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탱탱한 봄의 유혹

살랑살랑 봄바람에 들썩이는 마음

김천 자두꽃축제…자전거 타고 하얀 봄꽃 즐길 수 있어
청산도 슬로우 걷기축제…걷기와 전통자원 체험
고창 청보리밭 축제…몸과 마음 쉴 수 있는 여유 제공
김해 가야문화축제…‘가야 르네상스 대탐방’ 콘셉트
청풍호 벚꽃축제…벚꽃과 어우러진 청풍호 감상

바람을 불어넣은 공처럼, 눈 돌리는 곳마다 그야말로 ‘탱탱한’ 봄이다. 유유자적 충만한 자연을 완상(玩賞)하는 여행이 제격이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는 볼거리뿐만 아니라 놀거리도 있어야 하고, 먹을거리에 입도 즐거워야 한다. 지자체들이 정성껏 마련한 봄축제를 찾아가 보면 어떨까. 몰려든 인파들로 북적이긴 하지만, 제철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다양한 체험거리들도 즐비하다.

김천 자두꽃축제

경북 김천 자두꽃축제가 오는 4월9일과 10일 농소면 봉곡리 샙띠마을 일원에서 개막된다. 제1회 김천 자두꽃축제는 자두꽃 개화시기에 맞춰 열리는 것으로 전국 최대 자두 생산지로 각광받고 있는 김천 자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틀간 열린다. 김천문화원 주관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가족, 연인, 친지들이 함께 어우러져 걷기와 자전거를 타고 4월의 하얀 봄꽃을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자두꽃길 체험’에는 시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안내를 맡아 자두와 지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자두꽃의 아름다운 자태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사진콘테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봉곡리(샙띠마을)는 시의 상징새(市鳥)인 왜가리가 서식하고 있는 마을이라 볼거리를 한층 더 높여 줄 것으로 기대 된다.

부대행사로서 자두꽃 압화, 자두꽃 화전, 자두와인·막걸리 시음, 왜가리 탐방, 도자기 굽기, 천연염색, 페이스페인팅, 자두송편 만들기, 자두젤리 만들기체험, 다도체험, 민속놀이 체험(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등이 김천자두협회와 이화만리녹색농촌체험마을, 김천대학교의 협조로 진행된다.
이화만리(李花萬里)라는 명칭은 ‘자두꽃 향기가 만리까지 퍼져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재희 새마을문화관광과장은 “참가자들을 위해 농촌마을의 추억을 즐길 수 있는 자두꽃국수, 자두꽃비빔밥, 부침개 등 먹거리장터도 운영될 예정이다”며 “자두꽃 사진 콘테스트에는 대상 1명에게 300만원 등 총 890만원의 시상금도 지급된다”고 말했다.
축제 참가비는 1만원으로 초등학생은 무료다.

청산도 슬로우 걷기축제

슬로시티로 잘 알려진 전남 완도군 청산도 슬로우 걷기축제가 오는 4월8일부터 23일간에 걸쳐 봄의 가장 긴축제로 열릴 예정이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청산도 슬로우 걷기축제는 ‘느림은 미학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세계 슬로길 1호를 따라 걷기와 전통자원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로 펼쳐질 계획이다.

국제슬로시티 연맹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세계 슬로길 1호(11코스, 42.195㎞) 걷기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느리게 걷고(緩步)·웃으며 걷다보면(莞步)·어느새 완보(完步)하는 ‘청산완보 프로그램’이 선보이며 서편제 주인공처럼 걷기·청산 슬로길 달빛 기행·시계 없이 마냥걷기·찾아라 동서남북·청산도 노을감상 등 걷기코스별 테마와 체험거리가 풍부한 슬로길 100배 즐기기도 함께 열린다. 또 4월16일에는 세계 슬로길 1호 공식 인증 선포식과 함께 그야말로 축제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축제에는 청산도 옛날방식 그대로 잘 보존된 전통자원 체험행사도 풍부하다. 발도장 찍기, 우리집 가훈 쓰기, 유채 화장품 만들기, 조개공예 및 전통놀이체험, 느림보 우체통 편지쓰기, 슬로푸드 체험, 폐부자 달팽이 만들기가 펼쳐지며 주말 가족 단위 체험프로그램으로 전통 고기잡이 방식인 휘리체험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전시행사로 꿈꾸는 달팽이, 소망의 종이배 전시, 슬로트리 전시, 사랑의 엽서 전시, 청산도 이야기전 등이 다채롭게 펼쳐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완도군 청산도 슬로우 걷기축제에는 슬로길을 걷는 여정 사이 청산도 고유 음식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 장터가 운영되며, 예약 판매하는 슬로푸드 도시락, 싱싱하고 맛있는 청정해역 완도산 특산품과 슬로축제 기념품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판매장도 열릴 예정이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

‘생생한 초록물결이 넘실거리는 청보리 밭’을 테마로 녹색관광을 선도하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공음학원농장에 조성된 30여만평의 드넓은 보리밭에서 오는 4월23일부터 5월8일까지 16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된다.

