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언론에 실린 내용을 인용해본다.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경선 후보의 핵심 자문그룹이었던 7인회 멤버인 새누리당 김용갑 상임고문은 “박근혜가 좋은 대통령이 될 거라고, 그러니 뽑아달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실망스러운 대통령이 됐으니 그것부터 사과하고 싶다. 어디 사과할 데가 없어서 못 하고 있었는데 인터뷰를 통해서나마….”』
국회서 박 대통령 탄핵안이 의결되기 전, 노정객인 김 상임고문이 술회한 내용이다. 물론 그의 심정을 백번 이해하지만, 누구에게 사과하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저 막연하게 국민을 향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여하튼 김 상임고문 못지않게 박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기울였던 필자로서도 요즈음처럼 곤혹스런 때는 없다. 주변 사람들 대하기 민망할 정도다. 최근 가까운 친구 여러 명과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데 그 이야기가 빠질 턱이 없다. 술잔이 여러 번 돌자 한 친구가 기어코 염장을 지르고 나섰다.
“천우 때문에 박근혜 지지했었는데 이게 무슨 꼴이냐.”
뒤이어 박 대통령을 향한 육두문자가 이어진다. 그러자 옆에 앉은 친구가 슬그머니 내 얼굴을 흘기다 거드름 피우며 입을 연다.
“야, 너무 그러지 마라. 천우는 뭐 이럴 줄 알았겠냐.”
그 소리에 천천히 잔을 비우고는 한마디 내뱉었다.
“그러면 문재인이나 이정희 지지했어야 했냐!”
작심하고 뱉어낸 말에 친구들이 슬금슬금 고개를 젓는다.
“그건 아니지.”
한 친구가 단호하게 대답하자 다른 친구들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육두문자를 연발한다.
이게 현재 이 나라의 적나라한 실상이다. 박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나로서 막상 누군가에게 사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과할 수 없는 기막힌 형국 말이다.
막말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이하 문재인)를 지지했고 그래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박 대통령보다 나았을까. 천만에다. 그를 위해 먼저 노무현정권 시절 자행되었던 국정농단에 대해 살펴보자.
청와대 인사수석이 행담도 개발에, 철도청 차장이 시베리아 석유개발에 참여하는 등 ‘참여정신’이 투철한 아마추어들이 이곳저곳 마구 들쑤시면서 국정을 농단했었다. 심지어 병역 기피를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잘랐다고 고백한 사람을 중용했었다. 그래서 정권이 자연스럽게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넘어간 게다.
노무현정권서 국정농단이 자행되었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 핵심에 있었던 문재인은 이 문제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그가 박근혜정권의 국정농단에 대해 되도 않는 말로 연일 포화를 멈추지 않고 있으니 가당치 않다.
그런데 문재인 뿐만 아니다. 그동안 누차 언급했지만, 인격형성이 덜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입만 나불대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까지 나서고 있다(10월18일 게재한 칼럼 ‘박원순 시장, 귀하가 총풍사건을 아시오’ 참조).
국민들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대는 이 인간들의 진면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박근혜 탄핵 이후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는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입신만을 위해 쉼 없이 입을 놀려대는 그들에게 한마디 한다. “그 입들 닥치고 찌그러져 있으라!”고.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