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살생부 적중률 전격비교

잘 짜인 각본대로 착~착?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초 5개 지역에 대해 ‘옥새’ 거부라는 강수를 선택했었다. 친박계가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공천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가 거부한 5곳 중 4곳은 앞서 ‘여론조사 유출 사건’ 때 돌았던 문건에서조차 문제적 지역이었음을 확인했다. 나머지 증권가 정보지(지라시)와의 일치 여부도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과연 새누리당 공천 결과는 해당 지라시들과 얼마나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을까.

새누리당은 ‘살생부 파동’으로 시끄러웠다.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 핵심인사로부터 전달받았다는 ‘40인 살생부 명단’은 아직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여러 버전의 지라시가 나돌던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4가지 종류의 지라시가 기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중에 나도는 지라시가 모여 ‘김 대표 40인 살생부 사태’로 확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유통된 살생부
파국 맞은 새누리

지난 25일, 새누리당은 공천자 등록을 마무리했다. 이에 <일요시사>는 소위 살생부라 불렸던 지라시와 최종 명단이 서로 얼마나 일치하는지 점검해봤다. 현역의원 4명의 이름이 적힌 지라시가 지난달 25일 나돌았다. 내용에는 강원지역 현역들인 이이재, 황영철, 권성동 의원과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중 컷오프된 인사는 이이재 의원(강원 동해·삼척) 단 한 사람이다. 당시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준 시민과 당원 동지의 뜻을 수렴한 결과 이번 총선후보 공천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기로 했다”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정치권은 같은 지역에서 맞붙은 이철규 예비후보와의 진흙탕 법정공방이 결국 이 의원의 발목을 잡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모두 공천을 받았다. 한때 정치권에서는 서청원 최고위원의 ‘논개론’이 힘을 받았으나, 공관위는 지난 21일 서 최고위원을 경기 화성갑에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권성동 의원은 앞서 지난 12일 4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가 있을 때 강원 강릉에 단수추천을 받았다. 황영철 의원 또한 지난 20일 강원 홍천·철원·화천·인제·양구 공천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지라시는 25%의 적중률을 보였다.

두 번째 지라시는 보다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진박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대구·경북(이하 TK) 지역 7곳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중 5곳의 현역이 컷오프 돼 71.4%가 적중했다. 공교롭게도 이 지라시는 TK 예비후보자 면접이 있던 지난달 26일 대대적으로 유포됐다. 해당 지라시에는 그날 면접을 보는 사람의 이름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구 지라시
적중률 100%

그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는 대구 동을, 중·남, 동갑, 서, 북갑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이 진행됐다. 동을은 최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이다. 그날 유 의원은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함께 면접을 봤다.

그 외에도 김희국, 류성걸, 김상훈, 권은희 등 친유승민계 인사들이 면접장을 찾았다. 예외없이 ‘TK물갈이론’의 대상으로 거론되던 지역의 현역들이다. 앞서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대구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는 이날 면접을 본 사람 중 지라시에 적힌 대구 현역은 모두 컷오프 당했다. 동 지라시에는 김희국, 권은희, 류성걸, 홍지만 의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공관위는 지난 15일 7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하면서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과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을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인 14일에는 6차 발표를 통해 권은희 의원(대구 북갑)을 배제했다. 같은 날 홍지만 의원(대구 달서갑) 또한 권 의원과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선택했다. 김희국 의원은 공관위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지난 15일 공관위는… (중략) 여론조사에서 지난 두어 달간 줄곧 1위를 달리던 저를 제외하고 그동안 각각 여론조사 3~5위를 벗어나지 못하던 두 후보들만 경선에 붙이는 어처구니없는 심사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현재 김 의원은 새누리당 잔류를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포기한 상태다. 홍지만 의원 또한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시끌벅적 ‘블랙리스트’ 얼마나 맞았나
‘옥새 투쟁’ 공천거부 5곳 중 4곳 일치

반면 류성걸·권은희 의원은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류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누리당을 잠시 떠나 지역주민의 뜻을 받들어 무소속으로 이번 제20대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고 말했고, 권 의원은 “4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었으나 (공관위는) 경선 참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이번 새누리당의 공심위 결과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기자회견장에서 ‘유승민 의원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권 의원은 “문자로 무소속 출마를 알렸고, 유 의원이 ‘용기 내라. 가시밭길을 가는 앞길에 하늘이 도와줄 거다’고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동 지라시에는 경북지역 현역 3명의 이름도 있었다. 강석호, 김종대, 장윤석 의원이 적혀 있었는데, 그중 장윤석 의원(경북 영주·문경·예천)만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나머지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과 김종태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은 공관위로부터 공천을 확정받았다.

