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5월 회담설' 막전막후

한반도 정세 요동 ‘짜여진 각본?’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일본과의 ‘12·28 위안부 합의’ 내용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북한은 갑작스레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한·미·일·북·중·러 6개국의 레이더가 바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 북한 지뢰도발 이후 남북 간에 불던 훈풍이 어느새 동장군 댓바람이 되어 돌아왔다.

남북관계가 결빙과 해동을 거듭하고 있다. 취임 직후 ‘통일대박론’을 외쳤던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답보를 뚫을 묘책이 필요한 상황. 그러던 중 터진 북한의 4차 핵실험 소식은 국내 여론을 얼어붙게 만들기 충분했다. 난국을 타개할 열쇠로 복수의 외교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을 꼽는다. <일요시사>는 핵실험 직후 정가에서 들을 수 있었던 ‘5월 회담설’의 가능성을 타진해봤다.

통일대박론
언제 실현?

시간은 지난 2015년 12월28일로 돌아간다. 당시 한일 외교장관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 타결에 합의했다고 발표한다. 갑작스런 소식에 다들 의아하다는 반응. 지난 24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난제’가 갑자기 타결된 배경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 합의문 내용을 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많다. 특히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와 한마디 논의도 없이 협상이 진행됐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 뭔가를 위해 급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가능하다.

단적인 예로 정가는 위안부 합의가 연말에 이루어질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어떠한 귀띔도, 낌새도 없었다는 것. 관련 상임위의 한 관계자는 “(12·28 위안부 합의는) 전혀 예상 못했던 사안”이라며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 이유로 북한을 들고 있다. 즉 집권 4년차를 시작한 박근혜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에 집중하길 원했고 그래서 가지치기에 나선 결과가 12·28 위안부 합의라는 주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신년사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튼튼한 안보는 국가 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면서도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평화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또한 신년사에서 “우리는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과 통일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비록 “남조선이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6·15 선언을 이행해야 한다” 등 박근혜정부를 비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남북정상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던 지난해만 못하다는 평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능성을 열어놨다. 더욱이 ‘핵’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신년사를 통해 피어오르던 남북 평화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사라졌다.

분위기 깬
4차 핵실험

지난 6일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8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북한은 즉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첫 수소탄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남북 2+2 협상을 통한 8·25 합의, 이어진 10월 남북이산가족 상봉으로 피어났던 평화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깨진 순간이다.

박 대통령은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우리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는 물론 미국 등 동맹국에게 단호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을 더 이상 남북 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하기에는 근거가 미약하다. 오히려 갈등이 고조될수록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길 원할 것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때문에 남북 정상의 시계는 여전히 바쁘게 움직일 공산이 크다.

당초 복수의 언론은 박근혜정부가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에 접어들어서는 회담이 의미가 많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박 대통령과 혼연일체로 움직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올해 12월까지라는 점도 연내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였다.

지난 2015년 10월 이후 깜깜 무소식이지만, 반 총장이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반 총장이 지난 12월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단을 깜짝 방문, 방북설에 대한 질문에 “(북한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과연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북한 방문 시기가 언제일지를 두고 말들이 많은 상황이다. 정가에서는 합리적으로 따져봤을 때 빠르면 5월쯤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당 대회 맞춰 대화 나설 가능성↑
만난다면 4·13 총선 후 급물살 예상도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는 2월에는 박 대통령의 첫 아프라카 방문이 예정돼 있다. 우간다·케냐·모잠비크·에티오피아 등 4개국 정상들과 차례로 만날 것으로 보여 일정상 남북정상회담은 맞지 않다. 더군다나 2월부터는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예정돼 있어 오히려 남북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월15∼1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캘리포니아 남부 휴양지 서니랜드에서 정상회의를 연다는 점도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요소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광폭행보를 보이는 오바마 미 대통령을 두고 중국과 북한에 대한 견제의 목적이 크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3월에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오는 3월31일부터 4월1일까지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에 맞춰 한미일 3개국 정상이 회담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핵심 화두는 12·28 위안부 합의지만, 대북·중에 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이 있고 난 뒤 진행되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핵 억제 방안에 대한 논의가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5월 노동당대회
남북회담 성사?

4월은 국내 정세가 바쁘다. 4·13 총선이 예정돼 있어 남북정상회담을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외교전문가는 “총선 전에는 (남북 정상이)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문제는 워낙 민감한 이슈다보니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총선 전에 만나는 것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회담 시기를 두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 간 온도차가 있을 수 있어 가능성이 전무 하다고 말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5월이 적기라는 결론. 뿐만 아니라 5월에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예정돼 있어 김 위원장과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권영석 <연합뉴스> 논설위원은 지난 6일 <권영석의 통일시대>를 통해 김 위원장이 5월 전후를 기점으로 정상회담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지난 1980년 제6차 노동당 대회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제시했던 북한이기에 김 위원장도 이번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통일방안을 공표하고 쟁점화 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권 위원은 “김 위원장은 자신을 ‘통일을 이끄는 민족 지도자’로 선전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따라서 오는 5월로 예정된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 전후에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위안부 합의 서두른 이유 북한 때문?
반기문 6월 방한 변수, 7월 성사설도

변수는 있다. 반 총장이 4·13총선이 끝나고 오는 6월에 한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7월 회담설도 거론되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12월22일(현지시간) 뉴욕 특파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한국 방문 계획이 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6월쯤 유엔이 주최한 NGO 회의가 (서울에서) 있다”고 답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방북에 대해 북한과 계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방북이 전격적으로 전행될 수도 있다.

이미 반 총장은 한차례 이런 식의 방북을 추진한 적 있다. 지난 5월경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한 반 총장은 극비로 방북을 추진, 21일 하루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승낙 하루 만에 방문 허가를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도 6월 방한 가능성을 높인다. 유엔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2월15일(현지시간) 공동 명의로 총 193개 회원국에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추천 기한, 청문회 등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늦어도 3월까지 추천서를 받은 후 4월쯤 청문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오는 5월까지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6월부터 반 총장은 훨씬 유동적인 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6월 방한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반 총장이 6월에 방북, 또는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성사시킨다면, 남북정상회담은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6월말 또는 7월에 남북 두 정상이 만나는 그림도 가능하다. 한 외교관계자는 “순서상 반 총장이 먼저 김 위원장을 만나고 그 다음 박 대통령이 만나는 게 맞다”며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되면 빠른 속도로 다음 일정이 논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기문 6월
박근혜 7월

문제는 주변국의 반응이다. 지난 2009년부터 미국정부가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노선을 펼친 이후로 김 위원장은 줄곧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대화를 원해왔다. 이번 핵실험도 결국 남한에 대한 도발 목적보다 협상에 먼저 나서지 않는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로 보는 해석이 많다.

최근 한미일 3개국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어 박근혜정부가 오바마정부와 다른 외교 노선, 즉 북한과의 협상을 먼저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외교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대목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미국의 전략적 인내란?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영향은 비단 대한민국에만 머물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이번 핵실험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2009년부터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등 군사적 변화가 없으면 먼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는 내용의 ‘전략적 인내’전략을 펼쳐왔다. 이에 대해 최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비판의 핵심은 북한이 더욱 중무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는 것이다.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전략적 인내’를 대북 유화정책으로 규정한 뒤 폐기를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궁지에 빠졌다고 설명한 뒤, 최근 작고한 스티븐 보스워스 전 대북특사가 살아생전 “이란·쿠바와도 대화하는 이 행정부가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은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한 발언을 소개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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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