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안갯속’ 차기 경찰청장 후보

6·13 결과 따라 차기 경찰수장 변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박근혜정부 때 임명된 이철성 현 경찰청장 임기가 3개월여 남은 시점서 벌써부터 경찰청 상층부 인사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하지만 이 과정서 다양한 변수들이 예상된다. 당장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 청장 임기만료 보름여 전에 실시되는 데다 경찰청장 후보군을 대폭 늘리는 법안이 발의돼 후임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철성 경찰청장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정권이 바뀐 후 박근혜정부 때 임명된 이 청장이 빠른 시일 내에 교체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말에 이뤄진 치안정감급 이상 고위경찰들의 인사 이동서 이 청장은 임기를 보장받고 여기까지 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이 청장은 검정고시 출신으로 순경서 시작해 대한민국 경찰을 이끄는 수장 자리에 올랐다. 1958년 6월21일 경기도 수원서 태어나 수원 삼일중과 검정고시를 거쳐 국민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경찰에 재직하는 동안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해 간부후보생 37기로 재임용됐다. 

경찰종합학교 교수, 경찰청 경무기획 담당, 강원경찰청 원주서장, 서울 영등포서장, 경찰청 홍보담당관, 경찰관리관, 외사국장, 정보국장, 경남지방경찰청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사회안전비서관을 거쳐 경찰청장에 임명됐다.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친화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정무적 감각도 갖췄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이 청장의 임기기간 동안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다. 자리를 위협할 정도의 사건도 많았다. 지난해 8월 강인철 치안감과의 갈등으로 인해 내부서 이 청장의 자진 사퇴 여론이 일었다. 

논란은 강 교장이 2016년 말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일할 때 이철성이 광주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글의 삭제를 지시했다는 발언으로 시작됐다. 

광주경찰청은 당시 촛불집회와 관련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을 적었는데 강 교장 측은 “이 청장이 이를 보고 ‘민주화의 성지’라는 표현을 문제 삼으며 삭제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철성 측이 삭제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이 청장과 강 교장의 여러 날에 걸친 SNS 진실공방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의 중재로 갈등이 완화됐다. 

이철성 청장 3개월 뒤 퇴임…후임은 누구?
지방선거·후보군 확대 개정안 등 예측 난항

지난해 11월에는 다시 한 번 사임설이 돌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직접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 이때도 청와대와 이 청장은 극구 부인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이 청장의 임기는 3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모두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점서 문재인정부가 임명할 첫 경찰수장 인선은 쉽게 앞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 청장 임기만료 보름여 전에 실시되는 데다 경찰청장 후보군을 대폭 늘리는 법안은 차기 경찰청장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금까진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 민갑룡 경찰청 차장, 조현배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이 차기 경찰청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법안이 통과될 경우 후보군이 대폭 늘어나 차기 경찰청장 자리를 놓고 경찰 안팎의 물밑경쟁이 격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임 경찰청장 인선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6명인 치안정감서 31명인 치안감 이상으로 경찰청장 후보군을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경찰법 개정안을 지난 19일 발의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이기도 한 진 의원은 경찰 개혁을 위해 경찰위원회 위상강화와 경찰 권한을 최소화하는 경찰법과 경찰대학 설치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진 의원은 “경찰청장은 치안총감으로 보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치안정감 6명 중에서만 경찰청장을 임명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이번 개정안은 후보군을 치안감까지 넓혀 현행 6명 후보군에서 31명으로 확대해 대상자를 다양화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선거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청장 임기가 6월30일 끝나는데 지방선거일은 이보다 16일 전인 6월13일.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6월10일 이전엔 경찰청장 후보를 내정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 

후보 확대 개정안
지방선거도 변수

경찰청 관계자는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이때까지 경찰청장 후보를 특정하기가 물리적으로 힘들지 않겠냐”며 “선거 결과도 경찰청장 인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짧은 기간이지만 경찰청장 공백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까진 경력이나 현정부와의 인연 등을 고려할 때 이주민 서울청장이 차기 경찰청장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고속 승진가도를 달리고 있는 민갑룡 본청 차장과 현 정부 내 부산 인맥과 관계가 깊은 조현배 부산청장도 후보로 거론돼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단행된 경찰 수뇌부 인사로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이 압축됐다고 입을 모았다. 치안정감은 치안총감인 경찰청장 바로 아래 자리로 차기 경찰청장 후보가 된다. 경찰 안에 여섯 자리밖에 안 되는 고위직이다.

