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거물들 붙는' 초접전 격전지 포커스

‘지면 떠나는’ 단두대 대진표 윤곽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을 향해 뛰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이들이 있다. 한국 정치사에 늘 있어왔듯, 이번 제20대 총선에서도 소위 정치 거물들의 출마는 유효하다. 오히려 ‘3김(金) 시대’처럼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 없어 각 지역별로 격전이 예상된다.

흡사 군웅할거의 시대 같다. 상대를 압도하는 몇몇 인물 대신 각자의 경쟁력을 갖춘 이름값 무거운 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요시사>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물들, 청와대·정부 기관에서 근무했던 공직자들, 여야 정당의 지도부 인사들 위주로 출마 지역과 맞상대를 점검해봤다.

거물 난립
혼돈의 시대

대선주자 1·2위를 나눠 가지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문재인 대표가 부산에서 대결을 펼칠 것인가는 정가의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다.

일찌감치 부산 영도 출마를 선언한 김 대표와 달리 문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문 대표가 직접 나서 부산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언제든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이를 반영하듯 두 사람의 가상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신문>이 의뢰하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12월28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 대표가 부산 영도에 출마, 김 대표와 한판 대결을 펼칠 경우 30%포인트의 격차로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는 해당 지역구에서 51.4%의 지지율을 기록, 21.4%에 그친 문 대표를 여유롭게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지난 12월21∼25일 조사, 지역구 성인남녀 5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반면 전국을 대상으로 한 대선주자 선호도는 문 대표가 우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지난 2015년 12월 4주차 주간집계 결과를 보면 문 대표가 17.6%를 기록, 17.1%의 김 대표를 0.5%포인트 차로 앞섰다. 해당 결과가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김 대표가 지난 25주 동안 유지하던 선두 자리를 문 대표에게 내줬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문 대표에 대한 지지율 상승보다 안철수 의원의 중도층 흡수, 그 여파로 인한 김 대표의 하락이 불러온 결과라는 점에서 문 대표의 장기 수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지난 2015년 12월21∼24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5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

용호상박
대선주자

어느덧 대선주자 선호도 3위까지 올라온 안철수 의원의 총선 출마 여부도 관심이 모아진다. 창당을 선언한 안 의원은 출마 지역구에 대해 “당원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존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다면 새누리당 이준석 전 의원,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를 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다른 거물들과는 조금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 최근 ‘험지출마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어디로 출마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로 출마를 고집하다 당의 의견을 따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오 전 시장은 정작 당 지도부가 험지를 정해주지 않아 ‘벙어리 냉가슴 앓이’ 중이다.

일찌감치 총선을 향해 뛴 유승민 전 원내대표, 김문수 예비후보자는 ‘대구출마’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비슷하다. 동구을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의 도전을 받고 있으며, 수성갑에서는 김 후보자와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 간의 치열한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정몽준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지난 7월경 세계축구연맹(FIFA)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내 정치와는 다소 멀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국내 선거에는 나갈 수도 없고 나갈 생각도 없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서울 수복을 위해 정 전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있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김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도 경우에 따라서 대대적인 설득작업에 돌입할 여지가 있다. 정 전 의원은 그 중 설득대상 0순위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해보면 두 여야 대표가 붙을 가능성이 있는 부산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가운데 서울과 대구를 중심으로 대선주자들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에 하나 지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물밑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잠룡들 출마 어디로? ‘대선 탐색전’
지도자 카리스마 드러낼 절호의 기회

총선을 위해 돌아온 기관장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역구 출마보다 오히려 새누리당 내 공천에 얼마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친박 좌장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는 반면, 의외로 조용히 총선에 임할 것이란 얘기도 있어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될 것으로 보이는 1월 둘째 주 이후 행보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사회부총리의 인천 연수 출마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일찍이 정가에서는 제20대 총선을 통해 6선에 성공한 후 국회의장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입법·사법·행정 3부에서 고위직을 지냈다는 이력,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라는 점 등 누구보다 당선에 유리한 상황임에도 암초는 존재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여러모로 내홍을 겪었다는 점에서 향후 총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찌감치 여의도로 돌라온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선거구 획정 결과에 총선 행보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과의 선거구 통·폐합 여부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윤상직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부산 출마가 유력하다. 경산 출신이지만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보냈고, 진두지휘했던 고리원전 1호기 폐로가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다는 점에서 기장군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또한 분구가 예상돼 첫 선거에 나서는 윤 장관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그 외에도 부산 연제구에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당초 대구 동구갑 출마가 유력하다 최근 북구갑 출마 소식이 들리는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의 행보도 관심이 모아진다.

