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비자금 미스터리 <추적>

순항 중인 ‘박찬구호’ 돛대 꺾이나

이제 갓 돛대를 달고 순항 중인 ‘박찬구호’가 거친 풍랑을 만났다. 검찰의 ‘사정 폭풍’이 금호석유화학을 덮친 것. 금호석유화학은 물론 업계에선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적잖은 뒷말이 나오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비자금 의혹. 세간의 관심은 ‘누가 찔렀을까’에 쏠리고 있다.

본사·협력업체 압수수색 “회계장부 등 확보”
수사 배경 관심…“누가 왜 찔렀나” 의문 증폭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석유화학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이날 2∼3곳의 금호석유화학 협력업체도 압수수색했다.

박찬구 회장은 출국금지 된 상태.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회사 임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박 회장 소환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검찰이 뒤지는 것은 비자금이다. 비자금 규모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검찰은 “현재 수사 초기 단계라 비자금 규모, 조성 방법 등을 자세히 밝히긴 어렵다”고 밝혔다.

수십억∼수백억원대
‘검은돈’ 실체 추적


금호석유화학은 발칵 뒤집혔다. 회사 관계자는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사실과 다를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합성고무생산자협회’연차 총회 행사장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검찰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세간의 관심은 검찰 수사 배경에 모아지고 있다. 검찰에 ‘누가 찔렀을까’하는 의문이다. 검찰은 금호석유화학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 기초적인 자료 검토 등 내사를 마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내부 제보자의 귀띔이 있지 않았겠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익적 제보보다는 개인적 감정 등 제보자가 원한을 갚으려는 사적 동기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비자금 수사는 대부분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관련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면서 시작된다”며 “금호석유화학 수사도 비자금 조성 내용을 깊숙이 아는 내부자가 흘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6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광폭 행보를 보이며 경영정상화에 ‘올인’해왔다. 그는 “직원들이 열심히 해 준 결과 회사 주가가 많이 올랐고 앞으로도 올라갈 가능성이 보인다”며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까지는 자율협약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결과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6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28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급증한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2분기 실적 전망치도 좋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해고된 고위 임원이 앙심을 품고 검찰에 비자금 첩보를 제공했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재계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무더기 정리해고가 잇따르고 있다. 오너와 전·현직 고위 임원들의 비리 의혹부터 회사 경영에 관한 의혹까지 각종 폭로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당해고자모임 한 간부는 “쫓겨나는 마당에 무슨 짓을 못하겠냐. 죽으면 혼자 죽겠냐. 그럴 수 있다면 나름 대책을 세우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실제 검찰의 수사를 받았던 대기업들은 하나같이 내부 고발로 진땀을 흘렸다. 최근 들어 ‘검풍’이 휘몰아친 곳은 한화그룹, 태광그룹, C&그룹 등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내부자 제보가 결정적으로 검찰을 움직이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한화그룹의 비자금 의혹 수사는 금융계열사의 퇴직 직원의 제보에서 비롯됐다. 2005년 퇴직한 이 직원은 지난 6월 금융감독원에 차명계좌 등 증거와 함께 “한화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고 제보했다. 태광그룹도 결정적인 제보에 의해 수사가 시작됐다. 태광그룹 수사가 단기간에 그룹의 심장부를 겨냥한 것은 내부 고발자가 건네준 구체적인 자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C&그룹 수사는 오너를 수년간 가까이서 보좌한 수행비서와 오너와 불화를 겪었던 전·현직 임원들의 제보가 큰 역할을 했다. 앞서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와 2006년 현대차그룹 비자금 조성, 2007년 삼성그룹 특검 역시 내부 인사들의 제보로 시작됐다.

잘나가다 ‘삐거덕’
결정적 제보 가능성

검찰의 금호석유화학 수사가 협력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검찰은 금호석유화학 본사와 함께 협력업체도 뒤졌다. 검찰은 박 회장이 지인과 친인척 등이 운영하는 협력업체와 거래를 맺으면서 납품단가 등을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지인 이모 대표의 G사, 지인 김모 대표의 S사, 작은처남 위모 대표의 J사 등이 검찰의 타깃이다. 검찰은 이들 회사가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창구 역할을 했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금호석유화학에 물건을 납품하고 있는데도 다른 업체가 공급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허위 작성해 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을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업체에서 싸게 구입한 물건을 금호석유화학에 비싸게 파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의혹도 있다.

‘원한’ 내부 고위임원 제보?
‘왕따’ 협력업체 정보 제공?
‘앙심’ 금호가 갈등 분풀이?

상황이 이쯤 되자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거나 알고 있는 협력사의 제보가 있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이 구조조정과 경영권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금호석유화학에게 팽 당한 협력업체가 홧김에 민감한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검찰이 비자금 조성에 개입한 혐의가 있는 협력업체들을 딱 꼽아 압수수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금호석유화학 측도 ‘물 먹은’협력업체들을 의심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해 “죄지은 사람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협력업체나 다른 사람들의 의도적인 음해가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또 음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도 내비쳤다.

검찰은 박 회장 일가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들을 통해 조성된 비자금이 박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매입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 배경으로 금호일가의 이상기류를 배제할 수 없다. 금호일가는 2009년 ‘형제의 난’이후 냉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룹에서 계열분리 수순을 밟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가 터지지 않았냐는 관측이다. 형제간 분쟁에서 이번 비자금 의혹이 불거졌다는 의견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형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회장의 해묵은 갈등이 이번 수사의 원인이 되지 않았겠냐”며 “만약 그렇다면 금호가 ‘형제의 난’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도적인 음해”
또 형제의 난?


박삼구-박찬구 형제가 처음 충돌한 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찬구 회장은 향후 자금난을 걱정해 인수를 반대했지만 박삼구 회장이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구 회장의 예상대로 그룹은 대우건설을 삼킨 대가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고, 박삼구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형제간 불신의 싹이 자랐다. 형에게 불만을 품은 박찬구 회장은 돌연 그룹 경영권을 노린 ‘쿠데타’를 일으켰다. 2009년 6월부터 아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장과 함께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당초 10.01%에서 18.47%로 늘렸다. 이게 화근이 됐다.

‘10.01%’는 금호가 형제들이 동일하게 보유해온 이른바 ‘황금 지분율’이다. 뒤늦게 박삼구 회장 부자도 금호석유화학 지분(11.77%)을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동생에게 뒤통수를 맞은 박삼구 회장은 결국 ‘동반 퇴진’이란 초강수를 뒀다. 박삼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009년 7월 다른 친인척들의 지분을 동원해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직을 박탈했다.

이후 검찰 주변에선 양측이 상대방의 치부를 드러낼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X파일’을 수집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해 두 형제가 경영에 복귀하고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리는 등 금호석유화학의 계열분리가 속도를 내자 검찰에 X파일이 접수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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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