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특집]키워드로 본 연예인 거짓말 베스트5

연예인 생활만 할 수 있다면…이깟 거짓말쯤이야!

만우절인 4월1일은 알면서도 하루쯤 기분 좋게 속아주는 날이다. 장난을 위해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는 날이기 때문. 그러나 진실을 속이거나 사실을 감추며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거짓말은 만우절 거짓말과는 차원이 다르다. ‘거짓말’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만우절을 맞아 <일요시사>는 ‘키워드로 본 연예인 거짓말 베스트5’를 뽑아 보았다.

►얼굴…"고친 게 아니라 살만 좀 뺐어요"
►열애설…"그냥 친한 오빠•동생일 뿐"
►피부…"타고났지 따로 관리 안 해요"
►캐스팅…"도장 찍기 전까진 몰라요"
►나이…방송용 나이? "○○년생이에요"

1. 성형
연예인들의 대표적 ‘거짓말’ 중 하나가 성형이다. 공백기를 거친 뒤 컴백해 성형 의혹에 휩싸이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살을 좀 많이 빼서”라는 이유를 댄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성형은 당사자만 쉬쉬할 뿐 성형외과를 가면 보란 듯이 사진이 걸려 있을 정도로 공공연한 비밀이다.

여자 연예인들로는 탤런트 A양과 B양, 가수 C양, 그리고 모델 D양 등이 성형외과를 자주 이용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기획사는 아예 성형외과와 계약을 맺고 소속 연예인의 성형을 지원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성형 때문에 연예 활동을 미루거나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연예인들은 무분별한 성형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드러내놓고 말을 못하고 전전긍긍한다”며 “일단 특별한 이유 없이 활동 중단 기간이 길다면 성형을 의심할 수 있다. 성형한 모습이 화면에 그대로 드러나는데도 방송이나 언론에서 천연덕스럽게 부인하는 연예인들을 볼 때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예전에 비해 최근 들어 몇몇 스타들이 수술을 받은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등 성형에 대해 솔직해진 연예인들이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스타들은 성형수술 사실을 철저하게 숨긴다. 솔직하게 밝혔다가 행여 인기에 지장이 있을 것 같은 우려 때문이다.

가수 E양은 데뷔 초기와 비교해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 네티즌의 성형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E양은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가수 F양은 성형 논란이 불거진 후 성형 사실을 시인했다. 최근에는 배우 G양과 가수 H양이 성형 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두 사람은 모두 “살이 빠졌을 뿐이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 열애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단 둘이 만난 적 없어요.” 열애설이 터질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성형과 함께 열애설은 가장 흔한 연예인의 거짓말이다. 세상에 어느 연예인이 이 질문에 덥석 “저 누구랑 사귀고 있다”고 자수할까. 평소 ‘애인 생기면 떳떳하게 공개하겠다’고 공언해 온 연예인들도 막상 연애에 돌입하면 십중팔구 몰래 데이트를 하게 돼있다. 연애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괜히 공개하면 여러모로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궤도에 접어들지 않은 커플일 경우 열애설에 휩싸이면 모든 게 공염불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 더욱 쉬쉬하게 된다. 매니저조차 모르게 연애하는 고단수도 많다. 이들의 연애가 소속사 입장에선 전혀 달갑지 않은 뉴스이기 때문이다.

가수 A군은 모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예인이 자주 하는 거짓말’에 대한 문제의 대답으로 “‘친구 사이에요’라는 말일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A군은 “열애설이 났을 때 ‘친구 사이에요’라는 거짓말을 해봤다. 그 횟수는 100번 이상 정도”라고 답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A군은 또 “애인과 손잡고 있다가 누군가에게 들키면 ‘친척이에요’라는 거짓말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애사와 관련된 보도는 더욱 민감하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남녀 관계를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 본인들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데 소속사 등 주변에서 입장을 대변하다 보니 앞뒤가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연예인에게 돌아간다”며 고충을 밝혔다.

