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살생부’ 계파별 손익계산서

여의도 칼바람에 떠는 비박 뜨는 친박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결국 올 것이 왔다. ‘살생부’가 존재한다는 얘기가 새누리당을 강타했다. ‘찌라시(증권가 정보지)’도 대서특필되는 민감한 시기에 유력 정치인의 입을 통해 나왔으니, 당이 발칵 뒤집힌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사태는 당 대표의 백기투항으로 일단락됐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지도부가 의원들 입단속에 들어갔음에도 계파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당내 분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새누리당 ‘공천극장’의 막이 올랐다. 제1막 ‘살생부’는 김무성 대표의 사과로 끝났다.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이하 최고위)의 의결사항을 전달받은 그는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전하고, 클린공천지원단에서 진행하는 진상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최고위는 사태의 진원지 중 하나인 정두언 의원을 불러 조사를 실시, 재발을 막기 위한 사항들을 의결했다.

흥미진진…
새누리 공천극장

의결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의 공정성이 저해되는 언행 금지 ▲이를 어길 시 클린공천지원단이 즉각 조사해 엄중 처리한다가 그것이다. 엄중 처리는 공천 배제까지 염두에 둔 말일 가능성이 높다.

사태는 숨 가쁘게 진행됐다. 지난달 26일 언론에 처음 공개됐고 27일 공천면접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 의원의 입을 통해 다시 한 번 알려졌다. 이날 정 의원은 자신을 포함해 40여명의 이름이 적힌 물갈이 명단이 친박계 핵심인사에 의해 김 대표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즉 휴대폰으로 나도는 찌라시가 아니라 명단이 있고 이것을 친박계 인사가 비박계 수장이자 당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그동안 우리 당에서 진박 마케팅이니 정말 웃기는 일이 많았는데 이런 일도 그 일환이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40인 살생부’라는 뇌관이 터졌다.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4일 정 의원은 김 대표와 평소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K교수로부터 40인 살생부 얘기를 듣게 된다. 앞서 그 교수는 김 대표에게서 존재 여부를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평소 K교수는 김 대표에게 조언을 해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김 대표 측은 K교수에 대해 이미 김 대표와 멀어진 사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정 의원은 같은 내용을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으로부터 재차 듣게 된다.

이틀이 지난 26일 정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공천배제 인사 40명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천장에 도장을 안 찍고 버티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정 의원에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의원의 표현에 따르면 당시 김 대표는 그야말로 ‘비분강개’했다. 정 의원은 “혹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답했다.

1막 살생부
김무성 사과

정 의원은 한 번 더 확인을 받았다. “대표실로부터 살생부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을 한 언론사 기자를 통해 듣게 된 것. 40인 살생부는 그날 저녁 모 일간지를 통해 기사화됐다. 이후 김 대표 측에선 기사 내용 중 ‘대표에게 들었다’를 ‘대표 측에게 들었다’로 수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정 의원이 직접 해당 기자에게 수정 내용을 전달했다.
 

27일 면접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 의원에게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사실 여부를 물었고 정 의원은 이 위원장을 따로 만나 “대표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튿날인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공식 기구에서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입장을 밝혔다(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찌라시 작가’ ‘찌라시 전달자’라는 말을 했다. 시중에는 4, 5개 유형의 소위 살생부라는 찌라시가 돌고 있던 상황이었다).

단발마의 총성은 대대적인 포격의 신호탄이었다. 29일 최고위에 참석한 김 대표는 “내 입으로 그 누구에게도 공천 관련 문건이나 살생부 얘기를 한 바 없다”며 정 의원의 말을 전면 반박했다. 이 자리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은 정 의원의 출석을 요구했다.

