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학교폭력 7대 재앙 대분석

폭력에 우는 아이들…"초등학생 때부터 맞았다"

[일요시사=이보배 기자] 청소년들 사이에 잇따른 학교폭력의 잔인한 형태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경악케 하고 있다. 누구를 막론하고 청소년이라면 존중받아야할 최고의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으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 유린당하고 있는 것. 이에 (재)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은 지난 3일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지켜봐야할 학교폭력 7대 재앙을 발표하고,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관련 당사자 및 범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재)청예단 학교폭력실태조사 발표 경고
초중고생 22%, 1년 동안 학교폭력 경험

학교폭력은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무형의 공포인 따돌림과 괴롭힘, 집단으로 친구를 괴롭히고 마구 폭행하는 집단폭행, 피해를 입는 친구들을 보고도 외면하는 아이들, 빵셔틀과 졸업식 뒤풀이 등 여러 형태로 청소년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와 관련 청예단은 지난 3일 학교폭력이 가져올 수 있는 7대 재앙을 발표했다. 청예단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죽음의 고통과 함께 일상생활의 파탄을 가져올 수 있다.

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생들 10명 중 3명이 고통을 호소했고, 이 중 30%는 피해 후 죽음을 생각한다고 응답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었다. 또 1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피해 후 학교 등교거부를 호소했다.

자살충동·등교거부
일상생활의 파탄 가져와

청예단이 초·중·고등학생 35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 많이 고통스러웠다 + 고통스러웠다가 60.8%로 드러나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고통정도를 살펴보면 남학생의 경우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가 10.4%, 많이 고통스러웠다는 응답은 19.7%, 고통스러웠다는 29.8%로 집계됐고, 여학생의 경우에는 각각 23.3%, 20.7%, 19.8%로 나타나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학교폭력 이후 훨씬 고통스러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살 충동에 대해서도 남학생은 전혀 없다는 74.2% 의견을 제외한 25.8%가 1년에 1~2번 이상 충동을 느낀다고 답했고, 여학생은 55.6%의 전혀 없다는 의견을 제외한 44.4%가 1년에 1~2번 이상이라고 대답했다.

등교거부에 대한 분석 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혀 없다는 47.8% 의견을 제외하고 최소한 1년에 1~2번 이상씩은 모두 등교 거부에 대한 충동을 느꼈던 것.

이어 청예단은 학교폭력의 7대 재앙 중 두 번째로 만연화 된 학교폭력을 꼽았다. 당하고도 폭력인지 장난인지 모를 정도로 학교폭력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졸업식 뒤풀이도 학교폭력으로 볼 수 있고, 학생 간 계급권력의 존재로 피라미드식 폭력과 착취주고, 사이버 폭력, 성폭력 등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이런 행동이 학교폭력인지 모를 정도로 일상화, 만연되어 있고, 이는 학생들 자신의 행동의 학교폭력인지 아닌지 조차 모르는 상태로 폭력을 가하고, 피해 학생 역시 당하고 있는지 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나아가 학교폭력은 학생들이 장난으로 또는 이유 없이 폭력으로 응대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실제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27%가 장난이라고 답했다. 이어 23%는 상대학생이 잘못해서라고 말했고 오해와 갈등(16%) 이유없음(13%) 순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청예단은 "가해학생의 장난과 상대방이 잘못하면 폭력으로 당연하게 해결한다는 폭력에 대한 일상적이고 관대한 우리사회의 병폐적인 모습이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폭력
아이들 목 조인다

그런가 하면 청예단은 보이지 않는 학교폭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밝혔다. 학교폭력 피해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살펴보니 신체폭력은 25.8%로 나타났고, 집단따돌림? 괴롭힘은 42.9%로 집계돼 눈에 모이는 유형의 폭력피해에 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학교폭력이 증가하고 있어 피해당하는 학생들의 현실과 심각성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청예단 측은 "보이지 않는 폭력 유형들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급한 조치와 보호체계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당하는 장소는 학교교실, 복도, 화장실 등 학교 내가 75.2%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폭력 피해를 당하는 시간 역시 쉬는 시간, 점심시간, 수업시간 등 학교 내(68.8%)로 집계돼 학생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 안에서 학교폭력에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청예단은 학교폭력의 7대 재앙 가운데 하나로 아이들을 위협하는 말초적 미이디어물의 난무를 꼽았다. 폭력영화, 인터넷, 시뮬레이션 게임, 애니메이션 등 영상매체의 폭력과 잔인함, 선정성 등이 트렌드에 익숙하고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실제 이런 미디어물이 학교폭력에 끼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느낀 청소년은 과반수 이상인 53.7%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청예단은 이런 학교폭력 전문 상담기관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 역시 학교폭력전문상담기관의 필요성과 관련,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가 61.6%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청예단은 "현재 관련부처에서 가족 및 청소년 상담기관을 운영·지원하고 있으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학교폭력 SOS 지원단 이외에는 학교폭력상담지원을 전문적, 실제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학교폭력전문상담기관의 16개 시도별 확대와 지원 강화가 시급하고, 아울러 16개 시도에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지원을 하기 위한 조례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근절 위한
10개 요구안 발표

학교폭력 7대 재앙을 분석한 청예단은 이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10개 요구안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청예단은 정부를 향해 점점 더 심각해지는 폭력과 이로 인한 청소년 자살, 등교거부 등의 폐해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법규를 실효성 있게 재정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쟁위주의 교육방식이 아닌 인성 및 공동체 의식 교육을 확대·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하도고 모른척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학생들이 그 이유로 같이 피해를 당할까봐(27.5%) 관심이 없어서(24.6%)라고 답한 것은 성적위주의 교육과 인성교육의 부재가 불러온 결과라는 주장이다.

세번째로 괴롭힘, 따돌림 등 보이지 않는 학교폭력으로 피해 받는 학생들을 위해 실제적인 보호조치와 체계를 강화하고,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강도 있는 처벌조치와 특별교육 등 제대로 된 선도와 교육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41%는 가해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응답했고, 30%는 피해학생에게 사과하고 일이 좋게 해결됐다고 답했다. 거의 대부분의 가해학생이 처벌을 받지 않은 것.

제대로 되지 않은 처벌은 자신의 가해 행동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고 이는 지속적인 학교폭력을 낳게 된다. 이에 청예단은 "가해학생들의 처벌에 국한하기 보다는 잘못된 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같은 행동이 반복되지 않도록 처벌과 교육이 적절히 병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돌림·괴롭힘 등 보이지 않는 폭력 심각
학교폭력 대책강화·예방활동에 앞장서야


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매체와 게임에 대한 정부차원의 규제 대책과 청소년 보호체계 마련을 촉구하고,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한 긴급 보호 및 지원과 학교폭력전문상담기관을 설치·확대할 것을 지적했다.

학교폭력과 피해자와 목격자에 대한 신고와 보호조치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각 지자체에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대책과 예산편성을 확대·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심각한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이 아닌 체계적인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실효성 있는 예산지원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청예단은 학교 측의 실효성 없는 대규모 강당식 전달교육과 방송강의를 당장 중지하고, 1만 여개의 학교에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들의 학교폭력 전문교육을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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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