3. 피부
40대가 넘어가는 연예인들을 봐도, 20대 일반인보다 피부가 좋아 보이는 연예인들이 많다. 얼굴에 주름하나 없이 탱탱하기만 하다.

연예인들의 피부는 타고 나는 것일까. 여성 연예인들은 방송에 출연해 “피부가 좋다.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대부분 “타고난 피부다” “피부과는 다니지도 않는다” “나만의 방법이 있다”“물을 많이 먹는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말한다.  

연예인들이 깨끗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도 흐르는 세월 앞에 영원히 아름다울 순 없다. 평소 관리가 더 많이 필요한 연예인들은 일반인보다 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집중 관리한다.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동안의 비결은 돈과 시간이다. 예전과 달리 피부가 많이 푸석해져 피부 관리에 힘쓰고 있다”하고 말한 여성 연예인이 있었다.

탤런트 A양은 “반신욕도 하고 피부과도 가고 꾸준히 관리한다. 연예인들이 ‘타고난 피부다, 피부과 안 다닌다’는 건 거짓말이다”며 “가꾸는 사람일수록 예뻐진다. 방송일 하면서 관리하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또래 친구들과 격차가 벌어진다. 아무리 피곤해도 시간을 투자해야 윤기 나는 피부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4. 캐스팅
연예인들은 캐스팅 기사가 보도되면 “아직 검토 중이다. 이렇게 확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확정됐다고 기사가 나와 당혹스럽다. 가급적이면 자제를 부탁한다”며 한 발 뺀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소속사 혹은 제작사 측에서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캐스팅 사실을 공식화한다.

이런 거짓말에 대해서는 연예인들도 할 말이 있다. 그들이 캐스팅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도장을 찍지 않아서다. 제작사와 소속사가 출연료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 ‘출연 확정’ 보도가 나오면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출연료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출연하겠다는 구두 합의를 해도 개런티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해 출연을 고사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계약을 마치기 전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이 여러 작품을 두고 고심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연예인과 소속사는 가장 적합한 배역과 출연료를 얻기 위해 작품을 고르고 고른다.

이 관계자는 “출연작을 최종 결정할 때까지 여러 작품을 두고 고심한다. 이런 와중에 단정적인 캐스팅 기사가 나오면 의견을 조율 중이던 다른 작품의 제작사와 관계가 어색해진다”며 “출연을 구두 합의했더라도 개런티를 두고 줄다리기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합의를 보지 못하면 출연 논의가 수포로 돌아간다. 이런 시점에 기사가 나오면 우리도 거짓 아닌 거짓을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 나이
연예인들에게는 ‘방송용 나이’가 따로 있다. 이를 두고 ‘고무줄 나이’라고 부르는데, 연예인들의 고무줄 나이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식지 않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 2009년 탤런트 선우선은 자신의 나이가 29세가 아닌 34세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탤런트 이시영은 프로필 나이(84년생)보다 2살이 많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무려 10살 어리게 활동한 연예인도 있다. 베이비복스의 원년 멤버 이가이는 실제로는 68년생이지만 활동할 당시에는 78년생이었다.

이 밖에도 탤런트 왕희지(75년생→71년생), 탤런트 김선아(75년생→73년생), 절친한 사이인 김정은(76년생→74년생), 탤런트 이서진(73년생→71년생), 방송인 현영(80년생→76년생), 배우 예지원(76년생→73년생), 서우(88년생→85년생), 가수 미나(78년생→72년생), 김현정(78년생→76년생) 등이 고무줄 나이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연예 관계자들은 고무줄 나이가 실제로는 더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견 매니저는 “특히 여배우는 나이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고무줄 나이가 많다”며 “작품-광고 캐스팅 때 나이 한두 살 차이에 관계자들의 눈빛이 달라질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왜 이처럼 연예인들은 나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는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어리고 젊은 연예인을 선호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부터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10~20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젊은 연예인을 기용한다. 이 때문에 연예계에 데뷔하는 신인이나 연예기획사에선 연예인들이 데뷔할 때 나이를 속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이 속인 것이 들통 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용 나이 일뿐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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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