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바빠지는 ‘무대 활용법’

떡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너도나도 김칫국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에서는 ‘무대(김무성 대표)’를 이리 떼고 저리 붙여보는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너도나도 제 입맛에 맞는 활용법만 고집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정작 당사자는 황당하다는 반응. 고차방정식으로 치닫고 있는 ‘무대 활용법’을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YS의 영결식이 끝난 후, 위정자들은 앞 다퉈 ‘통합과 화합’을 얘기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의 예상대로 평화 분위기는 며칠을 넘기지 않고 깨졌다. 야당이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로 시끄러웠다면, 여당은 때 아닌 ‘무대 활용법’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본인이 부산 영도구 출마를 고집하고 있음에도 주변에서 군불을 지피는 이유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PK 물갈이론
진원지 어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13총선과 관련해 크게 세 가지 설의 중심에 있다. ‘PK(부산·경남) 물갈이론’ ‘서울험지출마론’ ‘비례대표 출마론’이 그것이다. 당내 압박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친박-비박’을 가리지 않고 김 대표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어 눈길이 간다.

PK지역 총선이 대선 전초전으로 불린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면면부터 남다르다. 문안박에 김 대표까지 핵심 대선주자 모두 PK 출신이다. 야당에서는 PK 잡고 대선승리로 이어간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야당이 차지한 PK 의석수는 총 34석 중 단 3석(문재인-사상구·조경태-사하구을·민홍철-김해시갑)으로 전체 8.82%에 불과하다. 이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야당 의석수를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총선 룰과 관련해 야당이 해당 제도 도입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이면에 이와 같은 복안이 숨어있다고 여당은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내에서는 PK 물갈이론이 불거졌다. 지난 9월경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깜짝 대구 방문, 그리고 ‘총선 심판론’으로부터 대두된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의 연장선이다. TK에 튄 불똥이 PK로 옮겨 붙은 모양새다. 앞선 물갈이론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향했다면, 이번에는 김 대표를 겨냥했다는 점이 차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22일 YS 빈소를 지키는 와중에 찾아온 부산지역 의원들 입에서 TK 물갈이론이 튀어나오자 “‘물갈이, 물갈이’하는 사람들이 물갈이 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험지출마론
무대 바뀌나

친박계는 일찌감치 PK에 눈독을 들여왔다. ‘영남 패권’을 위해선 꼭 필요한 퍼즐조각이다. 소위 ‘진박(진짜 친박)’들이 출마 예상자 명단에 오르내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정가의 시선이다.

현재 PK 중에서 부산 출마가 유력시 되는 친박계 인사는 약10~15명 정도. 그중 부산 기장 출마가 예상되는 윤상직 산업통상부장관을 포함해 해운대 분구 지역으로 출마할 것이 확실시되는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새로운 얼굴이 눈에 띈다.

안 전 대법관은 해운대구 출마를 알렸다. 지난 1일 안 전 대법관 측과 새누리당 소식에 따르면, 그는 해운대 지역으로 출마키로 하고 이러한 뜻을 지도부에 전했다. 지난달 25일 사하경제포럼 특강을 위해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지 약 일주일만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점, 5년 전까지 부모가 해운대에 거주했다는 점, 20대 총선에서 해운대구가 분구 예정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출마를 선언한 현역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 전 대법관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신박(새로운 친박)’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때문. 일각에서는 안 전 대법관을 두고 PK 공략에 나선 친박계 선봉장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윤 장관은 진박이라는 점에서 PK 물갈이론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해당 인물들의 출마는 도미노가 되어 김 대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김 대표가 있는 영도구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동구,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장관의 서구와 함께 선거구 획정 문제가 걸려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지역 3곳이 2곳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이다. 엮여 있는 사람이 당 대표, 국회의장, 전 장관이라는 점에서 최대 뇌관으로 꼽힌다.

PK 물갈이론, 유승민 다음은 김무성?
강북 출마 요구 거절 “영도서 승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했다. 지금 PK 정가가 딱 그렇다. 너도나도 자신이 진박임을 자처하며, 청와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역 언론은 최근 해당 소식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김 대표의 PK 장악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변수는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YS의 서거를 기점으로 박 대통령의 PK 지역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평가를 내리긴 이르지만, 김 대표의 ‘빈소정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고 할 만한 변화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주중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YS의 영결식이 있었던 11월4주차 박 대통령의 부산·경남·울산 지지율을 보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 57.4%, ‘못하고 있다’가 39.8%를 기록, 높은 PK 지지를 얻었으나(무응답 2.7%), 12월1주차에는 ‘잘했다’는 응답이 46.9%로 하락해 오히려 ‘못했다’는 응답 47.4%에 뒤지는 상황이 됐다(무응답 5.7%). YS 영결식 불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김 대표가 서울의 험지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이자 소장파 중 한명인 김용태 의원은 지난 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무성) 대표는 서울에 출마할 정도라는 각오와 결단을 보여줘야지만 총선의 분수령이 될 수도권, 특히 서울의 선거 판도를 확 바꿀 수 있다”며 “서울 출마에 준하는 결단 없이는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례대표 출마론
박근혜가 롤모델

