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연소 프리미어리거’ 지동원

지능적 플레이로 그라운드 호령…“제2의 박지성 보라”

[일요시사=유병철 기자] 한국 축구의 차세대 간판 스트라이커로 기대되고 있는 지동원(20)의 최종 종착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선덜랜드로 결정됐다. 이로써 지동원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설기현(풀럼), 이동국(미들스보로), 김두현(웨스트브롬), 조원희(위건), 이청용(볼턴)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8번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또 지난 2009년 볼턴 입단 당시 21세였던 이청용보다 한 살 어린 20세로 영국 무대에 진출, 최연소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한국선수 통산 8번째…20세로 최연소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추자도 촌놈이 프리미어리거로…이적료 38억·연봉 11억

지동원의 고향은 제주도 최북단의 작은 섬 추자도다. 또래에 비해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 초등학교 5학년 때 도 대표로 육상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화북초등학교 코치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공을 차기 시작했다. 지동원은 오현중학교 시절 다섯 차례나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며 광양제철고등학교에 스카우트됐다.

고1 때는 축구협회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 5기생에 선발돼 2007년 8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레딩 유스팀에서 뛰었다. 발랑시엔에서 뒤고 있는 남태희가 동기다.

중학교 시절 다섯 차례
득점왕 오르며 유명세

선덜랜드 입단이 확정된 뒤 지동원은 가장 먼저 4년 전 레딩 유학시절을 떠올렸을 것이다. 너무 다른 음식과 언어, 문화에 고생을 했고, 영어를 못해 매일 똑같은 햄버거만 사 먹었다. 이보다 지동원을 힘들게 한 건 좀처럼 주어지지 않던 출전기회였다. 한국에서는 최고 유망주 대접을 받았는데 축구 종가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1년간 유학생활 후 희비가 엇갈렸다. 레딩은 남태희에게 계약을 제의하면서도 지동원을 외면했다. 결국 지동원은 한국으로 돌아왔고, 남태희는 계속 남아 2009년 프랑스 1부 리그 발랑시엔에 입단했다.
한 번 실패가 지동원에게 약이 됐다. 지동원은 일단 K리그에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아야 했다. 2010년 전남에 우선지명을 받아 K리그 무대에 입성해 첫해 8골 4도움을 올렸다. 윤빛가람에 밀려 신인왕을 타지는 못했지만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우뚝 섰다.

지난 6개월 새 프로 2년차 지동원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12월30일 시리아와의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했고, 이어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현지에 온 유럽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끝까지 지동원 영입의 희망을 놓지 않았던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샬케04 등의 러브콜은 이미 이때부터 시작됐다.

선덜랜드 이적설이 떠오른 6월 초 지동원에게 가나와의 A매치는 운명과도 같았다. 선덜랜드 주공격수인 아사모아 기안, 미드필더 문타리와의 맞대결 무대에서 지동원은 밀리지 않았다. 과감한 선제 헤딩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종료 직전 구자철의 결승골 역시 지동원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박지성 자리에 서서 폭넓은 움직임과 연결력으로 찬사를 받았다. 프리미어리그 풀럼의 주전 수비수 판트실과의 몸싸움에서도 지지 않았다.

한솥밥 동료가 될 기안과 문타리가 지동원의 플레이에 “선덜랜드에서 뛸 만한 능력이 있다”며 인정하고 나섰다. 지동원의 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덜랜드행이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몸이 바짝 단 마르셀 브란츠 에인트호벤 기술이사가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에인트호벤 구단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인천-전남전에서도 지동원은 어김없이 한방을 터뜨렸다. 이번엔 날카로운 프리킥 골이었다. 지동원은 이적설의 심리적 부담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꼭 필요한 순간 골로써 존재감을 확인시켰고, 실력으로 스스로의 몸값을 올렸다.
샬케04가 바이아웃 조항과 관계없이 300만달러(32억원)를 베팅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에인트호벤, 샬케 04와의 경쟁이 불붙으면서 애초 130만달러를 제시했던 선덜랜드가 350만달러(38억원)를 내걸었다. “반드시 영입하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었다.

