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특집]하이브리드 쏘나타-K5 전격 비교

글로벌 연비·환경 전쟁…‘국가대표 그린카’ 주도권 잡았다!


기름값·환경 걱정 ‘뚝’소비자 호평…시장 주도
세계 최고 기술력·상품성·친환경 결합 신개념 모델
소형차보다 뛰어난 21km/ℓ 연비 “탄소배출 확 줄여”

경제성에 친환경성까지 고루 갖춘 ‘그린카’가 대세다. 고유가와 환경 문제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아가 그 수요는 더욱 확대돼 향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카 국가대표’인 쏘나타와 K5의 비교를 통해 대한민국 하이브리드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점검해봤다.

‘하이브리드’는 혼합을 의미하는 단어로, 일반적으로 두 가지의 동력원을 함께 사용하는 차를 말한다. 서로 다른 두개의 동력원인 가솔린 엔진과 전기 엔진의 장점만 결합해 기존 일반 차량에 비해 유해가스 배출량이 적고 연료 효율이 높다. 고유가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가 떠오르면서 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은 모두 ‘그린카’에 매달리고 있다.

“고유가와 환경 문제
  한번에 해결할 대안”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도 글로벌 차원에서 ‘연비·환경 전쟁’의 돌파구로 하이브리드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가대표’가 바로 쏘나타·K5 하이브리드다. 두 차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상품경쟁력으로 하이브리드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5월 출시한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개성 넘치는 역동적인 디자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력과 성능을 갖춘 신개념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2008년 프로젝트명 ‘YF HEV’로 개발에 착수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약 34개월의 연구개발 기간 동안 총 3000여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완성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도요타와 GM 등이 사용하는 복합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면서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

현대차가 순수 독자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0ps과 최대토크 18.3kg.m로 동급 최고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모터는 ‘30kW급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를 적용해 최고출력 41ps(30kW), 최대토크 20.9kg.m(205Nm)의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엔진 출력 150ps, 모터 출력 41ps으로 총 191ps의 최고출력과 27.1kg.m의 최대토크를 달성했다.

‘차 본고장’미국서도 승승장구
미 정부 새연비기준 이미 달성 
무서운 상승세…판매순위 2위

연비는 엔진과 모터의 효율적인 동력배분 및 최적의 변속 효율 확보로 21.0km/ℓ를 달성해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최고의 경제성을 갖췄다. 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최적의 변속 수행을 통한 연비 향상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감을 구현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기존 쏘나타의 역동적 디자인에 미래 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 요소를 곳곳에 더해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스타일을 완성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물방울 모양 패턴의 ‘헥사곤(Hexagon) 타입 그릴’을 적용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갖췄다.

리어콤비램프엔 세계 최초로 리플렉션 발광 기술을 적용하고 LED에서 발생되는 빛과 그 허상을 적절히 배열해 3차원의 고급 이미지를 구현했다. 또 공력 성능의 향상을 위해 차량 측면에 에어스커트 및 에어댐을 적용하고 신규 디자인된 16/17인치 하이브리드 전용 알로이 휠을 장착해 연비 효율을 높였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보행자까지 감안해 전기차 모드 주행 시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아 차량의 접근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VESS)’을 장착했다.이외에도 ▲4.2인치 컬러 TFT-LCD 클러스터 ▲ 천연 항균 가죽 시트 ▲버튼시동&스마트키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오토 크루즈 컨트롤 ▲자외선 차단 전면 유리 등의 사양을 대거 완비했다.

차량 가격은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각각 최대 100만원과 30만원을 감면 받아 프리미어(PREMIER) 모델이 2975만원, 로얄(ROYAL) 모델이 3295만원이다. 차량 등록 시에는 취득세를 최대 140만원 감면 받고 채권 및 공채 또한 최대 200만원까지 매입 면제받을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수입 경쟁모델 보다 더 나은 연비와 성능을 제공하는 첨단 친환경차”라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만큼 앞으로도 더욱 향상된 기술력으로 미래 그린카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시기 출시한 기아차의 K5 하이브리드는 경차를 능가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연비 ▲세련되고 차별화된 스타일 ▲뛰어난 가속성능과 정숙성 ▲최상의 친환경성 등을 갖추고 있다. ‘2011 레드닷 디자인상’ 최우수상 수상 등 세계적 디자인상을 모두 휩쓸며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K5를 베이스로 한 K5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지난 4월 서울모터쇼 당시 친환경 그린차 부분 ‘베스트카’로 선정되는 등 출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K5 하이브리드도 병렬형 하드타입 시스템이 적용됐다. 하이브리드 전용 누우 2.0엔진과 6속 자동변속기, 30kW급 전기모터, 엔진클러치를 병렬로 연결해 엔진 출력 150마력, 전기모터 출력 41마력 등 총 191마력의 최고출력을 확보하고 연비개선 효과를 극대화했다. 정차시 엔진을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고급형 ISG 시스템과 공기유입을 제어하는 에어 플랩, 제동 또는 감속시 발생 에너지를 회수해 고전압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어 시스템 등을 적용, 동급 차종은 물론 경차를 뛰어넘는 최고의 연비(21km/ℓ)를 실현했다.

