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 불교계를 뜨겁게 달군 ‘깨달음 논쟁’의 시발점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지난 23일,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당시 조계종 총무원 교육원서 “깨달음이란 주제는 중요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만 논쟁이 벌어져 아쉽다”며 “당시 세미나는 깨달음에 대해 논하자는 자리가 아니었다. 깨달음과 동시에 자비가 무엇인가 생각하고 역사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는가를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깨달음 논쟁은 불교의 논쟁다운 논쟁이라며 출가자뿐 아니라 재가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논쟁은 지난해 9월 현응 스님의 저서 <깨달음과 역사> 발간 25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발제문을 통해 “깨달음은 이해의 영역이기 때문에 설법, 토론,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선정을 통해 이루는 몸과 마음의 높은 경지 같은 신비로운 경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선정은 불교의 수행방법 가운데 하나로 마음을 닦는 수행법이다.
“선정으론 한계” 지적
“토론·대화 통해 얻어”
그의 발언은 조계종의 간화선(看話禪) 수행에 의문을 던진 것과 다름없다. 간화선은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화두를 통해 명상에 잠겨 수행하는 것으로 매년 약 2000여명의 스님들이 3개월씩 수행한다. 그만큼 조계종의 수행풍토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수불 스님 등이 반론을 제기하며 깨달음 논쟁이 시작된 것이다.
현응 스님은 당시 논쟁에 대해 “깨달음이란 것이 꼭 이것이라고 고집할 생각은 없다”며 “결국 불교를 보는 관점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교는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는 종교이고 그래서 좋은 것이다. 깨달음이 무엇인지는 적당히 합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옳다 그르다’를 겨루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첨언했다.
그는 한국불교에 대한 자신의 성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불교가 시대와 삶의 문제를 도외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늘날의 한국불교가 풍성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생의 고통을 없애기 위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