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을…세컨드 하우스 시대

휴일이면 나만의 특별한 공간에서 가족들과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은퇴자나 예정자는 물론 30∼40대 젊은층도 휴식과 여가를 위한 세컨드 하우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컨드 하우스란 도심지역 거주자들이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도심 외곽지역에 마련하는 주택이나 별장 등을 말한다. 과거에는 별장 용도로 사면서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목적 개념이 강했지만, 지금은 자연과 가까운 쾌적한 주거생활을 실현하겠다는 목적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5일 근무제의 정착,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관리가 쉽지 않고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요즘 공급되는 세컨드 하우스는 관리도 용이하고 좋은 전망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추구함은 물론 비수기에는 휴양·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하다 성수기에 임대를 놓아 수익을 내는 일석이조의 상품이 선호되고 있다.

쉬는 날마다 휴식·여가지로 각광
성수기 땐 임대로 수익 ‘일석이조’

본인이 레저용 주택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이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임대해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따라서 임대수요도 겨냥한 레저형 아파트, 테라스 하우스, 수익형 풀빌라 등이 세컨드하우스의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강원 평창·속초, 부산, 제주도, 경남 거제, 전남 여수 등 탁트인 조망권을 확보하고 휴식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관광지 주변 상품들이 주요 대상이다.

관광지에 들어서는 세컨드 하우스는 비수기에 휴양, 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성수기에 임대를 놓아 수익을 볼 수도 있다. 본인이 필요할 때에는 세컨드 하우스로 사용하다가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임대를 줘 수익을 올릴 뿐 아니라 이용관리도 편리하니 ‘일타삼피’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


콘도는 구식
주목 단지는?

특히 세컨드 하우스는 대중화를 위해서 경제적 부담을 줄여줘 인기가 늘 높다. 게다가 전원주택이나 펜션 등에 비해서 매입과 양도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또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부동산 투자 이민제나 한류열풍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관광지 주변 세컨드 하우스가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우수한 분양성적도 이를 입증한다. 실제 대표적 관광지인 부산 해운대에서 최근 분양된 ‘더 에이치 스위트’는 견본주택 오픈 당시 첫날부터 주말 3일간 1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이후 실시된 청약에서도 부산 거주자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수천여명이 몰려 높은 청약경쟁률로 계약 시작 3개월 만에 100% 완판 됐다.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지구에 공급된 아파트 ‘제주 강정 유승한내들 퍼스트오션’도 평균 10.2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전 타입 마감된 데 이어 조기에 100% 계약 완료했다.

과거에는 콘도 회원권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년에 이용하는 날이 며칠밖에 안되고 또 성수기에는 예약도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투자가치도 크지 않아 자연스레 관심이 줄었다. 이러한 가운데 관리도 수월하고 좋은 전망과 쾌적한 자연환경을 모두 갖춘 레저형 아파트가 각광받고 있다. 레저형 아파트는 휴양, 레저기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높은 투자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과거 세컨드하우스는 전원주택, 단독주택, 펜션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주택들은 관리가 어렵고,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꾸준한 인기를 끌지 못했다. 반면 레저형 아파트는 비수기에는 휴양, 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성수기에 임대를 놓아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또 입지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미래 상승가치가 기대되는데 집이 직장이나 학교 근처 거주 중심에서 주말 문화나 스포츠,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과거 미국과 영국 사례를 보면 소득수준 2만∼3만달러 시점에 세컨드하우스 및 전원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거주지에서 1∼2시간 내에 오갈수 있는 지역에 주변에 골프장이나 스키장 등 취미생활을 즐길 거리가 있는 지역이 유망하다. 과거에는 수도권에서 가깝고 한강을 낀 경기도 광주, 가평, 양평, 강화 등이 인기였으나 개발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상승하자 최근에는 서울에서 2시간 내 도착하는 강원도 평창·강릉·속초 및 충청도지역으로 대상이 확산되고 있다.

관리 수월
쾌적한 환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휴가 때 즐긴다는 개념의 ‘베케이션홈’시장이 뜨겁다.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베케이션 홈 구입은 113만 채로, 전체 주택 구입의 21%를 차지했다.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13년보다 57% 증가한 것이었다. 저금리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전체 가구의 상위 10%는 재정적으로 훨씬 안정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에서 대도시 인근 강이나 바닷가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누리는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도 뜨거웠다. 현대산업개발이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에 공급한 ‘속초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마감 평균 경쟁률이 이 8.77대 1을 기록했다. 539가구(특별공급 148가구 제외) 모집에 4727명이 청약한 셈이다.

앞서 청약한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도 최고경쟁률 57대 1로 모든 주택형이 순위내 마감했다. 동쪽으로 한강과 서쪽으로 망월천수변공원이 있는 데다가 가야공원 캠핑장, 미사리조정경기장, 승마공원 등 휴양·레저시설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세컨드 하우스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역시 평균 분양가가 3.3㎡당 2730만원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만 1만5000여명이 몰리며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이 단지는 바다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가구가 남향이며 해운대 바다조망을 하며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풀과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인프라도 갖췄다.