막판까지 선덜랜드와 네덜란드의 PSV아인트호벤을 놓고 고민하던 지동원은 애초 제시됐던 이적료가 100만~130만달러 수준에 불과, ‘헐값’ 논란에 쌓이기도 했으나 최종 이적료가 출발선보다 3배 가까운 350만달러에 결정되면서 ‘헐값’ 논란도 말끔하게 씻어내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됐다.

동료 기안과 문타리
“능력이 있다” 인정

지동원은 유소년 시절부터 자신을 키워준 전남 구단에 도리와 의리를 다하게 됐다. “350만달러 이하로는 보낼 수 없다”던 전남도, 한결같이 프리미어리그를 꿈꾸던 지동원도 모두 웃었다.

A매치 출장 경험이 10경기인 지동원은 영국 이민국으로부터 노동허가서를 받은 뒤 정식 계약서에 서명하게 된다. 노동허가서는 최근 2년간 대표팀 경기 75% 이상 출전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데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에 대해선 대한축구협회가 각종 증명서류와 축구대표팀 감독의 의견서를 첨부해 선수 측에 제공하고 있다.

축구대표팀 사령탑 조광래 감독은 지동원의 선덜랜드 이적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조 감독은 “네덜란드로 먼저 갔다가 적응하지 못하면 자칫 주저앉을 수도 있다”며 “최근에는 잉글랜드 축구도 기술적인 플레이를 많이 해서 지동원이 적응하기 편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고1 때 청운의 꿈 품고 떠난 레딩 유학길…1년만에 눈물 귀국
K리그서 절치부심 대표팀 에이스로 우뚝…아시안컵 4골 폭발

‘최연소 프리미어리거’가 됐지만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다. 현재 선덜랜드에는 4명의 공격수가 있다. 지난 시즌 10골을 넣은 아사모아 기안(가나)을 시작으로 프레이저 캠벨, 라이언 노블, 크레이그 린치(이상 영국)가 전부다. 주포 대런 벤트가 1월 팀을 떠났고, 대니 웰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복귀하면서 공격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선덜랜드가 전남에 처음 제시했던 이적료의 두 배가 넘는 350만달러의 이적료를 제시하면서까지 지동원 영입에 열을 올린 이유다.

현재 추가 영입설이 나오고 있는 피터 크라우치(토트넘), 다비드 은고그(리버풀) 등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지동원의 경쟁 상대는 없다. 캠벨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3경기 출전에 그쳤고 노블과 린치는 각각 3경기, 2경기 출전에 그쳤다. 기안 혼자 10골을 넣으며 주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선호하는 전술이 4-4-2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동원과 기안이 투톱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지동원은 브루스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크다. 브루스 감독은 잉글랜드의 전통적인 ‘킥 앤드 러시’ 스타일이 아닌 세밀한 축구를 추구한다. 지동원도 187cm, 77kg의 조금은 외소한 체격을 기술을 이용한 지능적인 축구로 극복한다. 게다가 브루스 감독이 위건 시절 조원희(광저우)를 영입했던 ‘친한파’라는 점도 지동원에게 유리하다.

조광래 감독 “파워 기르면
더 위협적인 공격수 될 것”