이를 통해 최근 환경부로부터 하이브리드 차량 최초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하며 뛰어난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K5 하이브리드(CO2 배출량 18.0톤)는 지난해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은 K5 2.0 가솔린엔진 수동변속기(CO2 배출량 24.6톤) 모델 대비 27%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했는데, 이는 30년생 소나무 1100여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동일하다.

국내서 4600대 판매
미국선 5800대 나가

이밖에 ▲4.2인치 컬러 TFT-LCD 슈퍼비전 클러스터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포지션 램프 일체형 안개등 ▲LED 리어 콤비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연비 향상을 고려한 알루미늄 휠 ▲공력 개선을 위한 리어 스포일러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렘 등 친환경 콘셉의 세련된 하이브리드 전용 내·외장 스타일을 적용했다.

K5 하이브리드 역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배려했다. ‘가상엔진 사운드 시스템’에 사이드&커튼 에어백, 차세대 차체제어장치(VSM), 급제동 경보시스템(ESS), 언덕길 밀림방지장치(HAC) 등을 기본사양으로 적용했다.

고객들은 개별소비세·교육세(최대 130만원 한도), 취득세(최대 140만원 한도), 채권 및 공채금(최대 200만원) 등을 감면받는다. K5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은 럭셔리 2925만원, 프레스티지 3095만원, 노블레스 3195만원 등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K5 하이브리드가 디자인 등 상품성은 물론 경제성과 친환경성까지 고루 갖춘 프리미엄 중형 그린카”라며 “요즘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고객들에게 새로운 자동차 구매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는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국내 그린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국내 총 판매 대수가 4600여대에 달한다. 각각 2801대, 1833대씩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고객 인도가 시작된 6월 한달동안 1301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말 등록된 가솔린 하이드리드 승용차의 18.4%에 이른다. K5 하이브리드는 5월 232대, 6월 872대 등 두달 만에 1104대가 판매되고, 계약대수가 3000대를 넘어 올해 판매 목표(6000대)의 반을 달성했다.

현대·기아차그룹는 “고유가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쏘나타·K5 하이브리드가 상품 경쟁력과 친환경성, 우수한 경제성 등을 앞세워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는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더욱 강력해진 연비 기준을 제시했다.

미국의 신 연비기준에 따르면 2025년까지 미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평균연비는 54.5mpg(ℓ당 23.0km대)로 높아진다. 미국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모든 자동차 업체는 2009년 기준 27.3mpg인 평균 연비를 2016년까지 35.5mpg(ℓ당 15.0km대)로 개선한 뒤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각 자동차 업체들 간의 연비 생존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미국의 새로운 연비기준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미국시장 올해 상반기 판매차종 평균 연비가 35.7 mpg에 달해 신 연비기준에서 제시한 2016년 연비 목표(35.5 mpg)를 이미 넘어섰다.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고연비 차종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실행될 신 연비기준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차량은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러한 분석에 힘을 더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 7월 한달간 미국시장에서 전월(1422대) 대비 25% 증가한 1780여대를 판매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시장에서 본격 판매에 들어가 첫 달부터 판매순위 10위권에 진입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6월 1422대를 판매해 혼다 인사이트(1201대), 포드 퓨전(969대) 등을 제치고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단숨에 주목받는 차량으로 떠올랐고, 지난달 출시 3개월 만에 판매순위 2위에 올랐다. 동급의 중형 하이브리드카 부문에선 경쟁 모델인 캠리 하이브리드, 알티마 하이브리드보다 2∼3배 많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본격 판매를 시작한 K5 하이브리드는 첫 달 103대에 이어 7월 300여대를 판매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세를 보이고 있다. K5 하이브리드도 31개 모델 중 15위에 오르며 향후 하이브리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혼다·포드 누르고
캠리·알티마 앞서

쏘나타·K5 하이브리드 차량이 미국시장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준중형급보다는 중형급을 선호하는 미국시장의 특성에 맞춰 중형 하이브리드 신차를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친환경 마케팅 활동을 통해 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확대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의 본고장 미국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우수한 연비와 성능을 지닌 하이브리드 차량을 통해 미국 신 연비기준에 적극 대응하고, 친환경 미래 기술의 선두 메이커로서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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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