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중학생 집단구타사건’ 전말

맞은 사람은 ‘엉엉’ 때린 사람은 ‘떵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1년 12월 대구서 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중학생 권모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서에 드러난 가해자들의 잔인한 행각은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학교폭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맞은 사람은 괴롭고 때린 사람은 반성하지 않는다. 전북 고창서 일어난 구타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전북 고창서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중학교 3학년 A군. 이 사건에는 고창 주변 네 군데 고등학교 학생들과 성인들이 연루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A군은 고등학교 2학년 K군 등에게 지난 2월부터 수차례 폭행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A군의 허벅지는 실핏줄이 터져 빨갛게 부었고, 갈비뼈는 부러졌다. 또 머리 정수리 부근이 찢어져 꿰맨 상태다.

현재 진행형인 학교폭력

집단폭행 사건이 알려진 건 지난달 31일. 아들이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군의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그때까지 A군이 고등학생 형들에게 집단으로 맞았다는 사실은 어머니만 알고 있었다.

A군의 어머니는 지난달 24일 K군과의 전화통화서 “아이를 더는 괴롭히지 말아달라. 지금 그만두면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K군은 “알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문제는 통화 이후 일주일이 지난 3월31일, 해당 사건 관련자들이 A군의 집 앞에서 “지금 당장 내려와라” “내려오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A군의 집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관련자들은 아들의 전화를 받고 서둘러 돌아온 어머니가 보이자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 중이던 A군의 아버지는 사실을 알게 되자 집 앞에 있던 관련자들의 자동차를 추적했고, K군과 관련자 2명은 같은 날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A군의 삼촌인 B씨에 따르면 조사를 받은 3명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A군의 아버지는 “직접 폭행에 가담한 학생들뿐 아니라 방관자들까지 서로 입을 맞추고 있다”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학생 한 명에게 덮어씌우려고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고교선배들 15세 학생 무차별 폭행
성인까지 개입된 사실 알려져 충격

피해자 A군과 관련자 K군은 공원서 축구를 하다가 친해졌다. A군은 휴대전화에 K군의 이름을 ‘울 사랑하는 ○○형’이라고 저장해놓고 있었다. K군과 가까워지면서 A군은 그의 지인들과도 관계를 맺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A군은 나이 많은 형들과 지내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폭행은 K군으로부터 시작됐다.
 

폭행이 시작된 건 지난 2월이었다.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극장에 간 A군은 보려던 작품이 매진된 것을 알고 PC방으로 향했다. 그사이 K군은 그가 영화관이 아닌 다른 장소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영화관에 있다더니 거짓말을 한다’며 근처 노래방 화장실로 끌고 가 때리기 시작했다.

3월16일에는 K군의 집에서 폭력행위가 있었다. A군은 당시 ‘땡땡이’ 상태였다. K군과 친구들은 ‘A군이 학교를 빼먹었다’는 이유로 집에 끌고 가 구타했다. 같은 날 A군은 노래방 화장실서도 두들겨 맞았다.

해당 노래방 사장은 “때리고 맞는 상황을 직접 본 건 아니다”면서도 “A군이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당시 해당 노래방에는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았다.


이들의 폭력행위가 절정에 달한 건 다음 날인 17일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형들을 만난 A군은 술을 먹자는 그들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A군을 포함해 자리에 있던 관련자가 미성년자라 술을 살 수 없자 이들은 동네 지인(24)에게 부탁해 와인과 소주, 맥주 등을 구입, 공원으로 이동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을 마신 후 A군은 부모님이 모임 중이던 동네 식당으로 향했다. 그 과정서 K군이 친구의 휴대전화를 이용, A군에게 연락해 “잠시 만나자”고 제안했다.

동네 책방 근처서 K군을 기다리던 A군 앞에 한 대의 자동차가 나타났다. 차에는 K군과 그의 친구들, 운전을 하던 남자(23) 1명 등 총 5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가기 싫다는 A군을 억지로 차에 태워 고창읍에 있는 등산로인 전불로 데려갔다. 산에 끌려간 A군은 K군과 그의 친구 등 최소 3명에게 손과 발, 각목으로 추정되는 물체로 맞았다.

구타의 이유는 ‘A군의 거짓말’이었다.

“소년원에 3년 다녀왔기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중3이 아니고 고3이다” “서울에서 깡패 생활을 했다” 등 거짓말로 자신들을 속였다는 것이다. B씨는 “조카가 초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하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과장’이라는 방어막을 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폭행은 산에서 끝나지 않았다. A군은 관련자 6명과 함께 자동차로 근처 풋살경기장까지 이동했다. 자동차에는 A군을 포함 총 7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자동차 뒷좌석 가운데 A군을 두고 양옆에 두 사람씩 앉았다. 이 때 A군은 머리가 찢어져 피를 흘리고 있었다. 풋살경기장에 도착한 이들은 그 자리에 있던 일행 중 1명에게 A군과 일대일로 싸움을 하라고 지시했다.

