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거제 최초' 1인 시위 나선 하준명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6.12.26 10:06:02
  • 호수 10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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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많다, 그래서 나섰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민들은 분노했고 광장에 모였다. 정치권은 국민들의 눈치 보기에 바빴고, 결국 국민의 힘으로 탄핵에 성공했다. 비단 광화문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무겁고도 엄중했다. <일요시사>는 현 시국 거제시 지역사회에 처음으로 고민과 비판의 장을 열어준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위원회 하준명 상무위원을 만나봤다.

거제시 최초로 1인 시위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위원회 하준명 상무위원. 그는 시위 초반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하야’ ‘새누리가 박근혜다’ ‘새누리당 없는 거제, 거제 발전 앞당긴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강행했다. 그 결과 지역사회는 조금씩 현 시국의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의 행보를 주목했다.

하 상무위원은 현 중앙정부의 구조적 모순과 행태가 거제도서도 똑같이 자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년간 이어져 온 거제시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4월12일에 치러질 거제시 ‘아주, 장승포, 능포’ 지역 시의원 보궐선거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다음은 하 상무위원과의 일문일답.

-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위원회 상무위원으로 있는데.

▲ 상무위원은 지역위원회서 주요의결사항에 대한 의결 권한과 비례대표 시의원 순번 결정의 권한 등을 가지고 있다. 직책상으로는 평당원 다음 단계로 보면 된다. 상무위원으로서 권한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거제시 경제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정도의 크기는 그 누구보다 크다고 자부한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싸고 거제시에서 처음으로 1인 시위를 했다고 들었다.


▲ 이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국가 헌정질서 문란이다. 새누리당을 포함한 부패 재벌과 부패정치검찰 등이 속된 말로 국민을 개와 돼지로 보는 상황에 분개, 지난 10월28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특히 새벽 노동자들의 출근 시간부터 밤 9시까지 피켓을 들고 거제 구석구석과 대규모 집회가 있는 서울, 부산, 창원서 시위한 지 오늘(12월21일)로써 55일째가 됐다.

- 이번 촛불집회는 어떻게 봤는지.

▲ 집단지성의 힘. 계몽의 대상으로 인식된 시민이라는 주체가 정치의 전면에 나서 대의제의 위기를 극복한 사례라고 본다. 지금까지 기득권층은 정치를 자기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정치라는 도구를 통해 기득권을 누려왔다. 그 결과 시민들의 분노가 커졌고, 광장에 모여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줬다. 또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지혜롭게 시민혁명을 이뤄냈다.

- 이번 시민들의 외침을 집단지성으로 평가했는데.

▲ 그렇다. 집단지성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교육하면서 성숙됐다고 본다. 만약 사람들 간 소통 공간이 없었다면 이처럼 많은 숫자가 모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위 내용의 질을 봤을 때 정치인을 앞서고, 전문가들을 앞선다. 감각이 놀랍다. 국민들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본다.

- 거제시의 적폐를 지적했다.

▲ 거제시는 새누리당이 20여년간 시장과 국회의원을 독식해 왔다. 대부분 임기를 마치면 부정부패 때문에 감옥에 갔다. 거제시는 개발 인허가, 광산, 사두섬 등에 문제가 있다. 모두 지역 정치인들과 관련된 비리사건이다. 이런 부분들이 거제시를 멍들고, 지역발전을 지체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지금 중앙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있는데 거제는 중앙의 축소판이라고 보면 된다.
 


-거제시가 경제 침체를 겪는 이유는 무엇인가.

▲ 거제시는 조선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만큼 국제경기에 영향을 심하게 받는 것이다. 하나의 산업에 의존한 도시경영은 위험하다고 본다. 현재 거제 조선소 1만여명이 퇴출됐다. 조만간 2만명이 조선소를 떠날 것이다.

거제 최초 1인 시위…정치에 대한 간절함 생겨
보궐선거 출마 결심 “사람이 우선인 도시 돼야”

지난 10월부터 거제시의 인구가 줄기 시작했다. 앞으로 도시 공동화로 인한 도시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사태까지 온 것이다. 이지경까지 오도록 한 것에 대해 정당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조선 산업을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곳간으로 인식한 것이다.

-거제의 경제 가치를 언급했다.

▲ 거제는 세계 제일의 조선 산업이 입지했고 빼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다. 거제시는 과거 일본에 밀렸던 조선 산업 1등을 우리나라가 다시 되찾게 한 토양이 된 곳이다. 지역민들의 경제적 자부심과 열정은 타 도시와의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현재 조선 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지만 지역민들의 1등 정신과 자부심은 경제 극복의 초석이라고 생각한다.

- 거제시가 경제 회복을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 조선 산업을 최대한 복원해야 한다. 조선 산업의 국제적 다운사이징 현상을 반영해 기존의 70~80%까지 복원시켜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기존 조선 산업에 의존했던 관성을 버리고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 우선 포로수용소의 어두운 역사를 평화와 관용이 빛나는 도시로 바꿔야 한다.
 

다음으로는 유배지와 유배문학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당당한 도시 이미지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이순신 장군의 전승지라는 점을 들어 스토리가 있는 역사체험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거제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

- 지역사회의 정치 개혁을 언급했는데

▲ 거제시는 새누리당 중심의 보수적 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새로운 인재들이 모이지 않고 있다. 사람이 우선인 도시, 새로운 창조적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먼저여야 인재들이 모여들고, 그 인재들에 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만들어진다. 나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은 새로운 고용을 창출, 향후 거제시가 50만 남해안 중심도시가 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거제시를 위해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 이번 1인 시위를 통해 시민들의 삶이 크게 보이고, 간절함이 생겼다. 미국 대선 과정서 버니 샌더스는 “불만이 있다면 말로만 하지 말고 직접 선출직에 도전하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한 대의민주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문제를 정확히 인식한 사람이 선출직에 도전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보궐선거에 참여해 보라는 지역민들의 요구가 있었다. 특히 1인 시위를 하던 중 만난 시민들의 정치 참여 권유는 지역 정치인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데 큰 힘이 됐다. 평소 ‘생활이 정치고 정치가 곧 생활’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차원서 대다수 서민과 노동자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와야 한다는 소박한 신념으로 정치를 시작하려고 한다. 패기 넘치는 40대 정치주자로서 거제의 답답한 현실 정치를 쇄신해 다수 시민의 행복을 위해 앞장서고자 한다.
 

<shs@ilyosisa.co.kr>

 

[하준명 상무위원은]

▲ 백령도 출생
▲ 충남고등학교 졸업
▲ 충남대 행정학과 (3학년 중퇴)
▲ 진주교대 사회교육과 졸업
▲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위원회 상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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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