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공신’ 무적 7인방 비화

최강 드림팀…그들이 해냈다!

[일요시사=박민우 기자]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2010년(2003년 선정)과 2014년(2007년 선정)에 이어 3번째 도전 끝에 이룬 쾌거라 더 값지고, 더 뜻 깊고, 더 감격스럽다. 하나로 똘똘 뭉친 국민들 모두가 성원한 결과로, 그 뜨거운 염원을 전 세계에 그대로 전한 7인의 일등공신 역할도 컸다. 대한민국의 꿈을 현실로 일궈낸 공로자들의 땀방울을 담아봤다.

하나로 똘똘 뭉친 국민들 염원 전세계에 전해
수년전부터 IOC 표심 잡기…빼곡한 일정 소화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데는 남다른 노력을 쏟았던 기업인들의 공로가 컸다. 일단 기업 경영은 뒷전. 수년전부터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빼곡한 일정을 소화해 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은 이번 유치에 크게 기여한 기업인들로 꼽힌다.

2003년부터 한 우물 ► 이건희
이 회장(IOC 위원)은 평창이 첫 출사표를 던진 2003년 전부터 동계올림픽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꾸준히 스포츠외교 활동을 펼치다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석을 시작으로 이번 더반 IOC 총회 참석까지 약 1년 반 동안 모두 11차례에 걸쳐 170일 동안 해외에 체류했다. 총 이동거리만 21만㎞에 달한다. 이는 지구를 5바퀴 넘게 돈 거리에 해당한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평창을 찾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단을 접견하는 것으로 본게임에 들어갔다. 당시 실사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영국 런던 ‘스포츠 어코드’(4월), 스위스 로잔 ‘IOC 테크니컬 브리핑’(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IOC 총회’(7월) 등 유치전의 핵심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110명의 IOC 위원 중 만나지 않은 위원들이 없을 정도로 동계올림픽 유치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IOC 공식 행사가 있으면 하루 종일 IOC 위원과의 면담 일정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 회장은 “평창을 믿고 지지해 주신 로그 IOC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IOC 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평창이 유치에 성공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와 체육계, 국민 모두의 열망이 뭉친 결과”라고 말했다.

지구 13바퀴 돈 ► 박용성 
박 회장(대한체육회 회장)도 이 회장 못지않게 전 세계를 발로 뛰었다. IOC 위원을 한 명이라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박 회장은 과거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IOC 위원 등을 역임하며 그동안 국제 활동을 통해 쌓아온 탄탄한 인맥을 활용했다. 박 회장이 지난해부터 지난 6월까지 평창 유치를 위해 비행한 거리는 지구 13바퀴에 해당하는 51만376㎞다. 총 272일을 국외에서 머물렀을 정도다.

2009년 3월 대한체육회장에 취임한 박 회장은 지난해 동안 지구 8바퀴에 해당하는 32만6000㎞를 비행했다. 이를 위해 1년의 반이 넘는 182일을 해외에서 체류했다. 올해도 더반으로 떠나기까지 지구 4.6바퀴 거리인 18만4370㎞를 이동하고 90일 간 해외에 머물렀다. 박 회장은 해외출장비를 사비로 지출하고 부족한 대한체육회 유치활동비를 지원하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은 하루에 한 국가씩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기도 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행사에 모두 참석해 단 한번이라도 IOC 위원과 더 접촉하기 위해 아예 유럽으로 짐을 옮겼다. 각종 행사에 최대한 참석해 IOC 위원들을 닥치는 대로 만났다.
박 회장은 “유치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늦었지만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나니 평생의 한을 푼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년간 회사일 접은 ► 조양호 
지난 2년 가까이 한진그룹 회장실은 거의 비어 있었다. 조 회장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외부에서 지내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2007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고문을 역임한데 이어 2009년 9월 김진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임대사(당시 강원도지사)와 함께 유치위 공동위원장에 선출됐다.

지난해 6월 김 특임대사의 퇴임으로 조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조 회장은 덴마크와 캐나다에서 열린 IOC 총회, 스위스 다보스포럼, 싱가포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등 각종 국제 행사에 참석해 평창 홍보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평창 관련 행사엔 거의 빠지지 않았다. 조 회장이 최근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몽땅 평창 얘기뿐이었다. 그는 2년간 34개의 해외 행사에 참석했다. 물론 모두 평창 유치를 위해서였다.

