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의 시사펀치> 헌정 질서 파괴한 권력의 퇴장 방식
지난 13일 내란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이는 아직 선고가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우리 사회의 형벌 감각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형 집행이 수십년째 중단된 나라에서 특검이 최고형을 제시했다는 사실은 법적 실효성을 떠나 강력한 정치적·도덕적 메시지를 던진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국가에서 사형 구형은 실질적 처벌의 예고라기보다 ‘가장 강한 비난’의 표현에 가깝다. 문제는 법이 비난의 언어로 작동하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 집행되지 않을 형벌을 최고형으로 설정하는 순간, 형벌은 책임을 묻는 제도가 아니라 분노를 관리하는 장치로 변하고, 이는 법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전직 대통령은 중형을 선고받더라도 항소와 상고를 거치며 감형됐고, 정권교체 시점에는 특별사면이나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이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가 반복해 온 구조적 관행이다. 이번 사형 구형 역시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간이 흐르면 무기징역이나 중형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고, 다음 정권에서는 ‘국민 통합’이나 ‘정치적 부담 해소’라는 명분 아래 석방 논의가 등장할 것이다. 그렇다
-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 2026-01-16 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