엇갈리는 말, 진실한 사람은 누구?
“리스트 없다” 무대 백기 들었지만…


사태는 의원총회(이하 의총)로 넘어갔다.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모든 것을 밝히라는 성토가 의원들 사이에서 거셌다는 전언이다. 첫 주자로 단상에 선 김 대표는 “살생부는 없다”고 말했고 이어서 의원들 앞에 선 정 의원은 “(대표가) 앞에서 그렇게 얘기했는데 더 뭘 말하겠나”라며 “최고위에서 모든 걸 말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의총 중간에 김을동 최고위원은 “둘 사이에 있었던 대화는 A∼Z까지 다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의총장에 남고 정 의원은 긴급 최고위가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살생부의 진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 의원은 “‘당 대표가 찌라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김 대표가 나한테 ‘청와대 관계자가 자기한테 살생부 명단을 언급했다’고 말했다”며 청와대를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날 “청와대에 물어볼 일이 아니다”라며 “얘기를 꺼낸 당사자들이 설명할 일”이라고 논평을 자제했다.

의총이 끝나고 정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제는 빨리 수습해 전열을 정비해야 할 때”라며 “다행히 이 과정에서 모든 사람들이 공천 과정에 외부의 부당한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고위 의결사항을 전달받은 김 대표는 앞서 내용처럼 사과했다.
 

4일간의 진실게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계파 손익을 따진다면, 향후 4년의 주도권이 결정될 만한 사건이었다. 한 비박계 인사는 29일 “무게추가 친박계로 많이 기울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당초 유출자로 낙인 찍혔던 친박계는 파상 공세를 펼쳤다. 대표직까지 거론하며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그(살생부 사태) 중심에 당 대표 있다는 거 자체가 심각한 일이다”라며 “그럼에도 죄송하다는 말을 안 한 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한구·이인제 의원은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특히 이인제 최고위원은 “공관위가 공천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나도 거기 나가서 면접을 봤다”며 “공관위는 개인들의 집합이 아니다. 공관위원들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을 대신해 우리 당의 당헌·당규 정신을 받들어서 공명정대하게 민주적인 경선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손을 들어줬다.

2막 입단속
불똥 주의보

실세 최경환 의원은 자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화일보>와의 대화에서 “지금 파악된 상황으로만 본다면 김 대표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당시 시점은 의총이 열리기 전이었다. 김태흠 의원은 “만약 정 의원의 주장처럼 당 대표가 친박 핵심 인사로부터 물갈이 명단을 받았다고 말한 게 사실이라면, 이건 김 대표가 거짓말까지 한 것이니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며 “지금부터 공천이든 뭐든 당 대표로서의 권한을 내려놔야 한다는 뜻”이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비박계는 이번 사태로 가장 득을 본 게 누군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애초에 살생부는 없었다는 것이다. 한 비박계 인사는 지난달 29일 “살생부는 없을 것”이라며 “당장 어떤 사람이 써서 돌려도 살생부라는 이름이 붙는 상황에서 관리하는 살생부가 있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즉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정가에서 흘러나오던 소문들의 종합이 이번 살생부 사태 전말이라는 것이다.

친박 의원들이 진상 규명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도 뭔가 이유가 있기 때문이란 게 비박계의 시선이다. 또 다른 비박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공천이 투명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과정이었다고 내다본다. 즉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살생부를 조사해봤자 결국 실체는 밝혀지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이 위원장의 공천이 깨끗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가는 비박 “힘 받는 사람이 범인”
논란 이후…공관위 현역 컷오프 시사


해당 사태로 가장 힘이 실리게 된 쪽은 누가 뭐래도 공관위다.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논란이 결과적으로 공관위 입지 확대로 연결될 것으로 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 (김 대표가) 공관위의 공정성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최고위에서 발표했지 않았느냐”며 “(앞으로) 이 위원장이 상당한 권한을 발휘해서 공천에 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당성을 확보한 이 위원장은 사태가 진정된 지 하루 만에 현역 컷오프를 시사했다. 지난 2일 공관위는 구체적 기준안을 제시했다. 현역의 지지율이 당 지지도보다 낮다든지 몇 가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집중심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알렸다. 공관위 전체회의가 끝난 후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런 경우(현역이 당 지지도가 낮을 경우)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이라며 “무조건 자르는 것(컷오프)이 아니라 일단 집중적으로 심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근 공관위는 내부적으로 단수·우선추천을 적용할 지역과 부적격 현역 등 공천에 대한 윤곽을 어느 정도 잡아놓은 상황이라고 한다. 일례로 공관위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클린공천지원단이 투서 등을 종합하고 있는데, 실질적인 컷오프의 기준이 될 것이란 예상이 있다.

