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특집]키워드로 본 연예인 거짓말 베스트5

연예인 생활만 할 수 있다면…이깟 거짓말쯤이야!

만우절인 4월1일은 알면서도 하루쯤 기분 좋게 속아주는 날이다. 장난을 위해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는 날이기 때문. 그러나 진실을 속이거나 사실을 감추며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거짓말은 만우절 거짓말과는 차원이 다르다. ‘거짓말’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만우절을 맞아 <일요시사>는 ‘키워드로 본 연예인 거짓말 베스트5’를 뽑아 보았다.

►얼굴…"고친 게 아니라 살만 좀 뺐어요"
►열애설…"그냥 친한 오빠•동생일 뿐"
►피부…"타고났지 따로 관리 안 해요"
►캐스팅…"도장 찍기 전까진 몰라요"
►나이…방송용 나이? "○○년생이에요"

1. 성형
연예인들의 대표적 ‘거짓말’ 중 하나가 성형이다. 공백기를 거친 뒤 컴백해 성형 의혹에 휩싸이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살을 좀 많이 빼서”라는 이유를 댄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성형은 당사자만 쉬쉬할 뿐 성형외과를 가면 보란 듯이 사진이 걸려 있을 정도로 공공연한 비밀이다.

여자 연예인들로는 탤런트 A양과 B양, 가수 C양, 그리고 모델 D양 등이 성형외과를 자주 이용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기획사는 아예 성형외과와 계약을 맺고 소속 연예인의 성형을 지원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성형 때문에 연예 활동을 미루거나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연예인들은 무분별한 성형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드러내놓고 말을 못하고 전전긍긍한다”며 “일단 특별한 이유 없이 활동 중단 기간이 길다면 성형을 의심할 수 있다. 성형한 모습이 화면에 그대로 드러나는데도 방송이나 언론에서 천연덕스럽게 부인하는 연예인들을 볼 때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예전에 비해 최근 들어 몇몇 스타들이 수술을 받은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등 성형에 대해 솔직해진 연예인들이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스타들은 성형수술 사실을 철저하게 숨긴다. 솔직하게 밝혔다가 행여 인기에 지장이 있을 것 같은 우려 때문이다.

가수 E양은 데뷔 초기와 비교해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 네티즌의 성형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E양은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가수 F양은 성형 논란이 불거진 후 성형 사실을 시인했다. 최근에는 배우 G양과 가수 H양이 성형 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두 사람은 모두 “살이 빠졌을 뿐이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 열애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단 둘이 만난 적 없어요.” 열애설이 터질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성형과 함께 열애설은 가장 흔한 연예인의 거짓말이다. 세상에 어느 연예인이 이 질문에 덥석 “저 누구랑 사귀고 있다”고 자수할까. 평소 ‘애인 생기면 떳떳하게 공개하겠다’고 공언해 온 연예인들도 막상 연애에 돌입하면 십중팔구 몰래 데이트를 하게 돼있다. 연애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괜히 공개하면 여러모로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궤도에 접어들지 않은 커플일 경우 열애설에 휩싸이면 모든 게 공염불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 더욱 쉬쉬하게 된다. 매니저조차 모르게 연애하는 고단수도 많다. 이들의 연애가 소속사 입장에선 전혀 달갑지 않은 뉴스이기 때문이다.

가수 A군은 모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예인이 자주 하는 거짓말’에 대한 문제의 대답으로 “‘친구 사이에요’라는 말일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A군은 “열애설이 났을 때 ‘친구 사이에요’라는 거짓말을 해봤다. 그 횟수는 100번 이상 정도”라고 답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A군은 또 “애인과 손잡고 있다가 누군가에게 들키면 ‘친척이에요’라는 거짓말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애사와 관련된 보도는 더욱 민감하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남녀 관계를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 본인들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데 소속사 등 주변에서 입장을 대변하다 보니 앞뒤가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연예인에게 돌아간다”며 고충을 밝혔다.

