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목줄 잡은 ‘구로식구파’ 배씨 실체

문 정권, 조폭에 달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측근들이 비리를 저지르는 데 조폭 배모씨가 핵심 역할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던 배모씨의 휴대전화서 전 수석의 측근 윤모씨를 도와 ‘돈세탁’을 한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발견했다. 배씨는 폭력조직 ‘구로식구파’ 소속으로 향후 전 전 수석 사건의 실마리를 풀 ‘키맨’으로 급부상했다. 배씨가 주목을 받자 사람들은 그의 소속 조직인 구로식구파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측근들이 롯데홈쇼핑의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을 빼돌리는 데 조직폭력배 배모씨가 핵심 역할을 한 사실이 지난 12일, 확인됐다. 배씨는 폭력조직 ‘구로식구파’ 소속으로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서 활동했다. 검찰은 배씨가 전 전 수석의 측근 윤모씨를 도와 ‘돈세탁’을 한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녹취파일을 확보하고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수상한 통화
꼬리잡힌 수석

지난해 9월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초 방송 재승인 심사를 받을 때 정·관계 로비를 한 의혹을 수사하다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57)으로부터 ‘전병헌 500’이라고 적힌 메모를 압수했다. 또 강 전 사장이 재승인 심사 문제로 당시 국회의원이던 전 전 수석과 그의 비서관 윤씨를 만났다는 내용이 담긴 롯데그룹 정책본부 보고서도 입수했다. 

전 전 수석은 홈쇼핑 채널 재승인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 당시 수사에선 롯데홈쇼핑이 구입한 기프트카드를 전 전 수석 가족이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하지만 기프트카드 사용 금액이 크지 않았던 데다 전 전 수석이 롯데 측에서 추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아 수사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그 직후 국정 농단 사건이 본격화하면서 전 전 수석에 대한 수사는 잠정 중단됐다. 전 전 수석의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재개된 것은 올 1월 배씨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용일)서 수사를 받으면서라고 한다. 

검찰은 당시 도박 사건을 수사하다 배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검찰은 배씨의 휴대전화를 살펴보다가 배씨가 전 전 수석의 측근 윤씨와 수상한 통화를 한 녹취파일을 발견했다. 녹취파일에는 배씨가 평소 ‘동네(서울 동작구) 친구’로 알고 지내던 윤씨에게 “‘돈세탁’한 현금 8000만원을 차 안에서 전달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배씨의 휴대전화 녹취파일은 전 전 수석이 명예회장을 맡고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낸 후원금 3억원의 비밀을 푸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 
 

배씨는 한국e스포츠협회서 1억1000만원을 빼돌려 돈세탁을 한 뒤 세금 등 각종 비용을 뺀 8000만원을 윤씨에게 돌려줬다. 돈세탁에는 배씨와 관련된 업체 두 곳이 동원됐다.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낸 후원금이 배씨를 거쳐 다시 전 전 수석의 측근에게 흘러간 윤곽이 확인된 것이다. 

전 전 수석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며 측근 윤씨 등과 선을 긋고 있다. 결국 전 전 정무수석은 지난 16일 자진 사퇴했다. 

‘돈세탁’ 정황 녹취파일 입수 
측근 비리 조폭이 핵심 역할


전 전 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서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길지 않은 시간 동안이지만 정무수석으로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고 다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되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염원으로 너무나 어렵게 세워진 정부, 그저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 가시는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의 직을 내려놓는다”며 “국민께서 문재인정부를 끝까지 지켜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전 전 수석은 그러면서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저는 지금까지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한국e스포츠와 게임산업을 지원 육성하는 데 사심없는 노력을 해왔을 뿐,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제든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겠다”며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급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새 정부 들어 두 번째다. 

악화일로
결국 사퇴

전 수석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배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전해졌다. 그의 SNS 계정은 민주당 정치인, 전 수석 지역사무실 관계자 다수와 연결돼있었다. 배씨는 전 수석의 보좌진을 통해 그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의 한 지인은 배씨가 수년 전부터 전 전 수석의 일을 도왔다고 했다. 총선 때 이른바 ‘병풍’으로 동원됐고, 전 전 수석 딸이 모 대학교 총학생회장을 할 때도 도왔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후원금 자금세탁에 동원된 T사와 S사 대표도 배씨와 지인이거나 인척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S사 대표는 전 전 수석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 청년위원장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배씨가 속해있는 구로식구파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2005년 김모(46)씨를 두목으로 내세운 구로식구파는 오류동과 구로동 일대의 폭력배들을 규합, 100여명에 이르는 조직원을 거느린 대규모 폭력조직으로 재탄생했다. 
 

이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에 하부조직원의 숙소를 마련해 두는 것은 물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수도권 인근의 유원지 등에서 조직원 정기모임을 매달 가졌다. 이들의 주 수입원은 불법 오락실과 도박사이트다. 

일당은 권력서열에 따라 엄격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수익을 나눴다. 두목을 포함한 우두머리 급은 불법 오락실과 도박 사이트 투자자를 모집하고 장소를 선정했으며, 행동대장 등 중간급 조직원은 불법 오락실 관리부장을 맡아 수익금을 정산하고 도박 사이트 가맹점을 운영했다. 