비박계 인사가 비박계 수장에게 한 말이라 정가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앞서 김 의원은 청와대를 나온 인사들이 TK 등 소위 깃발만 꽂으면 당선될 수 있는 곳의 공천권을 노린다는 소문이 돌자 “박근혜정부 고위직에 있었다는 프리미엄만 누리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라며 “야당 우세지역에 출마해 박근혜정부 성과로 심판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결국 당내 힘 있는 중진들이 솔선수범해 험지에 나가야 서울을 수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 지역 48곳 중 여당이 차지한 곳은 단 17곳에 불과하다. 정두언 의원은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같은날 그는 “김 대표가 강북에 출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측은 거부의사를 전했다.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의원의 험지출마론 얘기가 나오자 “내 지역구의 지역주민들에게 심판받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해 “어디에서 출마할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부산도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고, 편안한 지역이 아니다”라며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PK지역, 특히 부산은 또 야당에서도 굉장히 강조하는 지역”이라고 김 대표를 거들었다.

박근혜 길 가라? 비례대표 출마론 대두
고차방정식 되는 무대 활용법 종착점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김 대표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종로가 아닌 야당 텃밭 출마를 주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설득력을 잃었단 의견이 많다. 김 대표 또한 험지출마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비례대표 출마론도 있다. 그것도 ‘말번’을 배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원지는 서울 험지출마론과 같다. ‘희생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김용태 의원은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정계복귀를 한 다음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어야 할 총선이 있었다”며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지역구 출마를 하진 않으시고 비례대표 말번을 받으셨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밝힌 것 이외에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4선을 한 대구 달성군을 포기하고 순번 11번으로 나섰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박 대통령 또한 한나라당 대표로서 이런저런 요구의 중심에 있었다.

비박계 대표 공격수 중 한명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지난 2011년 7월20일 당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9대 총선에서도 달성군으로 출마하겠다”는 박 대통령을 향해 “박 대표는 영향력이 큰 지도자”라며 “비례대표 말번으로 나오겠다든지, 아니면 강북에서 출마하겠다든지 (해서) 당에 큰 변화를 주고 분위기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4년 전 정두언 의원의 역할을 현재 김 의원이 받은 모습이다.

자기 입맛대로
바빠지는 셈법

이렇듯 험지출마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4년마다 으레 반복되는 일에 지나지 않다. 그러나 이번 험지론이 여느 때와는 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박 대통령의 ‘물갈이론’이 덧붙여졌기 때문이다.


과연 김 대표는 전방위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난 4일 새벽 예산안을 처리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총선에 출마하려면 ‘1년 전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며, 그렇지 않을 시 “예비심사에서 탈락시키겠다”는 사실상의 ‘컷오프’를 시사했다. 이에 친박계 인사들은 참정권을 제한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치권 ‘기강잡기’ 총력
여 “공천 불이익” 야 “단호 조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노영민 의원이 피감기관에 시집을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발 빠르게 ‘기강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김무성 대표는 의원들의 책 판매 행위가 적발될 시 공천 심사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새정치연합 노영민 의원이 출판기념회 관련 대국민 사과와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사퇴 등 논란을 일으켰다”며 “새누리당은 지난 보수혁신특별위에서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를 당론으로 채택했고 법안으로도 발의했다”고 말했다.

내용에 따르면, 대통령·국회의원·자치단체장 등은 물론 후보자·예비후보자도 초청으로 출판물을 판매하거나 입장료 등 대가를 받는 출판기념회를 할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 이어서 그는 “북콘서트 등에서 책을 팔거나 봉투를 받으면 차후 공천심사에 반영하는 것을 김 대표에게 허락받았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도 예외가 아니다. 김성수 대변인은 지난 3일 “문 대표가 당무감사를 거부한 비주류의 유성엽·황주홍 의원, 최근 도덕성 시비로 물의를 빚은 신기남·노영민 의원,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소속 의원들의 일탈행위, 그리고 혁신전당대회 거부 등으로 흔들리는 리더십을 바로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정가의 해석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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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