피의자 입 맞추고 덮어씌우고
반성의 기미 전혀 없어 ‘분통’

A군이 싫다고 거절하자 이번에는 두 사람을 향한 폭행이 시작됐다. 구타가 계속되자 지목을 받은 K군의 친구는 결국 A군을 때렸다. 당시 A군과 싸웠던 그는 사건 발생 후 B씨와 전화통화서 “저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K군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서에 가서 진술하고 처벌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B씨는 “K군이 학교서 ‘(A군에게) 합의금을 준 만큼 때리겠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A군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왔다. A군은 7세 무렵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이른바 ADHD 진단을 받았다. A군이 ADHD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 학생들의 괴롭힘이 시작됐다.
 

집단의 잔인성은 A군이 초등학교 5학년 때 극에 달했다. 6학년 선배들이 A군의 옷을 벗기고 그 상태로 학교 운동장 한가운데 세워놓은 것이다.

지난해에도 A군은 동급생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렸고, 경찰 조사도 진행됐지만 실질적으로 결론이 나온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폭행 가해자가 징계를 받은 일도 없었다.


B씨는 “(고창이) 지방이다 보니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이라며 “당시에는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에 유야무야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학폭위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A군의 경우, 지난해 발생한 사건에서 진상 조사가 명확히 이뤄졌다면 이번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학폭위는 유명무실

