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봉사점수 따기 백태

이어폰 끼고 구세군 종 ‘딸랑딸랑’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봉사활동 단체들의 횡령과 비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흐려진 봉사활동에 대한 순수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청소년들 사이에선 봉사활동이 점수를 따기 위한 통과의례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강해졌다. ‘나눔의 계절, 겨울’도 모두 옛말이 돼버렸다.

최근 지하철역서 구세군 복장을 한 청소년들이 자주 목격된다. 매일 같이 청소년들이 돌아가면서 구세군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광경은 유독 구세군뿐이 아니다. 유명한 각종 자선단체 활동에는 청소년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대충대충

광명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A양은 봉사활동 점수를 준다는 말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밖에 서 있는 일인데 음식조차 제공되지 않았다. A양은 “아무리 자원봉사라지만 최소한의 처우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B군은 “봉사활동 점수를 준다기에 지원했지 딱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은 아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대학입시와 취직에는 ‘자원봉사 경력’이 중요하게 됐다. 생활기록부를 위해 혹은 자기소개서 스펙을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과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원봉사인지 아니면 강제적 봉사인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1995년 5월31일 교육개혁을 계기로 전 사회의 교육 강화, 실천 중심의 교육, 인성·도덕교육의 강화, 개별성을 고려한 교육 등 네 가지를 기본정신으로 한 새로운 교육의 틀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의무화해 성적에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은 시행 초기 단계에서부터 여러 가지 많은 문제점을 보였다. 이미 대부분의 청소년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되는 봉사점수를 채우기 위해 형식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도·감독 역시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에 대한 사전교육과 사후평가도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

한 전문가는 “봉사활동의 참뜻보다는 ‘대입 전형에 필요하니까’라는 통과의례로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교육적으로 자원봉사의 경험은 중요하지만 단지 정량적으로 몇 시간을 채우면 인정해주는 그런 성격의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내신으로 매일 같이 경쟁에 세워놓는 교육 당국이 이러한 자원봉사를 역설하는 것도 이율배반적”이라고 말했다.

순수성 잃은 봉사활동의 비참한 현실
자발적 참여 옛말…점수용으로 전락

봉사활동 단체들의 횡령과 비리 문제도 계속해서 제기됐다. 지난 11월 벽화봉사를 갔던 C씨. 봉사활동 단체는 참가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내라고 했다. 하지만 단체는 지자체서도 벽화를 그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참가비로 구입하겠다던 벽화용품과 식사도 지원을 받았다. C씨는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했지만 내가 낸 돈과 지자체서 받은 수고비가 모두 봉사단체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것은 찝찝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법의 심판을 받은 단체들도 있다. 지난 5월 익산에선 청소년 봉사체험활동 프로그램 참가비와 직원공제회비 수천만원을 빼돌린 전북 익산시 자원봉사종합센터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다.

붙잡힌 D(45)씨 등 5명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자원봉사센터서 진행한 청소년 봉사체험학교 프로그램의 참가비로 받은 1000여만원을 나눠 가졌다. 이들은 센터 직원 20여명이 급여에서 매달 일정액을 공제해 모은 회비 1000여만원을 나눠 가진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빼돌린 돈을 생활비 등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기부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기부단체 비리가 기부활동에 미친 영향‘에 대한 조사에선 “기부할 마음이 사라졌다”는 응답이 39.6%로 가장 많았고 “기부단체의 신뢰도 확인”이 24.7%를 차지했다. 반면 “별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는 사람은 13.3%에 그쳤다.

연말연초에 기부 및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은 과반수에 못 미치는 42.3%에 불과했으며 세부적으로는 기부활동 계속(23.3%), 봉사활동 계획(9.8%), 기부·봉사활동 계획(9.2%) 순이었다. 기부가 활발한 연말연시이지만 봉사단체들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신뢰도가 떨어져 10명 가운데 4명은 기부할 마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시간만 때우자”

수십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온 한 봉사활동 단체 관계자는 “어떤 일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돕는 것, 이런 활동이 자원봉사”라며 “그런 뜻에 앞장서야 하는 단체에서조차 이익을 추구하고 비리가 만연한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단체들이 자원봉사의 순수한 뜻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봉사단체 및 개인 봉사자들을 위한 소양 교육을 더욱 활성화시켜 순수하게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는 봉사자들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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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