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호 칼럼> 야구판의 맹모삼천

  • 유준호 기자 www.apsk.co.kr
  • 등록 2017.12.18 11:32:22
  • 호수 1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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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500년간 성리학을 국가의 경영과 사회적 문화발전의 기본적 원리로 근간을 이뤄왔던 우리에게 공자와 맹자는 오늘날에도 아주 친숙하고 도덕적 범주의 기본이 되는 인물이다. 그들의 가르침은 아직도 우리 사회 여러 곳에 적용되는 규범과 도덕의 잣대가 되고 있다.

맹자와 관련된 고사성어 중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은 너무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식을 키우고 있는 모든 부모들이 실천해야 할 덕목 중 최고로 꼽히고 있는 교훈이다. 내용인즉, 맹자를 키울 당시 그의 어머니는 세 번의 이사를 통해 맹자에게 올바른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잘못된 치맛바람

첫 번째로 집 근처에 장의사가 있으니 어린 맹자가 하루 종일 곡소리 흉내만 내고, 두 번째 시장 근처로 거처를 옮기니 장사 흉내만 내기에 세 번째로 서당 근처로 이사를 가니 비로소 글을 읽었다고 하는 내용이다.

사실 이 교훈이 말해주고자 하는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환경적인 면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주기 위함인데, 문제는 그 행위의 주체가 맹자가 아닌 맹자의 모친이기에, 우리에게 자식을 잘 키우려면 어머니 혹은 부모의 소위 ‘치맛바람’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것으로 왜곡 및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 과장해 표현하자면, 맹자 어머니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식이 잘되기 위해서라면, 무슨 행동을 해도 전부 다 이해돼야 하고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전도된 가치관이다. 


조선시대 500년뿐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 오랜 시간을 관통하며 자녀 교육의 모범적인 기준뿐만 아니라 좋은 어머니, 좋은 부모의 역할로 권장되고 있을 정도다.

야구계 뿌리박힌 내로남불
맹자의 교훈 심각한 왜곡

현재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야구와 관련된 어느 한 온라인 카페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수많은 회원을 자랑하는 이곳은 야구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공유하며, 회원들 자신의 의견 개진도 활발하게 하는 곳이다. 

대개의 회원들은 엘리트 야구선수로 자식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들이거나 혹은 유소년서 엘리트 야구선수를 희망하는 학생의 학부모들과 리틀야구단을 비롯한 초중고 엘리트 야구부의 지도자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이다.

필자는 얼마 전 그곳에 초등학교 야구 체육특기생의 중학교 진학과 관련, 정보 전달의 의미로 글을 올렸다가 일부 소수의 회원들로부터 납득할 수 없는 비난과 함께 소위 ‘신상털기’ 수준의 인신공격을 겪은 바가 있다. 
 

내용인즉, 수도권 지역 어느 초교 야구선수의 학부모가 아들의 중학교 진학을 위해 좋은 중학교가 있는지, 있다면 아직도 그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체육특기생 인원의 여유가 있는지를 게시글로 올렸고, 그것에 관해 필자는 신분과 연락처를 밝히며 현행 관련 법규에 따른 정보를 전달했을 뿐이었다.

초중등교육법 등 체육특기생들의 진학과 관련된 법률과 그 시행령 등에 따르면 국내 모든 체육특기생들의 진학에 있어 지도자들 사이에서 체육특기생의 진학과 대상 학교를 미리 정하는 소위 ‘사전 스카우트’는 엄격하게 금지돼있다. 


전국 17개 시도 그리고 광역 지역의 특성과 관할 지역 내의 지역 간 균등화 발전 차원서 교육청 주관으로 ‘배정’에 의해 체육특기생을 상급 학교로 진학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법률에 따른 체육특기생의 진학 설명에 반해 필자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주된 반론은 다음과 같다.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당신 기자 맞느냐. 기자면 기자답게 써라.”

“감독이 정해 주는 학교로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불이익을 당한다. 부모들이 왜 야구단 회장과 총무를 하려 하는지 알고 있느냐. 전부 감독들에게 잘 보여서 아이들의 기용과 진학에 유리하게 작용하려 함이다.”

“우리나라 야구계에서는 감독이 곧 법이다.”

