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에 불만 품은 사람들

총선 코앞인데…예비후보들 ‘부글부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무대’(무성대장) 리더십에 의문부호를 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오세훈·안대희의 종로·마포 출마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 정가에서는 강력했던 그의 리더십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시점을 과거 사위의 마약사건이 터진 이후로 보고 있다. <일요시사>는 최근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새누리당 내 얘기를 들어봤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험지 출마를 요청했지만, 오세훈·안대희는 이에 응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선택했다. 당초 김 대표의 요청을 수락하는 것처럼 보였던 이들은 각각 종로와 마포갑 출마를 선언했다(해석에 따라 마포갑을 험지로 보는 사람도 있다). 강북·구로 등 야권의 세가 강한 지역에 출마하길 바라왔던 김 대표 입장에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 더군다나 당 내에서는 이를 두고 리더십에 균열이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

오세훈 종로
안대희 마포

지난 1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여의도당사로 기자들을 부른 그는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종로구에 출마하기로 했다”며 “수도권, 나아가 전국 선거 판세를 견인하는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오 전 시장에 앞서 안대희 전 대법관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마포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을 항상 가슴에 새기겠다”며 “신뢰를 철칙으로 삼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짜 정치를 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전했다.

당초 두 사람은 김 대표로부터 소위 ‘험지’ 출마를 요청 받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에 응하겠다는 답도 했다.


김 대표가 지난 2015년 12월23일 국회에서 한 말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당의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조(험지에 출마)해 달라는 김 대표의 요청에 “방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단 오 전 시장은 “종로도 험지이기 때문에 완전히 배제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법관 또한 김 대표의 요청을 수락했다고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이 전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회견을 통해 결국 종로와 마포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종로와 마포갑이 충분히 험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가의 해석은 분분한 상태다.

흔들리는
무대 리더십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실제 김 대표는 이 건과 관련해 오 전 시장, 그리고 안 전 대법관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가졌지만,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오히려 오 전 시장을 포함해 험지 출마를 요청 받은 사람들의 입에서 “구체적인 출마지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김 대표가 안 전 대법관에게 광진·도봉구 출마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자 안 전 대법관은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안 전 대법관은 김 대표를 향해 “당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선전포고했다.

결국 20여일이 넘게 사태가 지연되자 두 사람 모두 생각해 둔 출마지로 나섰다는 해석이다. 결과론적으로 당이 마음 급한 후보자들의 발을 묶어둔 모양새가 됐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이른바 험지 출마를 원하는 비박계와 서울 판세를 주도하길 원하는 친박계 사이에서 저울질하다 친박계쪽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오 전 시장의 경우, 정치1번지라는 상징적인 장소를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하려는 심리도 기저에 깔려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해석이 새누리당 일부에서 들려온다.
 


갑작스런 발표에 내부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친이계로 분류되고 현 새누리당 마포구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은 안 전 대법관의 출마 소식에 “당을 살리고 서울 선거를 필승으로 이끌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진정한 험지에 출마하라”고 말했다.

오세훈, 안대희…말 안 듣는 사람 속출
“상향식 공천·당 경쟁력 약화” 쓴소리

이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박 진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종로는 종로 주민들을 위한 정책과 관심이 필요하지 대권을 위한 정거장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에 대한 책임의 목소리도 있다. 결국 ‘단도리’를 잘 해내지 못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두 사람의 출마 소식으로 그동안 험지 출마를 요구해왔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머쓱해진 상황이다. 김 대표는 출마를 공식 선언한 날 ‘안대희, 오세훈 두 출마예정자의 출마선언에 부쳐’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내용에는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의 공천 룰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돼 있다. 원론적인 입장 전달이었지만, 기자들 사이에서는 ‘언중유골(言中有骨)’이 느껴진다는 해석이 달렸다.

하루가 지난 18일 김 대표는 다시 한 번 상향식 공천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상향식 공천에 대해 최근 당내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상태다.

