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친한 친구가 회사운영상 급히 부도를 막아야 된다고 해서 3억원 정도를 빌려줬습니다. 물론 차용증도 썼습니다. 그런데 결국 친구 회사는 부도를 면치 못했고 회사는 파산했습니다. 다행히 친구 개인이름으로 돈을 빌려줬기 때문에 차용증에 적힌 변제일에 돈을 돌려 달라고 전화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자신도 파산직전이라고 어떠한 재산도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고 나중에 전화를 걸어보니 전화번호도 바꿨습니다. 친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검색해보니, 저랑 통화하기 일주일 전쯤 그 친구의 동생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것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경우 제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A] 일반적으로 빌려준 돈을 못 받게 될 경우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대여금 청구소송이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자분의 사안의 경우에는 파산직전의 상대방이 자신의 재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민·형사상 조치를 추가로 더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①민사상 조치는 사해행위 취소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고 ②형사상 조치는 강제집행면탈로 고소하는 방법입니다.
민사적 조치인 사해행위취소청구는 민법 제406조에 채권자취소권이라는 조항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자신의 빚을 갚는 데 쓰여야 하는 책임재산을 감소시킴으로써 채권자의 채권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에 소송이 가능합니다.
질문자분의 경우, 파산직전에 있는 상대방이 자신의 유일한 재산으로 볼 수 있는 아파트를 동생에게 이전했다는 점은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아지게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으며, 그 동생도 이 같은 정황을 알면서 이전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해행위취소는 이전된 부동산을 다시 채무자에게 돌리도록, 부동산이전의 근거행위인 매매 또는 증여 등을 취소하게 함으로써 채무자의 재산을 보전하는 기능을 합니다.
주의하셔야 할 점은 취소청구를 제기하기 전에 이전받은 동생이 다른 제3자에게 처분을 하면 사해행위취소를 청구하는 것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므로 되도록 소유권이전금지가처분 등의 사전처분을 하신 후에 소송을 진행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형사상 조치로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질문자의 친구가 자신의 부동산을 변제일 일주일 전 동생에게 양도한 행위는 충분히 훗날 채권자인 질문자분의 자신에 대한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허위 양도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죄가 인정된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이는 사해행위취소와 달리, 반드시 채권자를 해하는 결과, 즉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아져야 한다는 요건을 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강제집행을 못할 우려가 있는 경우만으로도 본 죄는 성립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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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