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뛰는 사람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표창원 나와 토론? 내 책부터 읽어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게 될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을 판가름 지을 날이 가까워지기 때문. <일요시사>는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세 번째로 대구 달서구을에 나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은 당시 정치권은 물론 사회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정도로 파장이 컸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당시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축소·은폐를 지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고, 결국 법정에 섰다. 시간이 흐른 지금, 1심·2심을 거쳐 대법원 판결에서까지 무죄를 받아낸 김 전 청장은 새누리당 후보로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김 전 청장과의 일문일답.

- 언제부터 출마를 결심했나?
▲재판 받으면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실체적 진실과 관계없이 사건이 정략적으로 이용됐다는 게 내 판단이다. 때문에 내가 정치인이 돼야 이 사건이든, 아니면 다른 건이든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선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정치인으로 간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굳은 계기다.

- 현재 본인이 생각하는 지역 현안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는다면?
▲취수원 문제다. 맑은 수돗물 공급은 환경과 우리 건강에 직결되는 일이다. 달서구는 구미 산업단지 밑으로 흐르는 낙동강을 취수원으로 하는데, 이 물 보다 낙동강 상류지역, 즉 김천 쪽에 가까운 물이 더 맑다. 60만이 넘는 달서구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취수원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예산 편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공업용수와 관련해 구미 쪽과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혼자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니, 달서 국회의원 3명이 힘을 합쳐 지역 주민의 건강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잘 협의해 나가겠다.


-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듣고 싶다.
▲대구가 ‘젊은이들이 떠나가는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간단히 말해 대기업이 한 곳도 없는 대도시는 대구가 유일하다. 웃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 유치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대기업이 오고 싶어도 물류비용 등 장애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것들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는 문제고 하니,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하는 쪽으로 발상의 전환을 제안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과 그들의 가족이 좋아할 만한 문화공간을 만들어 낸다면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당선과 동시에 바로 할 수 있는 공약은 재래시장 활성화다. 우리 관할 내 6개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이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만들고 거기에 ‘신(新)새마을운동’의 정신을 접목할 생각이다. 어떤 중요한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처음부터 주민들 의견이 반영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신새마을운동의 핵심이다.

지역경제 뿐만 아니라 의식구조, 정치·문화에도 변화를 주는 중요한 동인이 될 것이다. 또한 협의회를 통한 기금 조성에 나서겠다. 지역을 위해, 또 어려운 사람을 위해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이 들게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

- ‘대구·경북(TK)물갈이론’에 대한 입장은?
▲국회의원 누구는 바뀌어야 하고, 또 누구는 살아야 한다는 그런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단 앞서 말했던 대구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구 신 공항, 대기업 유치 문제에 있어서 정치인이 똘똘 뭉쳐 제 목소리 낸 적이 없다고 한다.

주민 중심의 ‘신 새마을운동’ 추진
복합문화단지 조성해 젊은 도시로

그리고 19대 총선에서 대통령 마케팅으로 국회의원이 됐음에도 세월호 사건 등을 겪으며 대통령 지지율이 30%밑으로 떨어지자 TK 의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박 대통령을 TK에서 만들어 냈다고 주민들은 생각한다. 그러니 성공적인 국정수행을 할 수 있도록 받쳐줘야 한다. 물갈이론이라기 보다 ‘대구의 참다운 예전 모습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에 입당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국정원 댓글 사건’을 주제로 맞짱토론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결정과 이유를 듣고 싶다.
▲답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근본적인 문제인데, 사자성어에 ‘언행일치(言行一致)’라는 말이 있다. 표창원이란 인물의 지난 행적을 보면 언행일치가 전혀 안 된다. 지난 2013년 6월13일자 표 전 교수의 트위터를 보면 “김 전 청장 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모두 무죄 나오면 사과하겠다”라고 말했지만, 그런 적 없다. 줄곧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지만, 지금 정치를 하고 있지 않나. 그러면서 지금은 “김용판 공천해라” “맞짱토론 원한다” 이렇게 말하더라.
 

난 1심·2심·3심 모두에서 무죄를 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사법부의 권위를 깡그리 무시하고 나와 이런 일로 맞짱토론하자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더민주에서 어떤 기준으로 참신한 인재로 영입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걱정스럽다. “맞짱토론하자”고 말하기 이전에 사법부와 먼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가 낸 책 ‘나는 왜 청문회 선서를 거부했는가’ 정도는 읽고 말했으면 좋겠다.

- 더민주의 저격성 인재영입이라고 보나?
▲나는 모르겠다. 누가 누구를 저격한단 말인가. 말했지 않았나. 나를 저격하기 이전에 사법부와 먼저 대화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

- 당선 됐을 때 원하는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가 있나? 권은희 의원과 상임위에서 마주쳐도 관계없나?
▲내가 당선되고 나서 그 사람과 마주친다는 말에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다. 난 19대가 아니고 20대 국회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권은희씨는 19대 국회의원이다.

- 정정하겠다. 마주치게 될 수도 있다.
▲권은희씨는 지금 검찰이 모해위증죄로 기소를 붙여 재판 중에 있다. 모해위증은 굉장히 크다. 그런데 이런 걸 무시하고 야권에서 공천한다면 사법부의 권위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과연 국민적 공감을 얻을까 걱정된다.

- 상임위는?
▲내 의지대로 다 되는 건 아니지만, 희망을 해본다면 안전행정위원회를 가고 싶다. 가서 엄청난 성과를 냈다고 자부하는 ‘주폭’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 되겠다. 공권력이 무너지면 법질서가 무너진다. 법질서가 무너지면 사회적 약자 순으로 피해를 본다. 약자가 누구인가. 어린이·부녀자·노약자·장애인같은 분들이다. 전문성을 살려서 좀 더 이쪽 분야에 의미를 남기고 싶다.

- 지난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여의도 앞에서는 권은희 의원 퇴출을 외치는 보수단체 회원의 모습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두고 합리적 유권자라 보기에 너무 극단적이라는 비판론이 있다. 당시 당사자의 생각은 어땠을까 궁금하다.
▲합리적 유권자라는 개념에 대해 의문스럽긴 하지만…당시는 1심·2심이 무죄판결이 난 이후다. 보수단체로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인터넷에는 나와 관련해 수만개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보면 ‘똥물에 튀겨 죽일 놈’부터 해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댓글을 수없이 봤다.

또한 불의가 정의의 탈을 쓰고 있는 모습도 봤다. 고등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후 더민주 정세균 의원은 트위터에 “김용판 같은 사람은 엄벌에 처해져야 되고, 권은희 과장 같은 분이 잘 대접받아야 제대로 된 나라”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쪽이 선이고 나를 악으로 규정하는 짓이다. 민주적 기본 인식에 과연 합당한 것인가 질문을 던지고 싶다.

<chm@ilyosisa.co.kr>

 

[김용판은 누구?]

▲대구 달서구 월배동 출생
▲월배초등학교, 달성중학교 졸업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제30회 행정고시 합격
▲전 대구 달서경찰서장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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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