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는, 그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벗고 노는 어른들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충북 제천 봉양읍이 발칵 뒤집혔다. ‘누드펜션’ 때문이다. 아주 난리도 아니다. 한적한 시골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누디즘’ 표방
농촌 마을에 국내 유일한 누드펜션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9년. 야산 아래 위치한 이 펜션은 2층짜리 건물이다. 2002년부터 자연주의 활동을 해오던 김모씨는 ‘누디즘’을 표방하는 모임의 회원들만 손님으로 받았다. 철저한 회원관리 및 보호시스템을 기본방침으로 정했다. 신규 회원은 가입비 10만원과 연회비 24만원을 각각 내야 한다.
문제는 인근 마을과 멀지 않다는 점이다. 펜션은 주민들의 거주지와 100∼200m밖에 되지 않는다. 주변서 벌거벗은 성인들이 자주 목격되자 주민들은 농촌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운영 중단을 요구했다.
김씨는 결국 백기를 들고 문을 닫았다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모집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주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건물 철거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길을 막았다. 건물 주변서 집회하겠다는 신고까지 했다. 한 주민은 “펜션이 운영될 때 벌거벗은 성인 남녀의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며 “이번에도 뻔하다. 동네 물을 흐릴 게 뻔하다”고 토로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누드펜션’ 발칵
자연주의 주인장과 동네 주민들 갈등
김씨는 마을과 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고, 사적인 영역임을 들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장소 섭외가 어려워 모임을 갖기 힘든 회원들을 위해 직접 펜션을 짓고 누드모임을 주관하기 시작했다”며 “펜션 장소 선정을 위해 2년에 걸쳐 자비로 억대의 돈을 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느냐’는 질문에 “철저한 사전 검증을 거치고 있다. 물의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은 모임에 참석시키지 않고 돌려보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네티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먼저 여론조사를 보면 반대가 많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10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3%포인트)에 따르면 누드펜션에 대해 응답자의 51.9%는 ‘아직 국민 정서에 맞지 않으므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동호회만의 사적인 공간이므로 허용해야 한다’는 답변은 22.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25.7%를 차지했다.
네티즌들도 비슷한 비율로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펜션 운영을 차단할 수 있는 갖가지 방법을 제시한 반대의 목소리가 눈에 띈다.
‘이런 문화는 또 어디서 시작된 건지…살다 살다 이런 건 처음보네’<yds7****> ‘국내에 누드펜션이라니…불륜과 난교, 음란파티의 장이 될 게 분명하다’<bana****> ‘기사에 뜨는 것도 불쾌하네요. 자연주의 누디즘? 정말 순수한 의도인지 알 수 없네요’<ekdl****>
‘아무리 사유지여도 실외로 나오면 풍기문란 아닌가요?’<mayr****> ‘동호회 회원들이라면 남남끼리 합법을 가장해서 완전 나체로 집단 혼숙을 한다는 거네요’<jw49****> ‘망측스럽다. 자연주의는 무슨∼시골 어르신들만 사는 곳에 웬일이냐’<bell****>
‘먹고 살만하니까 별짓을 다 하는구나’<ycy1****> ‘사생활도 개념 있게 즐겨야지∼’<kopa****> ‘진입로에 CCTV 다세요. 어떤 차가 저기로 들어가는지’<nstd****> ‘마을을 누드 관람 관광지로 만드세요∼’<park****> ‘사람들이 구경 가면 자연스레 없어집니다’<urom****>
‘옆에 관음증 펜션을 만들면 되겠네’<sant****> ‘주변에 양봉하세요. 알아서 철수할 겁니다’<pjs9****> ‘숲속 벌레, 모기한테 물려 벗을 수 있을까?’<msco****> ‘무인도 같은 데로 옮기면 될듯’<khan****>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그럴 수 있는데 젊은 사람들은 선입견 갖지 말자’<ryon****>
‘이건 환경론자들이 추천해야 할 것. 자연 그대로의 삶 멋지다’<ekm1****> ‘하는 건 좋다. 근데 눈에 안 띄게 해라’<mnmj****> ‘솔직히 반대하진 않는다. 개인 사유지고, 본인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데…’<foun****> ‘나쁜 짓, 못된 짓 안 하면 그냥 두자. 뭘 그리 난리들? 퇴폐로 보면 이상하겠지만 그냥 벗었구나 생각하면 그만이다’<yoyo****>
아직 국민정서가…
‘누드족이나 동성애자나…뭐 별 다른 거 있나. 다 자유다. 남들한테 피해만 주지마라. 남들이 볼 수 없게만 만들어 놓으면 뭐가 문제냐?’<ysbo****> ‘개인의 권리와 사유재산권은 언제나 인정받을까? 구식 떼법으로 법을 뛰어넘으려 하네’<seri****>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누드펜션’ 사유시설? 숙박업소?
주민들은 경찰과 지자체에 단속을 요구했지만 실질적으로 누드펜션을 막을 방법은 없다. 건물이 사유지인 데다 명확한 불법 행위가 발견되지 않아서다. 경찰은 보건복지부에 이곳을 숙박업소로 볼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 가입비와 연회비를 낸 사람이 펜션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만약 사유시설이 아니라 영업행위를 하는 숙박업소란 판단이 내려지면 제재할 근거가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