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PGA 무명의 반란

미국산 닭띠, 토마스를 아십니까?

2017년 PGA투어가 시작되자마자 무명의 골퍼가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을 거두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1993년생 미국산 닭띠 저스틴 토마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스틴 토마스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에서 열린 소니오픈 4라운드에서 토마스는 5언더파 65타, 최종 합계 27언더파를 기록하며 2위 저스틴 로즈(영국)를 7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무명 선수서
일류 골퍼로

대회 첫날에는 11언더파 59타를 쳐 PGA투어 사상 최연소로 60대 타수의 벽을 넘었다. 21년 동안 PGA투어에서 활동하며 엄청난 기록들을 쏟아 낸 타이거 우즈도 한 라운드 60타의 벽은 넘지 못했으며 50대 타수는 PGA투어 통산 7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다.

둘째 날에는 2015년 BMW 챔피언십에서 제이슨 데이(호주)가 세운 종전 36홀 최소타 기록인 124타를 넘어선 17언더파 123타의 기록으로 PGA투어 36홀 최소타 기록도 경신했다. 마지막 날에는 5타를 더 줄여 27언더파 253타로 72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토마스의 타수는 2003년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72홀 최소타 기록(254타)을 1타 줄인 신기록이다.

이 대회 우승은 첫날부터 선두를 달린 끝에 차지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며 이로써 토마스는 2016~2017시즌 PGA투어로 열린 8개 대회에서 벌써 3승을 기록했다. 새해 들어 열린 2개 대회의 우승컵 모두 그의 차지가 됐고 우승 상금 108만달러(약 12억7000만원)를 거머쥐었다. 하와이에서 열린 2개 대회를 제패한 선수는 2003년 어니 엘스(남아공)에 이어 두 번째다.


눈부신 활약 덕분에 토마스는 생애 처음으로 세계랭킹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지난달 17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2위에서 8위로 뛰어올랐다. 또한 페덱스랭킹 1614점을 획득해 마쓰야마 히데키를 2위(1176점)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투어 뜨겁게 달군 신성
‘우승+기록’ 일석이조

1993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난 토마스는 골프 집안 출신이다. 토마스의 할아버지가 1962년 US오픈에 출전했고, 아버지는 골프장 헤드 프로로 3대가 똑같은 홀에서 홀인원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토마스는 아버지가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해 자연스럽게 클럽을 잡았고 14세부터 30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 거리를 내며 화려한 주니어 시절을 보냈다.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보다는 조던 스피스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던 토마스는 대학시절에는 스피스 못지않은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09년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역대 세 번째 어린 나이(16세3개월24일)로 컷 통과에 성공했다. 2012년 앨라배마대학교에 진학한 토마스는 1학년 때 그해 가장 뛰어난 대학생 골퍼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2013년 프로 전향 후 2부 투어인 웹닷컴을 전전하다 2015년에야 PGA투어에 데뷔했다. 그는 친구인 조던 스피스가 메이저 2승 등 통산 8승을 올리며 세계 랭킹 5위에 오르는 동안 별다른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15년 10월 CIMB클래식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올 시즌 첫 대회인 SBS 챔피언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고 다시 일주일 만에 엄청난 기록을 쏟아내며 골프팬들을 사로잡았다.

엄청난 존재감
연거푸 우승

177.8㎝·66㎏으로 골프 선수로는 다소 왜소한 편이지만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평균 300야드 이상인 토마스는 지난 시즌 PGA투어에서 평균 300야드 이상을 친 27명 가운데 체구가 가장 왜소해 ‘마른 장타왕’이라고 불린다. 토마스가 지난해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기록한 414야드는 지난 시즌 PGA투어 최장 드라이버 샷으로 기록됐다.


토마스는 장타 비결로 “땅의 기운을 활용해 온몸으로 드라이버를 친다”며 “임팩트에서 팔로우 스루로 이어지는 순간 두 발로 땅을 박차듯 역동적인 스윙을 한다.

토마스의 ‘절친’ 스피스는 “토마스는 원래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라며 “토마스의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고 축하했다. “그는 쇼트게임을 정말 잘하며 쉬운 홀을 잘 이용할 줄 안다”며 평가했다.

세계 남자골프계를 재편하고 있는 토마스의 등장으로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존슨(미국), 조던 스피스 톱4의 경쟁 시대인 세계 남자골프계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판도 바꿀 만한
발군의 실력

토마스의 이름을 넣어 ‘톱랭커 5인방’으로 불려도 좋을 만큼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토마스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올해 4월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우승 배당률도 급등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베팅업체 ‘웨스트게이트 라스베이거스 슈퍼북’은 토마스의 마스터스 우승 배당률을 25대1로 내다봤다. 토마스는 지난해 8월 이 배당률에서 80대1을 기록했고 올해 초만 해도 60대1에 불과했다. 그러나 SBS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하자 배당률이 40대1로 조정됐고 소니오픈마저 제패하자 25대1까지 낮아졌다. 헨릭 스텐손(스웨덴), 리키 파울러(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과 배당률이 같다. 우승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AP통신 보도에 의하면 토머스의 아버지 마이크는 아들 저스틴이 두 살 때 샤프트를 잘라내 만든 작은 드라이버를 그에게 선물했다. 나무 헤드가 달린 작은 드라이버로 공을 내려치는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그러나 마이크는 아들이 먼저 골프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할 때까지 정식으로 레슨을 해주지 않았다. 많은 어린 골퍼들이 부모들에게 압박을 받고 일찍 포기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마이크는 아들이 스스로 골프에 대한 열정을 갖길 바랐다.

조던 스피스의 절친서 일류 골퍼로
성공 열매 된 아버지의 든든한 내조

아들이 세계 톱클래스 프로선수로 성장한 요즘도 그는 아들의 스윙을 점검하면서 절대로 먼저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스윙 동영상을 보고 저스틴과 캐디가 먼저 알아차리고 이야기하도록 기다린다.

마이크는 아들이 주니어 대회에 나가 멀리서 전화를 할 때마다 늘 “오늘은 몇 개였어?”라고 질문했다고 밝혔다. 그 몇 개는 타수나 스코어, 버디수 등을 묻는 게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파온을 기록했느냐를 그들 부자는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아들의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을 우선 가치로 여긴 마이크는 어떤 특별한 순간보다 여명을 가르며 둘이 골프를 즐길 때, 골프공을 누가 더 핀 가까이에 던지는지 내기할 때 등 평범한 일상을 최고의 추억으로 꼽았다.

또 마이크는 아들이 주니어 시절부터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좋은 기록을 낼 때마다 기념 공을 수집해 집에 전시하고 있다. 최근까지 128개를 모은 그는 하와이에서 5개의 공을 더 챙겼다. 두 개는 SBS 토너먼트오브 챔피언스와 소니오픈 우승 기념 공이었고, 나머지 3개는 토마스가 소니오픈에서 달성한 18홀·36홀·72홀 PGA투어 최소타 기록을 기념하는 공이었다.


아들을 향한
애틋한 부정

새해 벽두부터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토마스의 곁에는 늘 사랑으로 지켜보며 조언하고 지지하는 아버지가 있었다. 마이크는 “아들이 건강하고,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좋다.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며 아들에 대한 사랑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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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작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