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2 03:01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영화 <황해> 개봉 후에 나홍진 감독의 가까운 지인이 유명을 달리했다. 나 감독 개인이 보기에 인간적으로 매우 훌륭한 사람이 사고를 당한 것. 신에 대한 믿음도 깊었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나 감독은 그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인간이 피해자가 되는 데 이유가 없구나. 어떻게 해서 피해를 봤는지는 알겠는데, 왠지는 모르겠다. 현실에서는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인간이 존재하는 데 이유가 있듯 죽음에 대한 이유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홍진 감독에겐 이 같은 질문이 던져졌다. 그 답을 얻지 못한다면 스스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도 생각했다. 이유를 찾기 시작했고, 방향은 신의 존재로 향했다. 현실에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인 그는 가톨릭, 불교, 무속신앙 취재에 열을 올렸다. 무당 암자에 몇 달씩 들어가 있다는 소식도 들렸다. 오랜 기간 취재 끝에 탄생한 영화가 바로 <곡성>이다. <곡성>은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작으로 꼽힌다. 도대체 이 영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에 관객들은 혼돈에 빠졌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21년 나 감
[기사 전문] 많은 사람이 힘든 시기에 점을 보러 간다. 학부모는 자녀의 성적을 위해 부적을 사고, 심지어 정치인은 당선을 기원하며 굿을 하기도 한다. 샤머니즘은 생각보다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다. 샤머니즘은 원시종교의 한 형태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발견되며 그 역사는 인간의 역사만큼 길다. 일반적으로 초자연적 존재를 숭배하고 그들과 인간의 매개체인 ‘무당’을 중심으로 종교활동을 한다. 이들은 태곳적부터 존재했으며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샤머니즘 신앙은 어떻게 구성되어있을까? 우리나라 무당은 크게 강신무와 세습무로 나뉜다. 강신무란 소위 ‘신병’을 앓고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사람을, 세습무는 가문의 업을 이어받아 무당이 된 사람을 말한다. 본래 우리나라 샤머니즘은 세습무 중심이었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대부분의 세습무가 사라졌고, 현재 동해안과 호남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만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무당을 말할 때 보통 강신무를 떠올린다. 우리에게 익숙한 ‘굿’의 형태 또한 강신무의 굿이다. 강신무 굿은 기본적으로 신을 불러들이면서 시작된다. 무당이 신에게 인간의 청을 고한 후 신의 대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