새누리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공멸’이다. 사태를 빠르게 진화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공감대가 계파를 넘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당 관계자 표현을 빌리자면 선거전 계파 갈등은 자칫 국민에게 오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2막 ‘입단속’은 확전 자제를 원하는 두 계파의 이해관계가 맞아 시작됐고 현재 진행 중이다. 대표의 사과로 이번 사태는 사실상 종결됐다는 게 최고위의 시선이다.

3막 컷오프
경선 레이스

그러나 갈등의 본질은 바뀌지 않은 채 미봉(彌縫)에 그쳐 더 큰 갈등으로 번질 여지가 충분하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이한구 위원장을 두고 ‘확실’한 친박이라고 말하고 있고, 근본 원인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이르면 오는 10일, 새누리당 경선이 시작되는 시점에 제3막 ‘컷오프’가 막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필리버스터 후일담
새누리당 프레임에 화들짝해 중단?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을 포함한 야당이 테러방지법 표결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지난 2일 중단했다. 당초 2월 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까지 계속 진행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급선회를 결정했다.

필리버스터는 9일간 지속됐다. 지난달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 상정한 후 이에 반발한 야당 의원들이 릴레이 반대토론을 시작한 것. 더민주 김광진 의원을 시작으로 38번째인 이종걸 원내대표까지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다.

그 중 몇몇 의원들은 여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3번째 주자로 나선 더민주 은수미 의원은 10시간 18분이라는 당시 기준으로 헌정사상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우고 내려왔다. 동료 의원들에게 안겨 눈물을 흘리는 사진은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후 최장 기록은 17번째로 나선 정청래 의원에 의해 깨졌다가, 38번째로 나선 이 원내대표가 12시간 31분을 기록하면서 경신됐다.

8 번째로 나선 신경민 의원은 새누리당 19대 총선 공약 중 필리버스터가 있었다며 “(새누리당) 홈페이지에서 공약집을 확인해보라”고 말해 한때 접속자가 폭주,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컷오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강기정 의원은 필리버스터 도중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 눈길을 모았다.

국회법상 본회의장에서 주제와 관련 없는 발언이 금지돼 있지만, 당시 사회를 보던 정갑윤 국회 부의장은 제지하지 않았다. 노래를 다 부른 강 의원이 단상을 내려가자 정 부의장은 “(필리버스터에) 나와줘서 고맙다. 사랑한다”고 배웅했다. 강 의원은 단상에 오르기 전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으로부터 당이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북갑에 전략공천을 할 것이란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10일까지 진행하려다 급선회
38명 의원 단상 올라 열변

필 리버스터 중단이 알려진 지난 1일 34번째로 단상에 오른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은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소식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계시다는 것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에 나온 박 비대위원의 발언을 두고 새누리당이 ‘선거용’이라며 비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비대위원은 “여러분이 분노하신 만큼 4월13일 총선에서 야당에게 표를 주시라”며 “야당이 이겨야 평화롭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야당에게 과반의석을 주셔야 한다. 더민주에 힘을 주시고 야당을 키워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2일에 있었던 의원총회에서 “어제 더민주의 박모 의원께서 필리버스터 도중에 눈물을 쏟으면서 총선에서 표를 모아달라고 하는 걸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총선을 위한 선거버스터였음을 확인시켜주는 장면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한 야당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을 전후로 더민주 내에서는 필리버스터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꽤 나왔다고 한다. 같은 날 저녁 김종인 대표의 입에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 선거판을 책임질 것이냐”고 한 발언도 이의 연장선이란 게 정가의 관측이다. 2월을 넘길 경우 여론이 악화돼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의원들 사이에 빠르게 번졌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그 이면에 새누리당의 프레임이 있었다고 본다. 익명의 정가 관계자는 “최근 새누리당에서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는 이유가 필리버스터 때문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있었다”라며 “더민주 내에는 그것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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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