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은밀히 공식 대선 전담팀 꾸리는 내막

정중동 행보 박근혜 “돌아오라 ‘비밀병기’들이여~”


오는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발걸음이 눈에 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복지와 경제 분야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정책 행보를 이어온 박 전 대표는 15일 강원도 춘천을 찾아 한나라당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 고문 자격으로 특위 발대식에 참가했다.

특위 발대식은 겉으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행사지만 오는 4·27 강원도지사 재보선 예비후보들의 정견 발표가 있어 재보선 지원 유세의 성격도 겸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당 지원 유세 공식 참석은 근 3년 만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으로 당의 공식적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전 비서실장 유정복 등, 최측근 ‘믿을맨’ 속속 복귀 임박
당 평창 특위 고문직으로 복귀, 슬슬 대선모드 ‘워밍업?’

내년 4월 총선까지 13개월, 당내 대선후보 경선까지 15개월, 오는 2012년 대선까지 21개월 남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 중 일부는 벽에 걸려있는 달력에 대선을 목표로 남은 날짜를 하나씩 지워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박 전 대표의 수첩에 적혀있을 ‘공식 출정 D-day’가 언제일지에 모든 정치권의 이목이 쏠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일 평창특위 행사 참석
당 공식 행사 참석 ‘3년 만’

박 전 대표는 대선을 2년 앞둔 지난해 12월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어 ‘한국형 복지국가’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일 주일 후에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발족시켰다. 이 연구원에는 박 전 대표 자신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국가미래연구원을 박 전 대표의 공식 대선 전담팀으로 보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남아있다. 실질적으로 박 전 대표의 막후와 측면에서 지원 및 엄호 사격을 해 줄 정치권 인사들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경제 가정교사 격인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만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에서 박 전 대표는 올해 들어 ‘정치’가 아닌 ‘정책’ 행보에 공을 들였다. 지난달 11일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안과 산업기술 유출방지법을 발의하는 등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주로 복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16일 ‘주된’ 정치 현안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주로 원론적 입장이었지만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정치권은 ‘아전인수’격 해석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재검토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하면 책임도 대통령이 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25일 “국민의 행복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것”이라면서 “나라의 발전이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고 행복한 국민이 발휘하는 역량이 모여 국가 도약을 또 이루게 되는 선순환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기서 박 전 대표가 사용한 ‘국가 경쟁력’이란 단어는 ‘개헌 전도사’ 이재오 특임장관의 언급과 묘한 대구를 이뤘다. 이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 답변 과정에서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볼 때 경쟁력 지수 상위 20위권 이내 나라 중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는 두 나라밖에 없다”면서 “이제 국민을 상대로 개헌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대선 600일 남긴 시점은 4·27 재보선 직후
박 전 대표 측 인사 “600일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이에 근거해 박 전 대표가 “개헌에 부정적인 자신의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전 대표는 개헌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자신이 개헌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부절적하고, 개헌보다 시급한 민생 문제를 해결해 국민 행복 지수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예산 등에 집중된
현안 발언 ‘촌평 수준’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박 전 대표는 이달 들어 국가재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7일 임시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정부 사업 대행에 의해 발생한 공기업의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해야 한다”면서 “채무가 크지 않더라도 최근의 증가 속도가 빨라졌고 저출산 고령화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9일에는 “성장도 매우 중요하겠지만 서민 생활에는 무엇보다 생필품 등의 가격 안정이 중요하다”면서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 중심치를 현행 3%에서 2%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당 내 기반 재정비, 정책 싱크탱크 설립, 복지·재정 정책 행보를 두루 거친 박 전 대표는 천안함 피폭 1주기인 오는 3월26일을 전후해 한반도 정세와 안보 관련 ‘작심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최근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 관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외교 안보, 남북 관계에 대한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년 선거의 화두는 복지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전방위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4·27 재보선 이후 박 전 대표의 대선 공식 전담팀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복귀 시점을 4·27 재보선 이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실제로 “구제역 사태가 진정되면 장관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장관직 사퇴와 동시에 국회로 돌아오는 유 장관은 그 후 일정 부분 역할을 맡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 일각의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유 장관 측 한 인사는 “실제로 장관님과 박 전 대표님과의 교류와 관련해서는 장관님 본인밖에 모른다”면서 “그간 교류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도 힘들겠지만 교류가 있었다고 해도 우리로서는 전혀 모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구제역이 진정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4월이나 5월 경에 (국회로) 복귀하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유 장관의 후임으로 친박 성향의 이계진 전 의원이 점쳐진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원주고 출신의 이 전 의원이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가정 하에 이 전 의원의 ‘입각’ 혹은 ‘19대 총선 공천 보장’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의 입각 결정은 유 장관의 사퇴와 시기적으로 맞물릴 공산이 크다.

유정복→이계진 교체설
교체 전후로 캠프 움직이나?

강원 출신 이 전 의원의 활발한 행보는 향후 영남 출신의 박 전 대표에게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것이 여권 전반의 분위기다. 그렇기 때문에 친이계 일각에서 이 전 의원의 입각에 ‘부정적’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인 ‘박근혜의 입’ 이정현 의원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구 방문과 의사 진행 일정을 제외하고 ‘웬만한’ 언론 노출은 자제하고 있다. 이 의원의 발언은 자칫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오해를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200자 원고자 20장이 넘는 장문의 글을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통령 임기 40% 남은 시점, 대선 붐을 경계한다’는 내용의 글이다. 이 의원의 장문의 글은 ‘박 전 대표와 사전 협의가 되지 않았겠냐’는 것이 정치권 전반의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측근 그룹은 전체적으로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재보선이 끝나는 5월 이후 미묘한 변화의 움직임이 관측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달(月)의 개념이 아니라 일(日)의 개념으로 본다. 아마도 대선 600일 전에는 비공식적이더라도 바닥에서는 뭔가 움직임이 있지 않겠나. 600일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공교롭게도 그 인사의 발언 에 따른 대선 600일 전은 오는 4·27 재보선이 끝난 직후다. 재보선 이후 박 전 대표의 움직임과 그를 둘러싼 인사 및 그룹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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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