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반칙’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이 재연됐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아워홈이 지난해 사상 최대 배당을 결정했다. 실적 호조세가 배당 규모를 키우는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덕분에 오너 일가는 앉은 자리서 거의 모든 배당금을 수중에 넣을 수 있었다.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나 다름없는 지분 구조 덕분이다.
다 가져간다
지난해 아워홈은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나타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336억원으로 전년대비 2.2% 신장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올랐다. 영업이익은 2000년 회사가 설립된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이다.
내실 경영에 힘입어 수년 간 4%대 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도 5.6%까지 상승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36억원으로 전년 대비 44.6%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배당 규모도 한층 확대됐다. 2016회계연도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아워홈은 주주들에게 68억4585만원의 배당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총 주식수 변동이 없는 상태서 1주당 배당금이 전년 대비 50% 오른 300원으로 책정되면서 배당금총액은 크게 증가했다.
2015년 배당금총액은 45억6390만원이었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총액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올랐다. 지난해에는 배당 성향이 11.48%로 확대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0년 이후 아워홈은 10% 안팎 수준에서 배당 성향을 정했다.
2011년 9.53%였던 배당성향은 이듬해 9.79%로 올라갔다. 2013년과 2014년 두 해 동안에는 순이익의 10%를 주주들에게 배당했고 2015년에는 9.80%의 배당성향을 나타낸 바 있다.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환원하는 게 배당의 취지라는 점에서 한층 확대된 아워홈의 배당정책은 순기능을 내포한다. 그럼에도 10% 안팎서 형성되는 배당성향만 놓고 보자면 아워홈의 배당기조는 여전히 보수적이다.
지난해 코스피 전체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25.1%였는데 이는 선진국은 물론이고 신흥국의 평균배당성향(3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워홈은 비상장사라는 점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기 힘들지만 배당을 결정한 비상장사들의 경우 상장사보다 배당성향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익잉여금도 충분히 쌓인 상태다. 2015년 4987억원이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5576억원으로 불어났다. 즉, 배당 규모를 더 키웠어도 회사 재정에 큰 무리는 없던 셈이다.
사상 최대 규모 배당
98% 오너 일가의 몫
다만 배당의 수혜를 오너 일가가 온전히 누린다는 점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아워홈은 가족 경영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거의 모든 지분이 오너 일가의 몫이다. 견제 세력이 전혀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 구조를 보면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이 지분율 38.56%(880만주)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20.67%, 471만7400주), 구명진씨(19.60%, 447만3448주), 구미현씨(19.28%, 440만주)가 뒤를 잇는다.
지은씨, 명진씨, 미현씨는 구 회장의 딸이자 구 부회장의 동생들이다. 오너 일가 지분율의 총합은 98.11%에 이른다.
이 같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오너 일가는 막대한 배당금을 수령했다. 구 부회장은 26억4000만원, 지은씨는 14억1522만원, 명진씨는 13억4203만원, 미현씨는 13억2000만원을 받았다. 오너 일가에 귀속된 배당금의 총합은 67억1725만원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오너 일가서 수령한 배당금은 약 230억원으로 불어난다.
견제 세력 없다
회사 전망이 밝은 만큼 배당 규모를 더 키울 여력도 충분하다. 실제로 5년 전(33억원)과 비교해 2배 넘게 배당액이 늘었다. 가족 주주들의 확실한 신임을 얻기 위해 향후에도 이 같은 고배당 기조를 유지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근 아워홈은 베트남 시장 개척과 생수 사업 진출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어 올해는 10%대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