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상하이 스캔들’ 의혹5 대추적

스파이냐 브로커냐 꽃뱀이냐? 설설 기는 설설설들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33)씨가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영사 3명과 잇따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대한민국 정부·여당 고위층 연락처가 덩씨의 USB 메모리에 담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최초 ‘스파이설’에 무게가 실렸던 이번 파문은 ‘브로커설’에 이은 단순 ‘꽃뱀설’ 등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청와대로 불똥이 튀는가 하면 음모론과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보호설’과 장자연 사건을 터뜨려 진실을 서둘러 덮으려 한다는 ‘무마설’까지 상하이 스캔들을 두고 거론되는 다섯 가지 의혹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외교 하랬더니 외도한 대한민국 영사들…
MB식 보은 인사 지적, 불똥 청와대로 옮아
본질 사라지고 조작·폭로전 혹은 음모론


상하이 스캔들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지만 덩씨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처음 사건을 제보한 덩씨의 남편 진모(37)씨 역시 그녀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당초 덩씨의 USB에서 정부·여당 고위층의 연락처가 발견되면서 스파이설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각종 이권에 개입한 브로커이거나 단순 꽃뱀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파이냐, 브로커냐
중국 보호설까지

스파이로 보기에는 덩씨의 행동 자체가 노출돼 있고 과시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 특히, 국가적 스파이라면 외부로 얼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게 보통이지만 덩씨가 얼굴을 맞대거나 껴안다시피 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는 점만 봐도 전문 스파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덩씨가 성을 매개로 영사들을 유인해 사기를 친 게 중요하다”면서 “사기꾼에게 넘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정치권에서는 덩씨의 꽃뱀설을 강력 주장했다. 국회 내 대표적인 중국통인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0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이 스캔들은 비자 브로커인 덩신밍이 일으킨 전형적인 꽃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덩씨가 이권이 걸린 비자 발급 권한을 달라고 총영사관에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사적인 관계를 악용해 직원들을 공갈 협박해 일어난 사건이라는 주장이다. 오래 전부터 중국 쪽 인사들과 인맥을 쌓아온 구 의원인 만큼 이 같은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

구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덩씨를 통해 위정성 상하이 당 서기를 만난 것에 대해서도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대통령 형님 정도의 인사가 중국에 와서 위정성 상하이 당 서기 정도는 일정만 맞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구 의원은 비외교전문가 출신인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관의 부적절한 대응이 사건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외교관은 입이 무거워야 하는데 사건이 커지니까 스스로 나서 기자회견을 해 쓸데없이 일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상하이 스캔들로 국내가 연일 떠들썩한 것에 비해 중국 정부는 자신들과 덩씨는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들과 중국 여성과의 스캔들을 국가 기밀을 빼내려는 스파이 사건으로 부각시킨 일부 한국 언론 보도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중국의 덩씨 보호설이 퍼지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덩씨가 간첩일 가능성은 적고 브로커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중국 언론은 “한국 언론의 보도에 엽기적인 내용이 더 많다”면서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에서 자주 등장한 중국 여간첩 소재가 한국에서도 출현한 것은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과 한국 국민 사이의 감정이 나빠지면서 대두한 중국 위협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게 다 MB 때문이다?
레임덕까지 거론

상하이 스캔들의 불똥은 청와대로까지 튀었다. 소위 이명박 대통령의 ‘보은 인사’가 결과적으로 화를 자초했다는 일각의 지적 때문이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주요국 대사나 총영사 등 공관장을 임명할 때 전문성보다는 대선 과정과 BBK 사건 등에서 덕을 본 사람을 우선 고려하는 인사 행태를 되풀이해 비판 여론과 함께 적지 않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 인물로 부상한 김정기 전 주 상하이 총영사도 2008년 5월 부임 당시부터 MB 보은 인사의 대표 사례로 꼽혔던 인물이다. 김 전 총영사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필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이 대통령 집권 후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천한 뒤 보은 인사 차원에서 주 상하이 총영사로 가게 된 것으로 알려져 MB의 보은 인사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그런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이번 상하이 스캔들을 ‘레임덕’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다분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레임덕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이 말을 무색케 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청와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최근 ‘함바게이트’ ‘인도네시아 특사단 잠입 사건’ ‘정동기 전 감사원장 낙마’ 등 현 정권을 당혹스럽게 하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여기에 덧붙여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기강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하이 스캔들’까지 터지자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이에 정부는 특별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상하이 총영사관 현지 조사는 물론 범정부 차원의 조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총체적인 기강 해이 조짐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선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각에서는 국제적 망신을 초래할 수 있는 ‘상하이 스캔들’을 무마하기 위해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조작·폭로전에 이어
음모론 ‘모락모락’

상하이 스캔들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장자연 친필 편지 기사가 속속 보도됐고, 이후 상하이 스캔들 기사와 함께 장자연 친필 편지의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선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상하이 스캔들은 합조단의 공식 조사가 끝날 때까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스캔들을 둘러싼 각종 소문과 설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주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총 9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지난 13일 상하이에 파견키로 결정했다. 필요할 경우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덩씨에 대한 조사를 중국 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에 의하면 국가 기밀 유출 내용은 갈수록 모호하기만 하다. 덩씨를 통해 유출됐다는 정보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캠프 전화번호, 총영사관 비상 연락망 등 사건 초기에 나왔던 내용에서 추가된 것이 없고, 이 내용들은 나라를 뒤흔들 만한 국가 기밀로 보기에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런가 하면 상하이 스캔들 관련자들은 서로 “상대방이 조작”했다고 주장,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먼저 지난 10일 한 언론 매체는 “덩씨의 남편 진모씨가 9일 밤 이메일을 보내왔다”면서 “진씨는 ‘현재 보도되고 있는 내용 중 제가 제출하지 않은 자료도 섞여 있다. 특히 정관계 인사 200명의 자료는 솔직히 제 와이프의 컴퓨터에 들어있지 않던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다른 매체는 즉각 진씨가 “내가 작성하지도 않은 메일이 언론사에 전달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 누군가 이번 사태를 조작·은폐하려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언론을 대리인 삼아 서로 정보를 흘리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정관계 인사 200명 자료의 출처로 알려진 김정기 전 총영사 역시 음모론을 내세웠다. 국내 정보 라인이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전 총영사는 유출된 자료에 대해 “2006~2007년 만들어진 쓸모없는 자료로 관저 책상 셋째 칸에 넣어져 있었으며 가지고 다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는 덩씨가 훔친 게 아니라 나를 음해하는 세력이 훔친 것”이라면서 “이들이 다음 달 4월 분당을 보궐선거에 맞춰서 나를 또 죽이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전 총영사 역시 이후 총리실 조사에서는 “그렇게 의혹을 제기한 것을 잘못한 것”이라고 한 발 뺐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우리 측 영사들이 중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 중국 여성을 통해 우리 측 기밀이 밖으로 새나갔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 기밀이 유출됐는지, 어떤 정보가 흘러나갔는지에 대한 증거나 정황을 찾기 위한 노력은 사라진 채, 관련 당사자들 간의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짜 맞춰진 듯한 진실 주장만이 난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정부 내에서도 조속한 시일 안에 정부가 실체를 규명해 이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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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