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별들의 ‘김치전쟁’ 내막

돈 좀 된다 하니 너도나도 ‘고춧가루 뿌리기?’

연예인들은 연예활동 뿐만 아니라 사업에도 관심이 높다. 노후에도 지속적인 경제력을 갖기 위해서 혹은 연예활동 이외에 성공을 맛보기 위해서 사업에 뛰어드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쇼핑몰, 음식점, 웨딩사업, 연기학원 등 업종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고유음식인 김치사업에 뛰어든 연예인이 많다. 김치를 둘러싼 한판 전쟁을 벌이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연예인들끼리 눈살 찌푸리는 소송전도 치열해지고 있어 그 내막을 취재했다.   

연예인 김치 브랜드 10개 넘어…과열 경쟁이 갈등 빚어
홍진경 측 “허위광고 중단해” vs 오지호 측 “1위는 사실”


스타들의 ‘김치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연예인들의 김치사업 진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김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연예인 김치 브랜드는 어림잡아도 10개가 훌쩍 넘는다. 문제는 이처럼 연예인들의 ‘김치전쟁’이 과열되면서 갈등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모델 홍진경과 배우 오지호 사이에 벌어진 김치싸움이 단적인 예이다. 김치 제조 및 판매업체 ㈜홍진경을 운영하고 있는 모델 홍진경이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배우 오지호, 모델 오병진, 디자이너 윤기석 등이 대표로 있는 김치쇼핑몰 ㈜남자 에프앤비를 상대로 표시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홍진경 측은 신청서를 통해, “남자김치 측이 ‘홍진경의 6년 아성을 단숨에 무너뜨리며 김치쇼핑몰 1위 등극’이라는 내용의 허위광고를 했다”며 “이 같은 허위광고를 중단해 달라는 요청에 한동안 광고를 내보내지 않다가 다시 비교 문구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홍진경 측은 “자사의 명성이 침해당했으며 소비자들에게 사실 확인 요청이 쇄도했다”며 “앞으로 ‘김치쇼핑몰 부문 1위’나 ‘매출 1위’ 등의 거짓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고 신청서를 통해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자김치 측 관계자는 “쇼핑몰을 오픈하고 2번의 보도자료를 냈다”며 “그 중 첫 번째가 오픈 2주 만에 순위정보사이트에서 김치 쇼핑몰 1위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사용했던 홍진경 이름에 대해서는 오지호가 직접 사과했고, 이후부터는 홍진경 김치 쇼핑몰과 이름을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극적 제목도
소송 부채질

이 관계자는 이어 “기사가 재해석돼 ‘매출 1위’나 ‘홍진경’ 이름이 보도된 적은 있으나 우리의 의도가 아니었다”며 “서로 사업을 하면서 김치라는 이미지가 겹치다 보니 오해가 있지 않았나 싶다. 오해가 생긴 부분은 좋게 해결했으면 좋겠다. 문제가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홍진경의 소송에 앞서 한류스타 배우 이영애 역시 김치업체 ‘일청명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청명가’는 가수 위일청이 2008년 설립한 김치업체로 한류스타 이영애의 얼굴을 간판으로 앞세운 김치와 산삼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영애의 소속사 측은 법무법인 영진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이영애 김치 및 산삼출시’ 관련 보도에 대해 이영애는 ‘일청명가’와는 직접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초상권 사용 허락이나 관련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영진은 이어 “C사와 <대장금> 드라마 이미지에 대해 일부 품목에 대한 초상권사용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있으나, 계약조건에 의해 이영애의 초상권 사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을 명시했다. 또 제품의 종류, 제목(상표명 제품명), 규격, 구성에 대해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도록 돼 있는데 C사가 위 조항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영진은 또 “이로 인해 이영애는 그동안 최고의 모델 및 배우로서 지켜온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 및 피해를 입게 됐다”며 “C사를 상대로 계약위반을 이유로 계약해제예정 통보 및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임을 밝히는 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영애 측 “초상권 침해”
일청명가 측 “진행과정에 오류”

반면 일청명가 측은 “이영애 초상권과 관련해 이영애 측과 직접 계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영애의 초상권을 갖고 있는 C사에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초상권을 비롯, 포괄적인 권리를 넘겨받았다“며 ”또 이영애의 초상권을 사용하는 데 있어 사전에 이영애 측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명시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일청명가’ 측은 이어 “이영애 소속사의 이름으로 발표된 기사를 보고, 당혹스러웠다”며 “그러나 ‘일청명가’는 이영애 초상권 관리회사와 확실한 계약서가 있으므로, 문제가 있다면 이영애 소속사와 초상권관리회사 사이에 진행과정에 뭔가 오류가 생긴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고 밝혔다.

이어 초상권 관리를 맡고 있는 C사를 상대로 법적조치를 한다는 이영애 법무대리인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일청명가’는 법적 소송 대상자가 아니다. 현재로선 아무런 법적대응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필요하지도 않다. 다만 두 회사 사이에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청명가’ 측은 끝으로 “거듭 김치 제품생산에 확실한 진행을 바라고 있다”며 “특히 소속사와 초상권 관리회사 간에 마무리가 잘 돼 한류스타 이영애의 이름에 결코 누를 끼치지 않는 명품김치를 만들어 세계시장에 당당하게 나아가기를 바랄 뿐이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곽진영 ‘종말이 김치’
월 순수익 1500만원

최근 연예계에서는 이처럼 스타들이 김치사업을 둘러싼 전쟁(?)을 치르면서 김치사업으로 성공한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1990년대 국민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철없는 막내 종말이 역으로 사랑을 받았던 곽진영은 전남 여수 출신 어머니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갓김치 사업에 도전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4000만원의 창업비용으로 ‘종말이 김치’를 출시한 그는 창업 9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현재는 월 매출 4000만원, 월 순수익 1500만원의 성공 신화를 써가고 있다.

홍진경은 모델과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다가 지난 2004년 ‘더 김치’라는 브랜드를 론칭, 부부와 싱글족의 입맛에 맞는 김치 만들기에 나서 온라인 김치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려왔다. 이후 홍진경은 만두와 죽, 된장 등의 품목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한류스타 이영애도 소송 제기 “초상권 사용하지 마”
연예인 김치사업 늘어날 것 “안정적인 수요가 이유”

탤런트 김혜자도 ‘김혜자의 정성김치’를 론칭, 젓갈, 양념, 배추 등을 우리 농산물로 만든 김치를 선보였다. 김청도 흑마늘 김치사업으로 독특함을 선보였고, 김수미의 ‘더맛김치’도 TV홈쇼핑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김나운은 ‘김나운더키친’ 이란 브랜드로 홈쇼핑에 ‘속보이는 김치’를 론칭해 인기를 모았다. 엄앵란의 ‘싱싱김치’, 장윤정의 ‘올레김치’ 등도 선전하고 있다. 오지호는 오병진, 윤기석, 김치영 등과 ‘남자김치’를 론칭 6개월만에 4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확장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은 왜 김치사업에 뛰어드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김치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마디로 불황을 모른다는 것.

손맛 좋기로 소문난 중견 여배우들이 ‘어머니’의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면, 후발 주자들은 자신만의 레시피를 강점으로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평가는 물론 수익에서도 성과가 좋은 편이라, 김치전쟁에 뛰어드는 연예인의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치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요가 있다. 게다가 맞벌이 등으로 집에서 김치를 담그기 어려운 사람들이 사먹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어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연예인들의 김치사업 진출이 더 늘어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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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