 오후 6시30분 진남실내체육관에서의 개회식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공동조직위원장인 유준상 회장과 김충석 시장을 비롯한 국제스피드위원회 로베르토 마로타 회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김종열 하나금융그룹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다.

이번 대회의 주후원사인 하나금융그룹은 2009년과 2010년 대한롤러경기연맹의 공식후원사로 롤러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대한롤러경기연맹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스피드부문 종합 1위(금3, 은2, 동2)를 일궈내기도 했다. 

정세영 선수
안타까운 부상

특히 홍보대사인 방송인 이파니와 소프라노 정수경 교수, 아이돌 그룹 틴탑과 소찬휘 등의 멋진 공연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개회식에 참석하는 시민들에게 선착순으로 고급 스포츠타올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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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