B씨는 “조카도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했고, 학교도 땡땡이 치고, 술을 마시는 등의 행동을 했다. 나나 형님(A군의 아버지)도 조카의 그런 행동에 처벌이 필요하다면 해 달라고 말했다”며 “그래야 가해자들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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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딸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자격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에 최종 합격했다. 외교부가 오직 심 총장의 딸을 위해 전형까지 엎었다는 게 골자다. 외교부는 특혜가 아니라던 입장을 뒤집고, 심 총장 지녀 채용을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사안처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며 맹공을 펼치고 나섰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심모씨는 ‘아빠 찬스’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과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에 합격할 수 없었다. 지원 자격 자체가 미달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입시 비리 혐의를 받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사안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이 심씨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빠 찬스? 수상한 합격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서 심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심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서 언급됐었다. 당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심 총장의 장녀가 1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는데, 심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후보자 장녀가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며 “후보자 자녀는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장녀가)서울대 국제대학원 1학년 때 박철희 교수에게 수업을 받았다”며 “박 교수는 현직 주일대사고, 후보자 본인 장녀가 입사할 당시 국립외교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상 수상자”라며 “제1회(수상자) 박철희 주일대사고, 윤석열정부서 ‘중요한 건 일본 마음’이라고 말한 김태효 차장이 제5회 장려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총장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채용 서류를 내라.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전부터 채용서류 전체를 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의원실서 계속 요구하지만 후보자 동의가 없어서 (외교원이) 내질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외교부의 지난 1월 1차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공고에는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가 응시 자격이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차 공고는 갑자기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됐다. 외교부는 응시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변경 전에 응시했던 이들은 2차 공고 때는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공정채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변경할 때는 채용 관련 심의기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외교부는 인사기획관실과 서면 협의만 거쳤다. 심의기구를 통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채용 공고를 변경한 셈이다. 채용 경력을 두고도 외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거세다. 채용 공고에는 해당 분야 실무 경력 2년 이상이 응시 자격이었다. 그러나 심씨의 경력은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22개월, UN 경제사회국 인턴 6개월로 실제 경력은 8개월에 불과했다. 경력 1년도 안 되는데 스펙 과대 포장해 지원 외교부 전형까지 뒤집어…기존 면접자는 탈락 외교부는 학창 시절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외교부 산하 기관서 2022년과 2023년에 낸 채용공고엔 인턴이나, 교육생,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행정조교 등은 경력서 제외한다고 적시돼있다. 심씨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산하 EU센터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고 실무 경력에 적었다. 하지만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는 심씨가 연구 보조원이 아닌 EU센터 ‘석사 연구생’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심씨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을 출범했다. 조사단에는 한 의원을 포함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홍기원·이재강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박희승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이용우 의원,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이정문 의원,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의원,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백승아 의원 등 총 1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 총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지난 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면접까지 통과해 현재 신원 조사 절차만 남겨둔 심씨의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보됐다. 공익감사는 감사 대상 기관이 자체 감사기구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검찰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해 왔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감사원을 동원해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심 총장 자녀 관련 ‘권력형 비리’ 의혹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심 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비리 의혹 및 서민금융 대출 논란, 심 총장 아들의 장학금 수령 특혜 의혹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외교원 연구원 채용 공고상 자격 요건에 ‘해당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자 중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 경험자’라고 돼있지만 심 총장 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급 바뀐 채용공고 심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총장의 자녀는 대한민국의 다른 모든 청년들과 같이 본인의 노력으로 채용 절차에 임했다. 국회에 자료 제출을 위한 외교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심씨 특혜 채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은)윤석열정권 출범 직후 2022년 7월 정도에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실로 들어갔다가 2024년 1월에 외교부로 복귀해 5월 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를 없애고 새롭게 신설한 외교전략정보본부 외교정보기획국장으로 보직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3년 외교부 연구직 채용 1차 공고 당시 직접 면접에 참여한 박 국장은 지원자 A씨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하지만 A씨는 한국서 나고 자라 학위까지 받은 인물로 언어능력을 문제 삼을 만한 근거는 부족했다. A씨의 탈락 이후 외교부는 2차 공고를 내며 채용 자격을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에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다. 이때 국제협력 분야를 전공한 심씨가 합격하게 된 것이다. 한 의원은 박 국장의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심씨의 채용 과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채용 실무가 인사기획관실이 아닌 외교정보기획국 산하 외교정보1과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아무래도 용산에 파견 나가 있으면 조금 더 넓게 여러 부처와 관련된 사람들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과정서 어떤 방식이든지 어떤 접점이 이뤄지지 않았겠냐라고 하는 것은 있는데 그 부분은 저희가 조금 더 깊이 파봐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먹잇감 심 총장과 갈등을 빚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심씨의 사건은 좋은 먹잇감이다. 지난 3일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심 총장과 조태열 장관을 직권남용,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수사3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해 고발당한 심 총장 사건도 수사 중이다. 사세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장인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을 뇌물성 채용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감사원이 공익감사 청구를 각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익감사 청구는 6개월 이내 결과를 내놔야 하되 기한은 자체 판단으로 늘릴 수 있는데, 그전에 감사에 착수할지 여부부터 감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감사 청구를 각하하는 이유는 통상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공수처 수사가 각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감사원이 거부할 수 없는 국회 요구 감사의 경우에도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사실상 각하’했던 최근 사례도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25일 국회가 요구한 방송통신위원회 2인 구조 등 감사를 두고, 같은 사안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감사원이 결론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매듭지은 보고서를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심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입시 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장관 부부가 받았던 수사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검찰의 이중적 잣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받았던 검찰 수사를 보면 입시 비리 혐의만으로도 압수수색 등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심 총장 딸의 경우 멀쩡하게 살고 있다는 걸 국민 눈높이서 봤을 때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라며 “이건 상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민은 집유 “강도 높게 수사해야” 용산 파견 키맨 박장호 국장 뒷배? 여당인 국민의힘도 조용하다. 지난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을 두고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수처가 심 총장과 심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고발 사건이 이어지면서 수사 지연은 불가피하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 등 4명의 검사 임명을 대통령실에 제청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인사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9월에도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 등 3명의 검사를 추천했지만 대통령실은 반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답이 없는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될 때까지 이들을 임명하지 않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송창진 수사2부장의 면직을 재가하면서도 신규 검사 임명은 하지 않았다. 한 총리의 뒤를 이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청 등 부처 인사는 진행하면서도 공수처 검사는 임명하지 않았다. 신규 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고질적인 공수처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현재 검사 인원은 휴직자 1명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규 검사 7명을 임명해도 정원보다 4명이 부족하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과부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수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비위 의혹 수사 등 기존 수사에 인력이 집중돼있어 타 수사를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는 토로도 상당하다. 수사? 미지수 공수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발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받은 사건을 전부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이 하루빨리 검사 임명을 해줘야 타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박에 반박 나선 외교부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외교부는 “관점에 따라 제도 운영 과정서 미흡했던 부분이 지적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한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에 석사 취득 예정 상태였던 심씨가 채용된 것에 대해 심씨만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학위 취득 예정서를 공식 증명서로 증빙하면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했던 사례가 2021~2025년까지 총 8건 더 있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올 초 외교부 정책조사 연구원 채용 과정서 이미 최종 면접까지 마친 응시자가 불합격 처리되고, 심씨를 위한 ‘맞춤형’으로 응시 자격을 바꿔 재공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1차 공고를 냈을 때 응시 인원이 6명에 불과했고, 그 중 유일하게 경제 관련 석사학위를 소지한 응시자 1명에 대해 외부 인사 2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면접위원회가 최종 면접을 했으나 채용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1차 채용 공고문에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사전에 공지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2차 공고에선 응시 가능 대상을 넓히기 위해 자격 요건을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고, 그 결과 19명의 지원자가 응시해 심씨를 포함한 5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처럼 1차 공고 후 적격자가 없어 전공·자격증 분야 등 응시 자격 요건을 변경해 재공고한 사례는 타 부처는 물론 외교부 내에서도 과거 전례가 있다면서 “(심씨가)유일하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앞서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응모한 사람이 적더라도 (같은) 채용 공고 사이트를 보면 재공고를 해서라도 기한을 연장해 해당 분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심씨가 또 다른 응시 요건인 ‘실무 경력 2년 이상’을 충족했는지도 논란이 큰 쟁점이다. 외교부는 심씨의 실무 경력을 국립외교원 경력 8개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보조원, 유엔 산하 기구 인턴 등을 포함해 총 35개월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인턴, 조교 등은 통상 실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경험과 경력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