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리더십 집중 점검

줄기찬 불만들“불도저로 밀어버려?”


8개월간 공석이던 KB금융지주 회장직이 채워지던 지난해 7월. KB금융지주 본사에서는 노조원와 사측 경비원의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주주총회장에 진입한 노조원들이 ‘친정권 낙하산 인사 의혹’을 제기하며 어윤대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때문이다. 어 회장은 이렇게 금융권에 험난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어 회장의 리더십을 집중 점검해봤다.

야심작인 캠퍼스플라자 “이해할 수 없는 경영 전략”
말로만 외치는 ‘소통’…불도저 경영으로 뒷말 무성

#1 구조 조정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고강도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먼저 조직 통폐합과 구조 조정을 추진했다. 전략 그룹과 재무관리 그룹을 경영관리 그룹으로 단일화했으며, 상품 그룹은 개인영업 그룹과 기업영업 그룹에 분할 편입시켰다. 자금시장 그룹도 자본시장본부로 개편했다.

허리띠를 졸라매기도 했다. KB투자증권 등 적자를 냈던 계열사의 임원수를 30% 이상 삭감하고 불필요한 비용도 과감히 줄였다. 무엇보다 전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금융권 최대인 3200여 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금융권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 조정이었다.

이후에도 어 회장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 1월 성과향상추진본부를 신설, 지난해 희망퇴직 권고 대상자 등 업무 성과가 저조한 직원 230여 명을 성과 향상 프로그램 이수자로 분류해 지역본부로 발령 냈다. 성과향상추진본부에 발령받은 직원들은 영업 능력 교육을 받고 일정 성과를 달성해야 영업점 복귀가 가능하다.

2년간 불이익은 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퇴출이 목적인 부서라는 게 국민은행 노조의 설명이다. 그러나 어 회장의 영업력 강화와 효율성 제고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다는 우려가 시간이 흐를수록 짙어지고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가 체질 약화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2 실적
이 같은 우려는 지난해 경영 실적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KB금융그룹이 최근 발표한 실적을 보면 당기 순이익은 883억원에 불과했다. 전년도보다 무려 84% 하락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3839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82.6% 성장했다. 이에 비하면 어 회장이 손에 쥔 성적표는 여간 초라한 게 아니다.

이 밖에도 ▲우리금융지주 1조2420억원 ▲하나금융지주 1조108억원 등 다른 지주사들은 모두 조단위 이익을 기록했다. 이익 측면에선 리딩뱅크 대열 중 ‘꼴찌’ 수준으로 밀려난 셈이다. 이에 대해 KB금융그룹 측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중 자산 건전성 개선을 위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이 있었던 데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4분기에 단행한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 6525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 역점 사업
어 회장이 벌이고 있는 사업들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어 회장은 최근 ‘캠퍼스플라자’ ‘KB굿잡’ 등의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은행 안팎에선 불안감 섞인 말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 특히, 어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캠퍼스플라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캠퍼스플라자는 대학생을 주 타깃으로 대학 캠퍼스 근처에 설치하는 ‘신개념 점포’다. 미래 고객 확보와 새로운 금융 모델 구현이 목표다. 1호점인 숙명여대 ‘락스타 눈꽃 존’을 시작으로 이미 연세대, 고려대, 숭실대 등 서울과 지방 주요 대학 근처에 총 42개점을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

어 회장은 일반 영업점 모델에서 탈피해 직원 배치에서부터 지점 디자인까지 변화를 꾀할 정도로 의욕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래 잠재 고객 확보라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수익성 검증이 안 된 사업에 성급하게 인력과 비용을 투입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성과향상추진본부, 임금인상 등 놓고 노조와 ‘파경’
인사권·경영 총괄…문제 생기면 민 은행장에 미뤄

이와 함께 이미 각 대학 안에 은행들이 입점해 있어 신규 고객 창출이 어려운 데다 휴일이 많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선다는 발상 자체가 금융권에서는 비상식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구조 조정 등으로 지점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약 1200명의 인력을 빼내 ‘락스타’ 지점에 배치하면서 일선 창구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출범한 ‘KB굿잡’ 프로그램 역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KB굿잡’은 국민은행 등과 거래하고 있거나 국민은행이 발굴한 우량 중소·중견 거래 기업과 청년 구직자를 이어주는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다. 청년 실업 해소에 기여한다는 면에서 외부 평가는 좋은 편이지만  직원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문제는 구조 조정 중인 내부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직원 감축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외부 일자리 창출 지원에 나선다는 게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의 관심은 비즈니스 경험이 적은 어 회장이 KB금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에 모이고 있다. 어 회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4 노사관계
시험대에 오른 어 회장이 원만하게 KB금융지주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선 노사 간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어 회장과 노조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내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임단협으로 불화를 겪었다. 노조에 따르면 임금 협상 자체를 아예 무시당했다. 결국 극적으로 임금 협상이 체결되긴 했지만 노조는 앙금이 남았다.

과도한 업무량도 불협화음이 나오게 하는 요소다. 노조에 따르면 구조조정과 캠퍼스플라자 설립 등으로 인력이 빠져 나가면서 창구는 말 그대로 비상 상태다. 반면 목표치는 2배로 설정됐다. 노조 관계자는 “창구 직원들 중에는 점심시간을 15분 이내로 단축하고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면서 “직원 2만4000여 명의 5분의 1이 넘는 5000여 명이 그만두거나 다른 분야로 이동하면서 모든 피해가 고스란히 창구 직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성과향상추진본부 역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여기에 일정 나이 이후에 연봉을 깎는 ‘임금피크제’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태.

#5 경영 스타일
이 같은 갈등의 원인은 어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 스타일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말로는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론 눈과 귀를 닫은 채 독단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 회장은 노조와의 합의 없이 성과향상추진본부를 설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는 이 부서의 설립을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노조 측 관계자는 “어 회장의 가장 큰 문제는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노조의 감시와 견제가 없다면 어 회장의 독재를 막을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또 “실제로는 어 회장이 인사권과 경영을 모두 총괄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민병덕 은행장한테 미루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방대한 KB그룹조직에 모럴 해저드 분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경영  실적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이처럼 어 회장은 내부의 반발에 발목이 붙잡힌 상태이다. 어 회장의 의욕에 찬 구상에 직원들이 수족처럼 움직여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어 회장이 이끄는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로 가는 길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조심스레 흘러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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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