박진우 경찰청 차장이 경찰대학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박운대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은 인천경찰청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이기창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과 조현배 부산지방경찰청장은 유임됐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 인사로 경찰 최고 실세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 당시 이 청장이 서울청장으로 내정된 것은 문재인정권서 차기 경찰청장으로 사전 낙점한 것과 다름없다는 해석이 많았다. 

실제로 차기 경찰청장 3파전 구도를 형성했던 이기창 경기남부청장, 조현배 부산청장이 유임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이 청장의 노무현정부 인사들과의 인연 때문이다. 이 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초기인 2003∼2004년 청와대 국정상황실서 근무했다. 

한 경찰 간부는 “청와대에 근무할 때 함께 일했던 행정관 중 상당수가 현재 청와대 비서관급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기도 양평 출신인 이 청장은 경찰대 1기다. 주로 외사·정보 파트서 일했다. “꼼꼼하게 일을 챙기면서도 동료들을 다그치지 않는 온화한 성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와의 인연
투톱의 급부상


민갑룡 경찰청 차장도 이른바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 인사들과 인연이 있다. 

민 차장은 지난 2007∼2011년 수사구조개혁팀장·기획조정담당관 등을 맡으며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주로 담당했다. 당시 업무 과정서 서울대 교수이던 조국 수석과 인연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구조개혁팀장을 맡은 2009년엔 조 수석에게 검사 수사지휘권의 한계에 대한 연구 용역을 맡긴 적이 있다. 민 차장이 치안감 진급 1년 만에 다시 치안정감으로 고속 승진한 것을 놓고도 “실세로 떠오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의 또 다른 관계자는 “승진 속도를 보면 청와대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남 영암 출신인 민 차장은 경찰대 4기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과 함께 수사권 조정과 기획 업무를 오래 맡았다. 유능한 지략가라는 게 경찰 내부의 평가다.

현재까진 이 서울청장과 민 차장의 투톱체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치안정감급 6인 모두가 차기 경찰청장 후보다. 박진우 경찰대학장은 제주 출신으로 1989년 간부후보 37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서울 서초경찰서장, 경찰청 경호과장, 인천지방경찰청 제1부장, 경찰청 수사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12월 인사로 후보군 압축됐지만… 
“아직 모른다” 새로운 세력 등장?

지난 2015년 치안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수사국장과 경남지방경찰청장을 맡은 뒤 올해 7월 경찰청 차장을 지냈다. 자타공인 수사 전문가로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바탕으로 조직 내 신임이 두텁다는 평이다. 

박운대 인천지방경찰청장은 부산 출신으로 대공 분야 경사 특채로 경찰에 입문했다. 경찰대 학생과장, 서울 서부서장, 서울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등을 거쳤다. 경찰청에서는 정보화장비정책관과 경무인사기획관 등 다양한 부서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보안 전문가로서 이제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의 치안을 책임지게 됐다. 소탈한 성품의 소유자로 합리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업무 스타일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이다. 

조현배 부산지방경찰청장은 경남 창원 출생으로 간부후보 35기로 경찰에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과장·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심의관, 경찰청 정보국장 등 정보 분야서 오래 몸담았다. 

지난 2015년 경남지방경찰청장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경찰청 기획조정관을 맡았다. 업무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며 성실과 열정을 다하는 자세로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는 평이다. 