이번 축제는 그동안 단순히 경관만 보여주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바쁜 일상에 지쳐있는 현대인에게 ‘살아 숨쉬는 보리밭 사잇길에서 잠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는 공간적 의미의 축제로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영호 축제위원장은 “그동안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매년 60만명의 관광객과 200억원의 경제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모범적인 경관농업 축제로 인정받고 있으나 최근 타 자치단체에서 고창 청보리밭을 모방한 축제가 많이 생겨나 우려된다”며 “금년도 축제는 고창 청보리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보리밭 축제의 원조이자 전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명성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추억을 가미한 이야기속 보리밭 사잇길 걷기 ▲보리를 이용한 토피어리 정원 ▲설치미술 작품 ▲방문객이 직접 연출하는 소원바람개비 체험 존 ▲<TV동물농장> ‘개과천선’의 이종웅 소장과 연계견 마루와 함께 하는 청보리밭 가족걷기 등 지난해보다 더욱 풍성해진 내용으로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하는 보리개떡, 보리쿠키, 보리강정 만들기와 천연염색, 나무공예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같이 개최될 예정이다.

김해 가야문화축제

경남 김해를 대표하는 축제인 제35회 가야문화축제가 오는 4월13일 축제 시작을 고하는 고유제와 혼불 채화를 시작으로 5일간 대단원의 막이 오른다. ‘2000년 고도 가야의 맹주, 새로운 김해’를 주제로 하고 ‘가야 르네상스 대탐방’을 콘셉트로 한 이 축제는 오는 17일까지 시내 대성동고분군과 수릉원 일원, 가야의 거리 등에서 김해시가 주최하고 (사)가야문화축제제전위원회가 주관한다.

제4의 제국 가야를 건국한 김수로왕의 창국 정신과 위업을 기리며 독창적이고 찬란했던 가야 문화의 재조명을 통해 인구 50만 대도시의 위상과 가야맹주 김해의 이미지를 국제적인 역사·문화·교육 중심도시로 인식시켜 나가기 위해 매년 이 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구지봉에서는 고유제와 혼 불 채화가 선보이며 수로왕릉에서는 춘향대제가 개최된다. 축제 특설무대에서는 개·폐막식과 제4의 제국 <가야> 뮤지컬, 전통예술 공연, 장유화상 추모제, 예술 공연마당, 해외예술 공연, 아시아공연예술제, 김해석전놀이, 가야의 골든벨이, 국립김해박물관에서는 수로왕행차 출발, 가야사국제학술회의, 동화구연대회, 청소년한마당이, 대성동고분군에서는 가야 꽃 전시체험 포토존, 불꽃놀이, 김해특산품전이 펼쳐진다.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는 전국 가야금경연대회, 아시아공연예술제가, 가야의 거리에서는 가야문화체험, 소망 등 설치전, 김해중소기업제품박람회가, 수릉원(가야문화체험존)에서는 가야문화체험, 가야병영체험, 가야문양 깃발 설치 전, 몽골문화체험관, 세계 희귀 말 전시체험관, 물레방아 설치전, 작은 동물원(토끼), 조류전시관, 가야의 추억이, 구 외동운동장 및 교육지원청 등에서는 큰 줄다리기, 해반천에서는 김수로왕 및 허황후 뱃길체험, 가야 바다놀이체험이 각각 선보인다.

이 외에도 전국백일장, 전국사진공모전, 전국시조경창대회, 전국웅변대회, 전국한시백일장, 전국 학생 미술실기 대회,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전국경전성독대회 등이 열린다.

청풍호 벚꽃축제

충북 제천시는 벚꽃과 어우러진 청풍호의 아름다움을 많은 관광객과 함께 하기 위해 오는 4월15일부터 17일까지 제15회 청풍호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제천시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올 벚꽃축제는 제천시 청풍면 문화마을과 청풍문화재단지 일원에서 열린다.

벚꽃 개화기에 맞춰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13㎞에 이르는 벚꽃길을 걸으며 벚꽃과 어우러진 청풍호를 감상할 수 있다. 공연, 체험, 경연, 전시, 부대행사 등이 어느 축제 때보다도 다채롭게 준비된 것이 특징이다.

개막공연은 청풍문화마을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체험행사로는 달빛 따라 벚꽃길 따라 걷기, 벚꽃 네일 아트 및 페이스페인팅, 풍란 석부작, 천연비누 만들기, 월악산 테마 사진전 및 타투 체험, 풍선아트 만들기 및 한방차 무료시음 등이 있다. 경연행사로는 초등학생 봄 풍경 그리기 사생대회와 즉석 장기자랑, 어울림한마당이 준비됐다. 벚꽃과 청풍 사진전, 박정우 염색 티셔츠 거리전시, 지역 농특산물 전시 판매, 청풍수석 전시판매 등 전시행사도 열린다. 부대행사로는 행사장 영상 스케치 및 다큐멘터리 제작, 벚꽃마을 벽화 연출 및 포토존 만들기, 청풍부사 퍼포먼스, 남사당놀이, 마술, 노인장기대회, 세계의 댄스 퍼레이드, 약초음식체험 및 떡메치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벚꽃축제가 열리는 청풍면에는 청풍호반 수경분수와 KBS·SBS 드라마 촬영장, 작은 민속촌으로 불리는 청풍문화재단지, 번지점프장을 갖춘 청풍랜드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흩어져 있다. 행사장은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청풍면 방면 왕벚꽃길을 따라 1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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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