전문가들도 지동원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장담은 못하지만 지동원과 훈련을 하고,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기술적 부분과 지능적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유럽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면서 “파워를 기르면 더 위협적인 공격수로 거듭날 것이다.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 유럽 선수 못지 않은 지능적 플레이를 할 수 있기에 실패보다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동원이 뛸 선더랜드는 1879년 창단, 영국 불동부 타인위어주에 자리잡고 있으며 4만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강등과 승격을 반복하다 2007-2008시즌부터 4시즌째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고 있으며 지난 시즌에는 12승11무15패, 승점 47점으로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 1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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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딸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자격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에 최종 합격했다. 외교부가 오직 심 총장의 딸을 위해 전형까지 엎었다는 게 골자다. 외교부는 특혜가 아니라던 입장을 뒤집고, 심 총장 지녀 채용을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사안처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며 맹공을 펼치고 나섰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심모씨는 ‘아빠 찬스’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과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에 합격할 수 없었다. 지원 자격 자체가 미달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입시 비리 혐의를 받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사안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이 심씨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빠 찬스? 수상한 합격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서 심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심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서 언급됐었다. 당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심 총장의 장녀가 1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는데, 심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후보자 장녀가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며 “후보자 자녀는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장녀가)서울대 국제대학원 1학년 때 박철희 교수에게 수업을 받았다”며 “박 교수는 현직 주일대사고, 후보자 본인 장녀가 입사할 당시 국립외교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상 수상자”라며 “제1회(수상자) 박철희 주일대사고, 윤석열정부서 ‘중요한 건 일본 마음’이라고 말한 김태효 차장이 제5회 장려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총장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채용 서류를 내라.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전부터 채용서류 전체를 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의원실서 계속 요구하지만 후보자 동의가 없어서 (외교원이) 내질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외교부의 지난 1월 1차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공고에는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가 응시 자격이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차 공고는 갑자기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됐다. 외교부는 응시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변경 전에 응시했던 이들은 2차 공고 때는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공정채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변경할 때는 채용 관련 심의기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외교부는 인사기획관실과 서면 협의만 거쳤다. 심의기구를 통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채용 공고를 변경한 셈이다. 채용 경력을 두고도 외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거세다. 채용 공고에는 해당 분야 실무 경력 2년 이상이 응시 자격이었다. 그러나 심씨의 경력은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22개월, UN 경제사회국 인턴 6개월로 실제 경력은 8개월에 불과했다. 경력 1년도 안 되는데 스펙 과대 포장해 지원 외교부 전형까지 뒤집어…기존 면접자는 탈락 외교부는 학창 시절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외교부 산하 기관서 2022년과 2023년에 낸 채용공고엔 인턴이나, 교육생,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행정조교 등은 경력서 제외한다고 적시돼있다. 심씨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산하 EU센터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고 실무 경력에 적었다. 하지만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는 심씨가 연구 보조원이 아닌 EU센터 ‘석사 연구생’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심씨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을 출범했다. 조사단에는 한 의원을 포함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홍기원·이재강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박희승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이용우 의원,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이정문 의원,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의원,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백승아 의원 등 총 1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 총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지난 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면접까지 통과해 현재 신원 조사 절차만 남겨둔 심씨의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보됐다. 공익감사는 감사 대상 기관이 자체 감사기구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검찰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해 왔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감사원을 동원해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심 총장 자녀 관련 ‘권력형 비리’ 의혹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심 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비리 의혹 및 서민금융 대출 논란, 심 총장 아들의 장학금 수령 특혜 의혹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외교원 연구원 채용 공고상 자격 요건에 ‘해당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자 중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 경험자’라고 돼있지만 심 총장 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급 바뀐 채용공고 심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총장의 자녀는 대한민국의 다른 모든 청년들과 같이 본인의 노력으로 채용 절차에 임했다. 