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특집> ③뭉치는 비박연대 이합집산 승부수

야인들은 외쳤다 “이한구에게 속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지난 2008년 3월, 18대 총선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에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박근혜 전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시간이 흘러 2016년 3월, 친이(친 이명박)계를 포함한 비박(비 박근혜)계는 청와대 개입설을 주장하며, 공천의 투명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반복되는 역사, 그러나 뒤바뀐 상황. 과연 비박계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8년 전 박근혜를 따르던 의원들은 원외로 나가 ‘친박연대’를 결성했다.

비박계에게 지난 15일은 ‘학살의 날’로 기억될 법하다. 그날 저녁 발표된 7차 공천 브리핑에서 친이계와 친유(친유승민)계 인사들의 이름이 명단에서 대거 제외됐다. 결국 올 것이 왔다는 게 비박계의 반응. 이에 단체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반응을 두고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과거 친박근혜계(친박계)가 당을 박차고 나간 후 ‘친박연대’를 결성했던 것과 기시감이 든다고 전한다.

친박연대
비박연대

친박연대는 결성될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정당명에서 박근혜라는 유력 정치인과의 가까운 거리를 강조했기 때문. 이는 세계 정치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다. 당시 명칭에 대해 확답을 피해왔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친박연대 사용을 허용하자 복수의 언론은 비판적인 사설을 쏟아냈다. 한 명의 권력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대한민국식 정당정치의 낙후된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게 당시 주된 지적이었다.

한나라당을 뛰쳐나온 서청원 의원은 지난 2008년 3월19일에 있었던 출범식에서 “친박연대는 지난번 경선 때 도왔던 동지들의 결성체로 보면 된다”며 “여기 여러 의원과 위원장들이 박 전 대표 도왔다는 이유로 무참히 보복 당했다. 그래서 동지들끼리 모여 당을 결성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알려진 것처럼 친박연대는 총선에서 18석(지역구 10석, 비례대표 8석)을 차지했고, 한나라당과 합당했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을 떠났던 대부분의 의원들이 복당에 성공한 모습이 됐다. 친박연대에 있어서 ‘친박’은 당의 정체성이었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때 아닌 ‘당 정체성’ 논란이 일어났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를 낙천의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 지난 14일 이 위원장은 “당 정체성과 관련해서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정치권은 이 위원장의 발언이 유승민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과거 원내대표 시절 원내교섭단체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했던 말이 그 원인이라 본 것이다.

참주인연합
미래한국당

새누리당을 탈당한 조해진 의원은 앞서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 TBS라디오 <열린 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한 그는 “북한 김정은처럼 자기가 말하는 게 법이고 하루아침에 사람을 골로 보내버리고 당헌·당규를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이 위원장이 당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사람”이라며 “길 가는 사람 누구를 잡고 증세 없이 복지 가능하냐고 물어보라. 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라는 말에 열에 아홉은 다 동의한다. 국민들의 상식에서 어긋난 게 새누리당의 정체성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태는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과연 무엇이냐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위원장이 말한 당의 정체성은 당헌·당규와 공천 기준에 명시되지 않아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비박계는 이 위원장이 당 정체성을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본다.

사당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공천에서 떨어진 임태희 전 의원은 지난 16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기자회견장에서 “새누리당은 몇몇 사람에 의해 원칙도 없이 독단적으로 운영되는 등 사당화·사조직화되고 있다”며 “개인적인 불만이 아닌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로 잠시 당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비박계 인사는 이 위원장의 당 정체성 발언을 두고 “너무 억지스러운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때문에 낙천된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박 무소속 연대’(이하 비박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정치권 인사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라고 말한다. 여러모로 친박연대가 만들어질 당시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비박계 ‘컷오프 반발…탈당 줄이어
때아닌 정체성 논란, 당 주인 누구?

지난 2008년 3월 한나라당에서는 분열이 일어나고 있었다. 당시 주류였던 친이계가 친박계 의원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 이에 불복한 많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원외로 나온 이들은 당초 신당을 만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총선을 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당을 만들기에는 기술적 시간이 부족했다. 때문에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장관의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 2007년 9월경에 만들어진 ‘참주인연합’으로 서청원·홍사덕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입당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후 당명은 ‘미래한국당’으로 바뀌었다가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친박연대로 변경됐다.
 

과거 한나라당의 분열처럼 새누리당도 쪼개지고 있다. 김태환·안상수·임태희·조해진·진영 등은 이미 새누리당을 떠난 상태다. 만약 출마를 선언하고 힘을 합친다면, 연대로 이어질 수 있다(지난 20일, 진영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가능성은 낮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분위기”라고 말한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단, 이재오·유승민 이 두 사람의 거취가 가장 중요하다. 이들이 움직인다면 비박연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중진 의원들 중 구심점 역할을 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조 의원도 비박연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 15일 이후 각종 라디오에 출연한 그는 “지금의 공관위나 당 지도부처럼 권력이 옳지 않은 일을 하고, 국민을 실망시키며, 당원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그런 일(비박연대)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비박연대가 꾸려지면) 선거판을 한 번 흔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 의원은 새누리당의 공천이 유권자들에게 반감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안·조·진
탈당 러시

안상수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 그는 “8년 전 당시 박근혜 전 대표는 (공천 결과에 대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절규했는데, 오늘 나는 ‘안상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이 위원장에게 절규한다”며 “오는 4월13일은 이한구를 심판하는 날”이라고 날을 세웠다.

친이계 주호영 의원은 지난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그는 “(재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무소속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주 의원이 지적하는 부분은 이 위원장이 당헌·당규를 어기고 자신의 재심 요청을 반려했다는 것이다. 앞서 주 의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 공관위 결정에 대한 재심 요청을 한 상태였지만, 이 위원장은 이를 반려했다.
 

지난 16일 이 위원장은 최고위에서 넘어온 재심안에 대해 “공관위 논의 결과 재심 요청은 반려하기로 결정했다”며 “재심 내용 중 자칫 공관위가 당헌·당규를 위반하고 임의로 결정하는 듯 한 뉘앙스가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 결정은 사무총장과 부총장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친박연대 유사 “같은 행보갈 듯”
이재오·MB 회동 비박연대 논의 시작?


당헌 48조 4항에는 재심에 관한 대한 내용이 적시돼 있다. 재심의 요구가 있을 경우 공관위는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1명의 공관위원 중 재적의원 3분의 2는 8명이다. 그러나 당시 7명만 반려 결정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져 당헌·당규에 위배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 의원은 “이 위원장이 말한 만장일치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이러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새누리당과 공관위는 명분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민주적인 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라며 “만약 비박연대가 결성된다면 ‘민주’라는 명분을 얻어 그 힘이 폭발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친박계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말했다.

17일, 비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찾아 비박연대 가능성을 높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지만, 과거 친박연대의 등장 때부터 중심에 있었던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움직이는 친이계
연대결성 초읽기?

비박연대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사람도 있다. 친박연대에 비해 구심점이 약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친박에게는 박근혜라는, 한 사람을 향한 뚜렷한 방향성이 있지만 비박은 그렇지 않다”며 “비박연대가 만들어져도 구심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복당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연대의 가능성을 낮춘다. 최경환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것이란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당규상 복당은 힘들게 규정하고 있다.


제12장 보칙 중 제45조(제재규정) ①을 보면, ‘경선에 불복하고 당해 공직선거에 출마한 자는 공직선거일 기준 5년간 복당을 금지한다’고 나와 있다. 만약 당선된다고 해도 새누리당 행이 막히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탈당 인사들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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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