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최인선 작가의 개인전 ‘Landscape is Painting, Face is Painting, Abstract is Painting’이 오는 26일까지 역삼동 소피스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엔 유화와 드로잉을 포함해 총 5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2014년 630여점을 선보인 대규모 개인전 '미학오디세이 25년' 이후 처음 열리는 전시다.
최인선은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해오면서 현재까지 40회가 넘는 개인전을 통해 치열한 형식적 실험과 질료적 시도를 해오면서 회화의 물질적 가능성을 탐구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화는 아름다워
최인선은 작가노트를 통해 신작에 대해 “대상을 직접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거울이나 물결에 비춰진 반영된 현상을 그린 것이며 현실은 완전한 실체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 속에 존재하는 본질의 반영일 뿐이라는 사실을 미술이라는 허구적 도구를 통해 증명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최인선은 또 “컨버스 위의 대상은 그려진 그림일 뿐 실체가 아니다. 이것이 회화가 갖는 숙명적 허구”라며 “회화 자체가 어떤 방법으로든 진리이고 본질일 수는 없다. 회화가 갖는 이 숙명적 허구성은 한계성이 아니라 창조의 비밀을 인식케 하는 회화가 지닐 수 있는 가장 멋있는 장치”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회화는 허구의 운명으로 지어졌다. 회화는 회화다워야 한다. 그래서 회화는 진실을 가장할 때보다 허구로 인식될 때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개인전서 유화·드로잉 55점 선보여
거울·물에 비친 사물 통해 ‘반영’
최인선은 근작에서 물감이 지닌 물성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고 물감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그림을 추구한다. 단속적이고 활달한 필치, 강렬하고 주관적인 색채는 야수파적인 생동감을 표출한다. 초기엔 물질성이 강조된 단색 추상화에 몰입했으나, 1990년대 중반 미국 유학을 계기로 화면에 색을 끌어들였다.
이건수 미술평론가는 “최인선 작가의 화면 속에선 색채 그 자체가 형태가 되고 형태 그 자체가 색채가 되는 마티스의 선취를 읽게 된다. 최인선은 ‘그리기’의 순수성을 회복하고 회화적인 것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회화사의 실험을 꾸준히 지속해왔다. 최인선의 애니미즘적인 필획들은 색채와 형상의 자유로운 유희를 통해 질료 그 자체의 불변성을 재확인시켜주는 회화의 생래적 욕망을 쏟아낸다”고 평가했다.
그리기의 순수성
소피스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반영’(Reflection)에 중점을 두고 비춰진 형상을 작업한 것”이라며 “직접 본질을 그린 것이 아니라 거울이나 흔들리는 물에 비친 사람이나 사물을 표현한 것이다. 매개를 거쳐서 ‘걸러진’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회화의 허구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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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인선은?]
1964년생. 홍익대 회화과 및 동 대학원 수학 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립대학교를 졸업 하고 현재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92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94년 국전 우수상, 96년 한국일보 청년작가전 대상, 2002년 문화관광부 장관상, 2003년 하종현 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KIAF, SOAF 등 다수의 아트페어와 뉴욕 소더비 경매 등에 출품됐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갤러리, 리움미술관, 뉴욕주립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