국회에 자료 제출을 위한 외교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심씨 특혜 채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은)윤석열정권 출범 직후 2022년 7월 정도에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실로 들어갔다가 2024년 1월에 외교부로 복귀해 5월 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를 없애고 새롭게 신설한 외교전략정보본부 외교정보기획국장으로 보직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3년 외교부 연구직 채용 1차 공고 당시 직접 면접에 참여한 박 국장은 지원자 A씨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하지만 A씨는 한국서 나고 자라 학위까지 받은 인물로 언어능력을 문제 삼을 만한 근거는 부족했다. A씨의 탈락 이후 외교부는 2차 공고를 내며 채용 자격을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에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다. 이때 국제협력 분야를 전공한 심씨가 합격하게 된 것이다. 한 의원은 박 국장의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심씨의 채용 과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채용 실무가 인사기획관실이 아닌 외교정보기획국 산하 외교정보1과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아무래도 용산에 파견 나가 있으면 조금 더 넓게 여러 부처와 관련된 사람들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과정서 어떤 방식이든지 어떤 접점이 이뤄지지 않았겠냐라고 하는 것은 있는데 그 부분은 저희가 조금 더 깊이 파봐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먹잇감 심 총장과 갈등을 빚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심씨의 사건은 좋은 먹잇감이다. 지난 3일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심 총장과 조태열 장관을 직권남용,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수사3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해 고발당한 심 총장 사건도 수사 중이다. 사세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장인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을 뇌물성 채용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감사원이 공익감사 청구를 각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익감사 청구는 6개월 이내 결과를 내놔야 하되 기한은 자체 판단으로 늘릴 수 있는데, 그전에 감사에 착수할지 여부부터 감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감사 청구를 각하하는 이유는 통상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공수처 수사가 각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감사원이 거부할 수 없는 국회 요구 감사의 경우에도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사실상 각하’했던 최근 사례도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25일 국회가 요구한 방송통신위원회 2인 구조 등 감사를 두고, 같은 사안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감사원이 결론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매듭지은 보고서를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심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입시 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장관 부부가 받았던 수사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검찰의 이중적 잣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받았던 검찰 수사를 보면 입시 비리 혐의만으로도 압수수색 등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심 총장 딸의 경우 멀쩡하게 살고 있다는 걸 국민 눈높이서 봤을 때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라며 “이건 상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민은 집유 “강도 높게 수사해야” 용산 파견 키맨 박장호 국장 뒷배? 여당인 국민의힘도 조용하다. 지난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을 두고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수처가 심 총장과 심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고발 사건이 이어지면서 수사 지연은 불가피하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 등 4명의 검사 임명을 대통령실에 제청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인사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9월에도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 등 3명의 검사를 추천했지만 대통령실은 반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답이 없는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될 때까지 이들을 임명하지 않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송창진 수사2부장의 면직을 재가하면서도 신규 검사 임명은 하지 않았다. 한 총리의 뒤를 이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청 등 부처 인사는 진행하면서도 공수처 검사는 임명하지 않았다. 신규 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고질적인 공수처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현재 검사 인원은 휴직자 1명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규 검사 7명을 임명해도 정원보다 4명이 부족하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과부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수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비위 의혹 수사 등 기존 수사에 인력이 집중돼있어 타 수사를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는 토로도 상당하다. 수사? 미지수 공수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발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받은 사건을 전부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이 하루빨리 검사 임명을 해줘야 타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박에 반박 나선 외교부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외교부는 “관점에 따라 제도 운영 과정서 미흡했던 부분이 지적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한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에 석사 취득 예정 상태였던 심씨가 채용된 것에 대해 심씨만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학위 취득 예정서를 공식 증명서로 증빙하면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했던 사례가 2021~2025년까지 총 8건 더 있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올 초 외교부 정책조사 연구원 채용 과정서 이미 최종 면접까지 마친 응시자가 불합격 처리되고, 심씨를 위한 ‘맞춤형’으로 응시 자격을 바꿔 재공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1차 공고를 냈을 때 응시 인원이 6명에 불과했고, 그 중 유일하게 경제 관련 석사학위를 소지한 응시자 1명에 대해 외부 인사 2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면접위원회가 최종 면접을 했으나 채용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1차 채용 공고문에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사전에 공지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2차 공고에선 응시 가능 대상을 넓히기 위해 자격 요건을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고, 그 결과 19명의 지원자가 응시해 심씨를 포함한 5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처럼 1차 공고 후 적격자가 없어 전공·자격증 분야 등 응시 자격 요건을 변경해 재공고한 사례는 타 부처는 물론 외교부 내에서도 과거 전례가 있다면서 “(심씨가)유일하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앞서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응모한 사람이 적더라도 (같은) 채용 공고 사이트를 보면 재공고를 해서라도 기한을 연장해 해당 분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심씨가 또 다른 응시 요건인 ‘실무 경력 2년 이상’을 충족했는지도 논란이 큰 쟁점이다. 외교부는 심씨의 실무 경력을 국립외교원 경력 8개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보조원, 유엔 산하 기구 인턴 등을 포함해 총 35개월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인턴, 조교 등은 통상 실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경험과 경력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