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특집> ‘튀는 이색공약’ 총정리-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5.04 14:13:30
  • 호수 1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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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자리·안보 적임자는 바로 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승민 후보의 대선 공약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다른 대선후보들처럼 ‘경제 살리기’ ‘재벌개혁’ ‘교육 체계 개편’ 등 대체로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유 후보만의 이색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지난 24일, 자신이 제시한 국정 공약 220개를 모두 이행하는 데 5년간 208조3387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유 후보의 정책 답변에 따르면 유 후보는 교육·복지 지원, 고용환경 개선, 국민연금 개혁, 중소기업 지원 등 대선공약에 소요되는 재원으로 208조4387억원을 명시했다.

주요 공약은 ‘경제정의가 살아 있는 공정한 나라’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대접 받는 나라’ ‘안보튼튼 국방력’ 등으로 경제, 일자리, 안보 분야로 나눴다.

[재벌 개인기업 금지]

유 후보는 지난 13일, 재벌총수 일가의 개인기업 설립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재벌 개혁안이 담긴 공약을 발표했다.

유 후보는 이날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중소기업, 자영업, 창업벤처에 종사하는 수많은 국민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재벌 대기업이 시장서 공정한 거래와 경쟁을 하는 것”이라며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일감 몰아주기’로 사익을 챙길 여지를 원천적으로 막는 강도 높은 재벌 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대기업 총수 일가가 계열사 일감을 몰아 받기 위해 개인회사를 세우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일명 ‘서미경 방지법’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씨는 유원실업을 통해 롯데시네마 내 매점사업을 넘겨받아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섰었다. 총수 일가가 소유한 기존 개인회사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를 막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총수 일가와 경영진에 대한 사면 및 복권을 하지 않겠다고도 공약했다. 유 후보는 “재벌 총수의 가석방, 사면, 복권을 재벌의 경제 살리기 약속과 맞바꿔 온 역대 정권들의 후진적 관행을 단절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이 최태원 회장 사면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112억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 중인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유 후보는 강자의 ‘갑질’을 억제하기 위해 공정거래 관련 법 전반에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유 후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의 이슈가 남았지만 경제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게 재벌 개혁을 해 나가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먼저 밝혔다”고 말했다.

[칼퇴근 보장법]

유 후보는 ‘칼퇴근 보장법’을 공약으로 내놨다. 직장인들이 제 시간에 퇴근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다는 것이다.


지난 2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정책 공약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아빠가 아이와 함께 놀 수 있고 임신과 출산이 일하는 여성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칼퇴근 정착, 돌발노동 금지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내놓은 공약의 핵심은 ▲최소 휴식 보장 ▲연간 초과근로시간 제한 ▲퇴근 후 업무 지시 및 돌발노동 제한 ▲근로시간 기록 및 보존 의무화 ▲주요 기업 근로시간 공시제 등이다.

경제정의가 살아있는 나라
일하는 사람이 대접 받아야

유 후보는 “퇴근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업무 지시를 하는 ‘돌발노동’이 발생할 경우 이를 초과근로시간에 포함시켜 할증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시를 기다리느라 사업장 밖에서 대기할 경우에도 그 시간의 일정 비율을 초과근로에 산입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의 지침처럼 퇴근 후 최소 11시간 동안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규정을 도입하고 연간 최대 근로시간 한도를 못 박아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유 후보는 “현행법에는 초과근로시간 한도가 일주일에 12시간으로 규정돼있다”며 “1년 단위로 초과근로시간을 제한해야 상습적인 야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가정부 폐지]

유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도 향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5일 여가부 폐지 주장으로 일부 여성들의 비판을 받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기존 입장이 변함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유 후보는 서울 용산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의 간담회서 “제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했더니 인터넷서 난리가 나는 등 많이 두들겨 맞았다”며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건 그런(양성평등 문제를 방기하겠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여가부가 우리 예산의 1%도 안되는 예산과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 문제를 여가부처럼 작은 부처에 쥐꼬리 예산을 주고 ‘알아서 하라’는 게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유 후보는 여가부를 인구부로 대체하며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법무부 등 각 부처에 최소한 1급 자리 하나는 여성 문제 담당관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 각 부처에 산재돼있는 여성정책을 컨트롤할 계획이다. 여가부를 폐지해 저출산 문제를 담당하는 인구부를 새로 만들고, 양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더 챙기겠다는 것이다.


[외·자사고 폐지]

유 후보는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는 교육분야 정책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자사고와 외고로 인한 일반고의 황폐화 문제는 학생 우선 선발권을 주고 우수한 학생을 독점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모든 학교에 자율성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교육과정부터 학생이 중심이 되도록 하기 위해 고등학교부터 ‘수강신청제’를 도입, 과목별로 필수단위만 이수하면 나머지는 학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유학기제는 자유학년제로 확대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능형 학습지원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미래교육회 신설]

유 후보는 교육 정책의 기획기능을 수행하는 ‘미래교육위원회’를 신설하고, 교육부는 교육격차 해소 등 교육 복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위원의 임기는 각 정권의 임기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10년으로 하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일정 비율씩 순차적으로 교체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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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