3. 피부
40대가 넘어가는 연예인들을 봐도, 20대 일반인보다 피부가 좋아 보이는 연예인들이 많다. 얼굴에 주름하나 없이 탱탱하기만 하다.

연예인들의 피부는 타고 나는 것일까. 여성 연예인들은 방송에 출연해 “피부가 좋다.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대부분 “타고난 피부다” “피부과는 다니지도 않는다” “나만의 방법이 있다”“물을 많이 먹는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말한다.  

연예인들이 깨끗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도 흐르는 세월 앞에 영원히 아름다울 순 없다. 평소 관리가 더 많이 필요한 연예인들은 일반인보다 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집중 관리한다.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동안의 비결은 돈과 시간이다. 예전과 달리 피부가 많이 푸석해져 피부 관리에 힘쓰고 있다”하고 말한 여성 연예인이 있었다.

탤런트 A양은 “반신욕도 하고 피부과도 가고 꾸준히 관리한다. 연예인들이 ‘타고난 피부다, 피부과 안 다닌다’는 건 거짓말이다”며 “가꾸는 사람일수록 예뻐진다. 방송일 하면서 관리하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또래 친구들과 격차가 벌어진다. 아무리 피곤해도 시간을 투자해야 윤기 나는 피부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4. 캐스팅
연예인들은 캐스팅 기사가 보도되면 “아직 검토 중이다. 이렇게 확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확정됐다고 기사가 나와 당혹스럽다. 가급적이면 자제를 부탁한다”며 한 발 뺀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소속사 혹은 제작사 측에서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캐스팅 사실을 공식화한다.

이런 거짓말에 대해서는 연예인들도 할 말이 있다. 그들이 캐스팅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도장을 찍지 않아서다. 제작사와 소속사가 출연료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 ‘출연 확정’ 보도가 나오면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출연료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출연하겠다는 구두 합의를 해도 개런티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해 출연을 고사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계약을 마치기 전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이 여러 작품을 두고 고심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연예인과 소속사는 가장 적합한 배역과 출연료를 얻기 위해 작품을 고르고 고른다.

이 관계자는 “출연작을 최종 결정할 때까지 여러 작품을 두고 고심한다. 이런 와중에 단정적인 캐스팅 기사가 나오면 의견을 조율 중이던 다른 작품의 제작사와 관계가 어색해진다”며 “출연을 구두 합의했더라도 개런티를 두고 줄다리기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합의를 보지 못하면 출연 논의가 수포로 돌아간다. 이런 시점에 기사가 나오면 우리도 거짓 아닌 거짓을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 나이
연예인들에게는 ‘방송용 나이’가 따로 있다. 이를 두고 ‘고무줄 나이’라고 부르는데, 연예인들의 고무줄 나이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식지 않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 2009년 탤런트 선우선은 자신의 나이가 29세가 아닌 34세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탤런트 이시영은 프로필 나이(84년생)보다 2살이 많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무려 10살 어리게 활동한 연예인도 있다. 베이비복스의 원년 멤버 이가이는 실제로는 68년생이지만 활동할 당시에는 78년생이었다.

이 밖에도 탤런트 왕희지(75년생→71년생), 탤런트 김선아(75년생→73년생), 절친한 사이인 김정은(76년생→74년생), 탤런트 이서진(73년생→71년생), 방송인 현영(80년생→76년생), 배우 예지원(76년생→73년생), 서우(88년생→85년생), 가수 미나(78년생→72년생), 김현정(78년생→76년생) 등이 고무줄 나이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연예 관계자들은 고무줄 나이가 실제로는 더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견 매니저는 “특히 여배우는 나이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고무줄 나이가 많다”며 “작품-광고 캐스팅 때 나이 한두 살 차이에 관계자들의 눈빛이 달라질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왜 이처럼 연예인들은 나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는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어리고 젊은 연예인을 선호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부터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10~20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젊은 연예인을 기용한다. 이 때문에 연예계에 데뷔하는 신인이나 연예기획사에선 연예인들이 데뷔할 때 나이를 속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이 속인 것이 들통 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용 나이 일뿐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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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