또 하부 조직원은 종업원을 관리하고 경찰 단속 등을 감시하는 문방 역할을 담당했다. 범행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두목부터 하부조직원까지 체계적으로 역할을 나눠 ‘기업형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경찰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바지사장을 내세워 불법 오락실을 운영했다. 금전적 어려움에 직면한 실업자나 전과가 없는 친인척, 지인에게 월 300만∼500만원을 주고 바지사장으로 고용했다. 

이들은 실업자 등을 바지사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구속될 경우 변호사 선임비는 물론 3000만∼5000만원을 지불하겠다”며 금전 제공을 담보하는 등 달콤한 제안들을 늘어놓았다. 또한 이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감금과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도박 사이트를 제작하기 위해 도박 사이트 프로그램 개발자 A(41)씨를 2006년 8월부터 2개월간 감금한 것. 

공포에 질린 A씨를 몰아세워 도박 사이트를 강제로 만들게 해 개발비를 갈취했다. 또 단속을 교묘히 피하기 위해 도박 사이트 서버를 중국 등 해외에 두고 하부 조직원을 정기적으로 파견해 관리하는 치밀함을 보이는 한편 불법 오락 기계는 직접 제작·판매했다. 

조직 정체는?
배씨는 누구?


이들 조직의 폭력 역시 조직적이고 잔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 조직원은 물론 ‘기강을 잡는다’는 이유로 하부 조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서울 금천구 등지서 각종 대형유흥업소와 성매매업소 등을 운영하며 이권 개입과 관련한 폭력을 행사했다. 
 

영업이익금 등 투자수익을 노린 일반인들도 이들 조직이 운영하는 불법 오락실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자 중 B(58)씨가 불법 오락실에 투자했으나 약속 받은 영업이익금을 받지 못하자 급기야 부천지역 폭력배를 동원했다. 

결국 서울 강서구 화곡동 ○○오락실의 게임기 이전 과정서 부천지역 폭력배와 구로식구파 조직원 8명이 집단으로 뒤엉켜 패싸움을 벌였다. 

유흥업소 이권과 관련한 집단 패싸움도 벌어졌다. 2009년 6월경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구로식구파가 관리하고 있는 유흥주점서 봉천동 지역 조직원이 업소보호 명목을 빌미로 난동을 피웠다. 

이 난동은 두 폭력조직간 집단 대치로 번졌다. 봉천동 지역 조직원의 난동에 격분한 구로식구파 조직원들이 둔기를 손에 쥐고 유흥주점에 들이닥쳐 폭력을 행사해 일대에 소란이 일었다. 

이권개입뿐만 아니라 조직원 영입경쟁으로 인한 집단폭력도 빈번하게 이뤄졌다. 

배씨 속한 폭력조직 관심 급증
2005년 생긴 기업형 범죄단체

타 조직원이 구로식구파 하부 조직원을 포섭하려는 정황을 포착한 이들 조직은 2009년 5월 서울 구로구 구로동 공원서 패싸움을 벌인 것이다. 이를 비롯해 불법 오락실 등 업소를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해 다수의 조직원이 필요하다고 여긴 이들은 조직원 영입을 위해 둔기 등을 동원해 가차 없이 폭행을 가했다. 

이들은 조직원들에게도 수시로 둔기를 휘둘렀다. 2009년 11월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공원서 불법 오락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며 하부조직원 5명을 둔기로 수십 회에 걸쳐 때리는 등 일명 ‘줄빠따’ 폭행을 했다. 

하부 조직원들은 구로식구파 결성 이후 5∼6년 간 지속적으로 수십 회에 걸쳐 무분별한 폭행을 당했으나 저항이나 반발은 커녕 일방적 폭력으로 점철된 조직체계에 순응했다. 이처럼 대담한 범행을 저질러온 구로식구파는 수도권 일대의 불법 오락실 33곳과 도박 사이트 운영으로 110억원 상당의 부당 수익을 거뒀다. 

불법 수익금을 밑천삼아 각종 대형 유흥업소와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며 조직의 위세를 과시하고 세를 결집했다. 또 이들 업소를 운영하며 세금을 탈루해 거액의 조직자금을 축적했다. 

이들은 이 같은 범죄 수익금으로 고급 외제차와 아파트, 주유소,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불법 오락실의 경우 평균적으로 매월 1억∼1억5000만원 상당의 부당 수익을 얻으며 성업 중인 불법 오락실의 경우 월 3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금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구로식구파의 범죄 수익금은 110억원 상당”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배씨와 윤씨, 전 전 수석의 또 다른 측근 김모씨를 업무상 횡령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지난 10일, 구속했다. 

여죄 가능성
강도 높은 수사

또 배씨를 상대로 자금세탁을 맡은 경위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배씨가 향후 전 전 수석 사건의 실마리를 풀 키맨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사팀은 배씨와 전 전 수석의 측근 윤씨의 관계 등으로 볼 때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횡령 건 외에도 배씨가 전 수석 측 정치자금 관리에 추가로 도움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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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