“입지 좋으면
투자상품으로”

입지가 뛰어난 세컨드 하우스는 임대 상품으로 활용돼 투자상품으로도 한몫 한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앞자락에 위치한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와 ‘해운대 아이파크’는 월세 1000만원에 육박했는데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04㎡형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800만원 이상 매물이 나왔을 정도다. 해변가 등 입지가 좋은 아파트는 세컨드 하우스와 희소성을 겨냥한 투자 수요도 함께 따라오기 마련이다. 최근 분양이 급증하면서 다양하면서도 차별화된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테라스 하우스도 주요 세컨드 하우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18∼ 19세기 영국에서 유행하던 도시주택의 하나로 층을 올릴 때마다 조금씩 뒤로 지어 아래층 옥상 일부를 테라스로 사용하는 형태의 건물을 말한다. 요즘은 전통적인 계단식 테라스 하우스뿐만 아니라 수직형 테라스 하우스들도 등장하고 있다.

경기 일원서 강원·충청으로 확산
레저형 아파트·테라스 하우스 인기

한동안 주춤했던 테라스 하우스의 인기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심에서 교육환경과 편의시설을 갖춘 아파트의 장점과 앞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의 테라스 하우스는 세컨드 하우스뿐만 아니라 실주거용으로도 많이 구입하는 추세다.

맞춤형 세컨드 하우스인 풀빌라는 각 세대당 수영장이 딸리고 펜션이 일체형으로 이루어진 숙박시설로 말한다. 빌라 한 채를 통째로 빌리기 때문에 독립된 공간이 보장되기 때문에 휴양이 목적이거나 신혼여행을 온 신혼부부들이 많이 선택하는 인기상품이다. 또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수익형 풀빌라 분양이 세컨드 하우스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수익형 풀빌라는 희소성도 높기 때문에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최근 잇따른 개발호재로 인해 제주도나 서산, 태안, 당진 등 서해안으로 유입되는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풀빌라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관광지 주변 분양 상품을 매입해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거주하지 않는 날에는 임대를 놓아 수익을 챙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구입 시에는 구입 목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본인이 이용하면서 동시에 임대수익률도 높이려면, 4계절 내내 관광객이 많은 곳이나 관광자원개발호재가 풍부한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분양 중인 주요 세컨드 하우스이다. 


▲제주 모드락하우스=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신천리 1418, 1419-1, 1419-2, 1420번지 일대에 각세대 수영장을 배치한 풀빌라 ‘제주 모드락하우스’가 분양 중이다. 제주시내 주요지역을 차량으로 10∼20분 거리로 이동할 수 있다. 조천읍내, 초·중교 자전거 10분(도보 20분) 이내, 10∼30분 이내에 다수의 주요 관광지 및 골프장, 조천해변 1.9km 도보이용이 가능하다. 함덕해수욕장이 차량 5분 거리다.

총면적 4165㎡, 10세대 규모로 대지계약면적 320.02∼658.54㎡, 건축계약면적 82.30∼154.74㎡, 분양가는 계약면적에 따라 3억∼4억5000만원선으로 계약금 20%, 중도금 20%, 잔금 60% 납부조건이다. 

▲주문진 라일플로리스=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탁 트인 언덕 위에 별장처럼 편히 쉴 수 있는 수익형 아파트 ‘라일플로리스’가 들어선다. 

지하 1층, 지상 15층의 1개 동에 전용면적 24∼36m² 266채다.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해변에 들어선다. 해발 고도 약 18m 높이의 언덕 위에 지어져 모든 주택에서 탁 트인 조망권이 확보돼 동해 바다가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낭만적이고 색다른 체험이 가능하다. 유명 관광지인 주문진해수욕장과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이 있는 주문진항까지 차로 5분 이내에 갈 수 있어 주말별장을 구하는 수요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분양가는 채당 8000만원대에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빌려준다.

▲가평 리버카운티= (주)예다임은 경기도 가평군 운악산 자락에 전원주택 부지를 분양 중에 있다. 배산임수형으로 풍수지리상 최고의 입지를 자랑한다. 해당부지는 남향에, 전 필지 건폐율 40%의 계획 관리지역이다. 이 지역에 가평 리버카운티 2차가 들어설 예정인데 전원주택 1차는 30세대를 분양 완료했다. 현재 주거 및 세컨하우스로 입주해 생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분양하는 전원주택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인근에는 생활편의시설과 대형마트, 은행, 병원과 관공서가 5분 거리에 있어 생활하기에 편리하다. 대표 관광지인 아침고요수목원과 쁘띠프랑스, 눈썰매장, 호명호수, 운악산, 명지산, 연인산 등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골프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베네스트, 리앤리, 크리스탈, 썬힐 골프장과 인접해 비즈니스 가든 하우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


2차 분양 면적은 350∼990㎡ 이며, 철근 콘크리트와 목조, 황토, 경량, ALC 등 고객이 원하는 건축디자인에 따라 다양하게 맞춤설계가 가능하다. 

▲횡성레이크빌= 타운하우스형 전원주택단지 ‘횡성레이크빌’은 거주용 전원주택과 주말 전원주택을 운영·관리한다. 단지 내 입주 회원들을 위한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다채로운 타운하우스형 전원주택단지다. 70세대, 6만5000㎡ 규모의 거대 전원주택단지로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룬 자연 친화적 단지로 설계됐다. 횡성레이크빌은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해 서울에서 1시간 거리로 수도권 접근이 용이하다.

횡성IC에서는 불과 15분 거리며 서울 강남 신사동에서 단지까지는 156㎞ 거리로 2시간 이내 거리다. 올해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전철과 강남에서 출발하는 전철이 개통되면 강남까지 40분 이내에 도착 가능하다. 올해 제2영동고속도로도 개통 예정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