이기창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경찰대 2기로 졸업해 1986년 경찰에 첫발을 들였다. 서울 종암경찰서장, 경찰청 정보4과장, 강원지방경찰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치안감으로 승진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1차장, 지난해 12월부터는 광주지방경찰청장을 맡았다. 
 

정보·교통 분야에 능통한 현장 전문가로 합리적 성품을 바탕으로 대내외 신임이 두텁다는 평이다. 

여기에 진선미 의원의 개정안까지 통과되면 후보군은 치안감까지 넓어져 대상자는 31명으로 확대된다. 이럴 경우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 외에 적어도 너댓명 이상이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에 추가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의 경찰청장 선임 과정을 고려할 때 후보군이 늘어난만큼 당정청간 이해관계도 복잡해지면서 차기 경찰청장 선정에 난항을 겪을 확률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후보간은 물론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간 물밑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치안정감 모두…
후보군 더 확대?

한편 임기 2년의 경찰청장 임명제청하는 경찰위원회는 위원장(장관급) 1인을 포함, 5인의 비상임 위원과 1인의 상임위원(차관급) 등 7인의 위원으로 구성돼있다. 동 위원회서 경찰청장을 임명 제청하면, 행안부장관이 제청하고 국무총리를 경유하고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경찰청장 역시 국세청장과 마찬가지로 인사청문회를 거친다. 차기 경찰청장 인사에 대해 현재로선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 3개월이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남은 시간동안 후보들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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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가 혼란스럽다. 소속 수사관들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의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다. 수사관 4명 중 3명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보복성 징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통해 수사관 4명의 비위 정황을 확인해 발표한 건 지난 6일이다.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됐고 1명은 경징계 대상이다. 징계 대상자였던 한 수사관은 채 해병 특별검사팀에 오동운 공수처장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별개의 건으로 이번 징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상태다. 출장 중 비위 정황? 징계를 받은 수사관들은 공수처가 발주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사업 담당자들이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와 수사관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유착이 있었는지가 핵심 감찰 대상이었다. 지난 6일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부연했다. 해당 수사관 3명은 최근 직위해제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수처는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과 복무 점검을 강화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1명은 지난해 채 해병 특검팀에 오 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이유로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과장급 A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오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 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 중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검법은 중계 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담당 수사관 사업체와 유착? 공수처, 자체 감찰 통해 확인한 4명 징계 처리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한 후 재판 중계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외압 의혹을 들여다보던 시기에 각각 공수처 처장·차장직을 대행하며 2024년 2∼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관련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2024년 6월 윤석열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채 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세계일보>와의 연락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 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 (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한 인력난 공수처는 최근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간 재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두 사람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전날(18일)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에게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정 변호사의 건물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부장판사가 2023년 지방 소재 법원에 부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정 변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이후 1~2년간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과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 측은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강제수사 중이다. 이 수사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지휘한다. 지난 18일 오후 공수처는 직원 5명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률상 요건 긴박한 상황 다만 공수처가 요청한 자료를 대검이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시절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면서도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차 의원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는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채희만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채 지청장은 민중기 특검과 박상진 특검보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당시 조사에서 진술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포함한 5명의 정치인이 교단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듣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조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보고서만 작성한 뒤 지난해 11월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뒀지만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과 해당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의혹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민 특검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 사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가 과거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잇달아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적법성을 인정한 것도 공수처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전날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서 “특검에 오 처장 진술에 대한 보복” 특검, 오 재판 중계 신청 공수처엔 부담될 듯 지난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도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바 있다. 다만 수사력 논란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6건,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이다. 인력도 출범 이후 매년 결원 상태가 유지되다 지난해 말에야 검사 정원(20명)을 겨우 채웠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검사의 경우 3년 단위 임기제다 보니 우수한 인적 자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바뀌게 될 수사기관의 지형도 공수처에게는 부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텅)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통보제 취지에 반해”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