세 번째 지라시는 이들의 종합·확장판이었다. 크게 ‘수도권’ ‘경상’ ‘강원’으로 나뉜 부분에는 지금까지 거론된 현역들의 이름은 물론 여당 거물들의 이름 또한 다수 추가됐다.

‘수도권’에는 총 10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중 지라시의 예언이 맞아 떨어진 사람은 이종훈, 민현주, 길정우 의원이다. 이종훈, 민현주는 친유계로 통하며, 길정우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지난 23일 공관위는 이종훈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의 지역구에 권혁세 예비후보를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19일 인천 연수을에서는 경선이 있었는데, 민경욱 후보가 민현주 후보를 누리고 공천을 확정받았다. 길정우 의원(서울 양천갑)은 5차 공천자 발표에서 컷오프 됐다.

이종훈·길정우 의원은 결국 당의 방침을 수용했다. 길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송구하다”며 “앞으로 남은 19대 임기, 의연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훈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힘든 시간 깊은 고민 끝에 불출마의 길을 선택했다”며 잔류를 선언했다.

수도권 친유계
대거 컷오프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이 의원의 아들이 SNS를 통해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이슈가 된 바 있다.

이 의원의 컷오프가 결정된 후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를 겨냥해 “‘그분&패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 당하는 것인가”라며 “제 눈에는 ㅇㅎㄱ 위원장이나 ‘그 분’이나 친박 실세라는 분이나 모두 철없이 학교에서 일진놀이하는 아이들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경상’ 부분에는 총 13명의 이름이 적시돼 있었는데 그중 중복된 7명을 제외하고 새로운 사람은 6명. 지라시의 예상처럼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은 김태환, 서상기, 안홍준, 조해진 의원으로 6명 중 4명이라는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공관위로부터 컷오프를 받고 난 후 당사자들의 반응은 서로 달랐다. 김태환·조해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반면, 서상기·안홍준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새누리당 컷오프 1호인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심사 과정 중) 아무런 이유도, 명분도, 해명도, 사전통보도 없이 당이 저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지난 18일 “이제부터 한 달 동안 당을 떠나 새누리당 당적을 내놓고 뛴다”고 입장을 전했다.

TK만 높은 적중률…의혹 받는 진박
친박 만나면 피해가는 이한구 칼날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과 안홍준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은 각자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의 뜻을 전했다. 서 의원은 지난 16일 “공천 결과를 쉽게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당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여 20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했으며, 안 의원은 앞서 지난 14일 “당을 위해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해서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라시 문자는 서막에 불과했다. 지난 4일 유포된 6장의 캡쳐된 사진에는 새누리당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로 보이는 내용들이 들어가 있어 당을 발칵 뒤집어 놨다.

이후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조사 결과 공표된 결과와 실제 공관위에 제출된 자료가 불일치함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이한구 위원장 또한 “(해당 사진을) 공관위원들이 절대로 유출하지 않았음을 내가 개런티(보증)한다”고 전했지만, 사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관위는 신뢰도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에는 총 86개 지역구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 예비후보자들의 이름 옆에는 지지율로 보이는 숫자를 볼 수 있는데, 소수점 한 자리까지 나타나 있다. 이 중 실제 공천 결과와 불일치하는 곳은 22곳, 개중에는 김무성 대표가 옥새 거부를 선언했던 5곳(서울 은평을, 서울 송파을, 대구 동을, 대구 동갑, 대구 달성군)이 포함돼 있다.

캡쳐된 사진에는 동갑의 류성걸 의원(43.0)이 경쟁자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33.3)보다 높게 기재돼 있지만, 공관위는 정 전 장관에게 공천을 줬다. 동을에서는 유승민 의원(50.7)이 이재만 전 동구청장(40.9)을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공관위는 결정을 미뤘고 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곧바로 이 전 청장을 단수추천했다(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이 지역을 무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달성군도 마찬가지다. 구성재 후보(41.6)가 추경호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29.0)보다 높게 나왔지만, 추 전 차관이 공천됐다.

옥새거부 4곳
지라시와 일치

서울 송파을은 결과가 기묘하게 나왔다. 해당 사진에는 김영순(37.7), 박상헌(11.5), 김종웅(9.6), A(4.2)로 나와 있는데, 공천을 받은 사람은 유영하 후보다. 만약 A가 유 후보라면 가장 지지율이 낮게 나온 후보가 전략공천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대구 동을처럼 서울 송파을 역시 무공천 지역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마구잡이식 공천을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해당 지역들은 공관위가 모두 단수추천한 지역으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결정을 보류한 문제의 장소다. 김 대표가 옥새를 거부한 지역과도 맞아 떨어진다. 나머지 한 곳은 서울 은평을인데, 공관위는 이 지역의 다선인 이재오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었다. 이 의원은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지역 또한 무공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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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