최근엔 더욱 바빴다. 조 회장은 지난달 토고에서 열린 아프리카올림픽위원회(ANOCA) 총회에 참석해 뮌헨(독일), 안시(프랑스)와 합동 프레젠테이션을 가졌다. 이후 40여명의 IOC 위원들이 대거 하객으로 참석한 모나코 알베르 2세 대공 결혼식에 참석해 맨투맨 식으로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이렇게 조 회장이 달린 거리가 지구 13바퀴 정도인 50만9000㎞에 이른다. 조 회장은 “저도 열심히 했지만 저 혼자만 열심히 한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10년 동안 계속 90%가 넘는 지지를 해주셔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끝까지 포기 않은 ► 김진선
지난 7일 더반 IOC 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호명되자 김진선 특임대사는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유치 대표단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다. 2번 통한의 눈물에 이은 환희의 눈물이었다. 김 특임대사는 개최지 발표가 결정된 직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 나는 너무 행복하다. 고맙다. 너무 고맙다”며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1999년 당시 강원도지사였던 김 특임대사는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천명했다. 하지만 첫 번째 도전은 아쉽게 좌절됐다. 2003년 7월 체코 프라하 IOC 총회에서 평창은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결선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역전을 당했다. 두 번째 도전이었던 2007년 7월 과테말라 과테말라시티 IOC 총회 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초 강력한 유치 1순위로 꼽혔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앞세운 러시아의 막강한 물량공세에 밀려 또 다시 막판에 뒤집혔다.

김 특임대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3수에 도전했다. 지난해 6월 3선의 도지사 임기가 끝나 잠시 뒤로 물러섰다가 11월 정부로부터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유치 특임대사로 임명되면서 다시 뛰기 시작했다. 김 특임대사는 매일 유치에만 매달렸다. 그가 첫 도전부터 평창을 알리기 위해 움직인 거리는 무려 지구 22바퀴(87만6533㎞)에 해당한다.

위원들 사로잡은 퀸 ► 김연아
이번 평창의 유치 성공의 주역으로 단연 ‘피겨여왕’김연아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김 선수는 2009년 4월 유치위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평창 지원사격에 나섰다. 세계 최고기록으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각종 공식행사에서 ‘평창의 얼굴’로 활동해왔다.

동계스포츠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선 김 선수는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서 빛을 발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직전 실시되는 후보도시 PT는 평창의 유치 여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어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여유 있는 모습과 제스처로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김 선수는 직접연설 3분과 영상메시지 4분을 합해 모두 7분에 걸쳐 진심이 담긴 연설로 IOC 위원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그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내 꿈은 내가 누렸던 기회를 새로운 지역의 재능 있는 선수들과 나누는 것”이라며 “내가 어릴 적 나가노 동계올림픽(1998년)을 보고 꿈을 키웠듯이 평창 동계올림픽이 아시아의 다른 선수들에게도 같은 꿈을 이루는 데 새로운 지평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가 ‘친애하는 IOC 위원 여러분,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다른 이들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호소해 IOC위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더반의 ‘PT 여왕’ ► 나승연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은 이번 유치전에서 최고의 화제 인물로 떠올랐다. 나 대변인은 PT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그는 유창하고 깔끔한 영어 실력과 함께 빼어난 미모로 IOC 위원들에게 평창의 뜨거운 열망을 호소력 있게 전달했다.

나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올림픽 유치에 도전했고 실패했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꿈에 불과하다는 말에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인내와 끈기라는 단어가 한국인의 삶 속에 스며있다”며 “평창사람들의 꿈이었던 올림픽 유치가 이제는 대한민국의 열망”이라고 말했다.

지구 돌고, 돌고, 또 돌고…
각국 위원들 ‘사로 잡았다’

나 대변인은 지난해 4월부터 유치위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국제행사에서 PT를 도맡아 ‘평창의 입’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 대변인은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자마자 1995년 한국은행에 총재 비서로 입행했다. 이후 1996년부터 아리랑 TV 개국과 함께 공채 1기로 입사해 4년여 동안 방송 기자로 활동했던 나 대변인은 외교관 부친을 따라 캐나다, 영국, 덴마크,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어렸을 적부터 생활하며 영어와 프랑스어를 익혔다.

나 대변인은 사업가 남편과 사이에서 외아들을 두고 있다. 남편은 한국타이어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퇴직하고 현재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유치전 ‘깜짝 카드’ ► 토비 도슨
한국계 미국인 스키선수 토비 도슨(본명 김봉석)은 유치위의 ‘깜짝 카드’였다. 도슨은 PT에서 감성적 호소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는 “난 프리스타일 스키선수이자, 올림픽 선수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난 미국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입양된 과거를 소개했다. 이어 “평창을 지원해 준다면 동계올림픽 선수가 되고 싶지만 기회조차 없었던 수만 명의 어린 아이들의 인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난 도슨은 3세 때인 1981년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갔다가 인파에 밀려 미아가 된 후 잠시 고아원에 맡겨졌다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의 스키강사 부부에게 입양됐다.

평소 과묵했던 도슨은 스키를 배운 뒤 수다쟁이가 될 정도로 스키의 매력에 푹 빠졌고, 미국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인공적으로 울룩불룩한 눈 둔덕으로 만들어 놓은 슬로프에서 타는 프리스타일 스키의 한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한국에 알려지면서 도슨은 이듬해 그토록 그리워했던 생부와 남동생을 만났다. 2014년에 이어 2018년 평창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로 위촉된 그는 유치가 확정되자 “한국인이라는 게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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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