심지어 현직 감독으로 추측되는 어느 한 회원은 현행 관련 법규가 현실에 맞지 않아 중학교 진학을 위해 그 부모가 진학 대상 학교 근처로 위장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니 법률을 고쳐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리고는 말미에 선동적인 문구까지 이렇게 덧붙여졌다.

“법이 잘못돼 우리 아이들을 (위장전입하는)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

당시 위와 같은 댓글이 난무하며 필자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발전하던 게시글은 해당 카페의 운영진에 의해 삭제 처리됐다. 삭제 이유는 필자가 신분을 밝히며 언급한 <한국스포츠통신> 신문이 광고성 게시글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당시 필자를 비난한 댓글을 달았던 회원들은 물론 해당 카페의 많은 운영진조차 자신들의 아들을 야구선수로 키우는 학부모들이었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거주지와 거리가 먼 학교로 진학시킨 위장전입에 의한 진학으로 의심되는 중학교 1, 2학년 야구선수의 학부모, 혹은 고등학교 1학년 선수들의 학부모들이었다. 

이들이 바로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온라인의 특성을 살려 이른바 ‘키보드 워리어(Keyboard warrior)’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것이었다.

키보드 위리어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졸렬한 행동

‘인터넷상에서는 거침없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면서도 막상 실제생활, 오프라인상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을 가진 이들을 지칭하는 표현.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는 악성 리플, 욕설, 타인 사칭 등 무모하고 예의 없는 행동을 하면서도 막상 실생활에서는 파리 한 마리도 제대로 죽이지 못하는 이들을 풍자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해당 카페를 만든 학부모와의 직접 통화서도 그 학부모는 필자에게 이렇게 직접 말하기도 했다.

“어차피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니 (위장전입 하는) 학부모들을 이해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당사자 또한 자신의 아들을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로 위장전입에 의해 진학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학부모 중 한 명이었다. 이쯤 되면 야구계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정말 자기 스스로에게는 너무나도 너그럽고 관대한 세상서 아이들을 교육 시키며 살고 있는 것이다. 체육특기생들이 위장전입을 통해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것은 ‘범법자’라고 칭할만한 사안도 되지 않는다. 그것은 탈법인 동시에 그야말로 매우 ‘졸렬한’ 행동이다.

내 아이만 잘되면
뭔 짓인들 못하랴?

졸렬한 행동을 통하여서라도 내 아이만 원하는 학교로 진학을 시킨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도 자기 자식을 위해서는 위장전입 같은 탈법도 불사하고, 그것을 제한하는 법률이 현실과 맞지 않으니 법을 고치라고 주장하는 당사자들이 우리 사회서 정치인 혹은 공직자들이 검증 차원서 위장전입이 드러났을 때도 그렇게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야구를 떠나 나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타인에게는 참으로 엄격하기만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자식을 교육하면서도 법을 준수하고 보편적 상식과 규범, 그리고 도덕에 맞게끔 살아가라고 말할 수가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어린 맹자가 성장할 당시의 장의사라는 직업과 시장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나쁜 직업’이고, 글을 읽는 학자만이 권장 받을 수 있는 ‘좋은 직업’이었는지는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약 100여년 전까지의 조선시대 사회서, 사농공상의 직업적 귀천과 엄격한 신분사회의 계급적 질서가 존재하던 시대를 지배하던 그 시대의 ‘과거형’ 인식일 뿐이다.

오늘날에는 글 읽는 학자뿐만 아니라 장례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장의사도, 시장서 장사하는 상인들도, 모두 좋은 직업이다. 법을 준수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만 않는다면 모든 직업은 신성하고 소중하다. 

아무리 맹자의 어머니라도 직업의 귀천과 경중,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권리는 2500년 전에도 지금도 갖고 있지 못하다.

어린 자식을 키우는 데 있어 교육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가르쳐 주는 맹모삼천의 교훈은 오늘날 우리에게 자식이 잘 되기만 한다면 부모는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한다고 하는 공동체 삶에서의 심각한 왜곡을 가져왔다. 

그런 예가 야구판서도 비일비재로 일어나 대다수 학부모들과 지도자들에게 많은 부작용과 폐해로 작용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적어도 국내 야구계와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보편적인 상식과 규범, 도덕적인 잣대의 교육적 환경 아래서 성장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맹자를 죽여야만 한다. 맹모삼천의 교훈이야말로 이 시대에 사라져야 할 악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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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