신년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낸 김 대표는 “100% 상향식 공천제 확립은 정치개혁의 완결판이자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며 “앞으로 공천 과정에 ‘소수 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며, 그 결과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계파 정치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과 안 전 대법관의 이탈에 대한 단속의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미 무대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목소리는 당내 곳곳에서 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력 약화
상향식 공천

상향식 공천으로 인해 인재 영입에 차질을 빗고 있다는 게 친박계의 주장이다. 이들 말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오히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

최근 친박계 핵심 중 한 명으로 통하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일단 국민들 눈에 새 인재가 당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한 회의석상에서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향식 공천 때문에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지 못한다”는 친박계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친박계는 대책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대통령 특사로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야당은 경쟁적으로 인재 영입을 하고 있는데, 우리 여당은 인재 영입 노력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있다”며 “선거 때가 되면 국민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구가 있기 때문에 그런(인재 영입)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에 대한 불만을 일축하고 있다. 지난 20일 새누리당 총선기획단 첫 회의에 참석한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당내 민주주의를 해치는 언행이자 저질적인 해당행위”라고 못 박았다. 최근 친박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해진 일에 대해서 자꾸 비판하는 것이 우리 당에 도움이 될지 하는 것은 중진으로서 좀 신중하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반응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엄포’로 풀이된다.


또 하나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김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또한 상향식 공천을 거칠 것이라고 시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비례대표도 당헌·당규에 따라 상향식 공천제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며 “공모와 심사 후 ‘국민공천배심원단(이하 배심원단)’의 평가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례대표가 슈스케? 대중영합주의 지적
마지막 감투 안에게…‘당근 전략’ 주목
 

검토되고 있는 내용을 종합해보면 방법은 다음과 같다. 30여명으로 구성되는 배심원단이 평가단이 돼 당에서 모집한 후보자, 이를테면 직업과 연령, 사회적 배려층 등 정치적 다양성을 보완할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출마 이유를 듣고 적합성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즉, 공개오디션을 보겠다는 것. 이에 당 내에서는 “공천이 <슈스케>(슈퍼스타 K)도 아니고 공개오디션은 말이 안 된다”라며 “인기투표로 국회의원을 만들 생각인가”라고 지적하는 이가 적지 않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급진적인 룰 변경은 옳지 못하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모순된 행보에 대한 지적이 크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조경태 의원이 지난 21일 새누리당에 입당하는가 하면,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문대성 의원을 설득해 인천 남동갑에 출마하게 했다.

“상향식 공천 하에서 인재영입이란 없다”고 누차 밝혔던 이전 모습과 확연히 다른 모습. 때문에 상향식 공천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인사가 경선 절차를 치르기 때문에 ‘영입’과 ‘등용’은 다르다고 강조하지만, “전략공천은 없다”는 신념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김 대표도 불만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국회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지명직 당 최고위원직 한 자리가 비어있는데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안 전 대법관을 지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흔들리는 리더십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장기 결석이었던 자리를 안 전 대법관에게 준 배경에 대해 “국가관이 투철하고 법질서 확립에 큰 역할을 하신 분으로, 이 시대의 화두인 정치개혁에 큰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해서 임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법관을 선택한 일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총선을 채 80여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예비후보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지적이다. 앞서 안 전 대법관의 마포갑 출마 소식에 된서리를 맞았던 강승규 전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서 “당 대표의 고유권한이지만 평시가 아니라 경기(4·13총선)가 진행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대표가) 특정 후보를 지명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불공정 경선을 진행하는 데 대해서는 마포갑 당원과 주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더민주 조경태
총선 영입?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여전히 막강한 리더십을 발휘하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한 익명의 관계자는 “과거 김 대표의 입지는 한마디로 난공불락이었다”라며 “그러나 최근 의원총회에서도 수군대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시점은 사위의 마약사건이 터진 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비박계 의원실 관계자는 “줄곧 상향식 공천만 강조해온 상황에서 지금 입장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혹시나 부침을 겪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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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