장관 출신
지역 다지기

여야 지도부 인사들의 총선 준비도 바쁘다. 4선을 지내고 최근 신박으로 각광받는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경기도 평택갑 출마가 확실시된다. 맞상대로는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더민주 고인정 평택갑 지역위원장이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출마하는 부산 남구갑은 경쟁률이 낮은 선거구 중 하나로 꼽혀 전망을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갑에서는 8선에 도전하는 서청원 최고위원과 더민주 오일용 화성시갑 지역위원장 간의 대결 구도로 좁혀졌다. 그 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을 제외한 김을동, 이인제, 이정현 최고위원 또한 지역 활동에 매진 중이다. 이중 전남에서 불씨를 만들어낸 이정현 최고위원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탈당 바람으로 내부 사정이 복잡해진 더민주에서도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미 3선을 지낸 경기도 안양시만안구 출마가 확실시 된다. 야권의 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과의 내부 경선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행동을 같이하는 김한길·박지원 의원의 행보도 유권자의 관심을 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서울 광진갑의 김 의원과 전남 목포시의 박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박 의원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루비콘 강가에 서 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할 각오로 통합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근혜 키즈 후보들 예상대로 출마
공공기관장 출신 정치인 전진배치

정세균 의원이 과연 정치1번지 종로에서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상대는 박진 전 의원으로 지난 19대 총선의 복수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박 전 의원은 18대 국회 당시 종로구 국회의원이었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차범위 내 박빙의 대결이 예상된다.

손학규·정동영의 출마여부는 미지수다. 토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손 전 고문은 측근발 소식을 통해서도 총선에 나가지 않는 쪽으로 추가 기울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계 복귀설은 단지 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반응이다. 대신 19대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동영 전 장관 또한 복귀가 불투명한 건 매한가지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속단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휴먼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북 전주덕진에서 정 전 장관은 23.7%의 지지율을 기록, 현역인 김성주 의원이 얻은 28.7%에 단 5%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신뢰수준 ±3.6%포인트).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40.7%여서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지난 12월26∼27일, 만19세 이상 지역 유권자 734명 대상, 표본오차 95%).

일찌감치 창당을 선언한 천정배 의원은 최근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해 공식 사과함으로써 과거 털어내기를 마쳤다. 그는 지난 12월29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날의 전략적 과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호남의 정치가 이지경이 된 데에는 내게 커다란 책임이 있다”고 시인했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창당을 위해선 꼭 필요한 행동이었다는 평과 표를 얻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 대조를 보인다. 광주 서구을에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천정배 제압용’이라는 더민주 송영길 전 인천시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청와대 인사
너도나도 출마

그 어느 때보다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나들이가 활발하다. 최근 연설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을 필두로 대구 북구갑에서 최근 영양·영덕·봉화·울진군 출마로 방향을 선회한 전광삼 전 춘추관장, 대구 달성에 출사표를 던진 곽상도 전 민정수석, 대구 서구의 윤두현 전 홍보수석,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갑 출마를 선언한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과 왕보경 전 청와대 연설기록행정관이 펼칠 ‘청와대’ 대결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총선 뛰는 노장 열전
4선부터 지자체장까지

70세는 예로부터 드문 나이, 이에 고희(古稀)라 불렀다. 장수가 쉽지 않아 60세만 넘어도 회갑연을 열었던 시대니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주위에는 ‘노당익장(老當益壯)’을 과시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많다. 제20대 총선을 위해 뛰는 고희들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중 70세가 넘은 사람은 총 14명(2015년 12월30일 기준).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4명으로 가장 많이 있었고, 그 다음 인천, 경기도, 전라남도에 각각 2명씩, 다음 대구, 충청북도, 경상남도, 제주에 각각 1명씩이 등록돼 있다. 지역구별로 보면 서울은 중구·중랑구을·관악구을·강남구을, 대구는 중구남구, 인천은 남동구갑·서구강화군을, 경기도는 김포시·여주군양평군가평군, 충청북도에 청주시흥덕구갑, 경상남도에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시을에 각각 1명씩이 있다. 전라남도 광양시구례군은 70세를 넘긴 후보자가 2명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은 경기도 김포시의 김두섭 후보자로 1930년생, 올해 87세다. 소속 정당이 한나라당으로 되어 있는 그는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4대 국회 당시 현역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70세 이상 후보들 화제
김포 후보 87세 최고령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이도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서울 강남구을의 권문용 후보자는 강남구청장만 3선을 지냈다. 같은 새누리당 소속 인천 남동구갑 이윤성 후보자는 전직 KBS뉴스 앵커 출신으로 4선 의원과 국회 부의장까지 역임했다. 경기도 여주군양평군가평군의 새누리당 이규택 후보자는 4선 의원 출신으로 과거 한나라당 원내총무를 지낸 이력이 있다. 그 외에도 전 청주시장이었던 새누리당 한대수 후보자는 충북 청주시흥덕구갑에,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었던 이방호 후보자는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에 각각 등록했다.

불명예 기록도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불법선거운동을 벌인 사실이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안덕수 전 의원은 인천 서구강화군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상태다. 지난 12월18일 서울 중구 예비후보자로 등록을 마친 새누리당 소속 임춘목 후보자는 지난 1974년 12월5일 살인미수로 징역 3년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대구 중구남구의 새누리당 박창달 후보자는 지난 2005년 1월26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지난 2008년 8월15일 특별복권 됐다. 전남 광양시구례군 김현옥 후보자는 지난 2006년 12월1일 정치자금법위반에 따른 벌금100만원의 처분을 받았고 2010년 8월15일 특별복권 됐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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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