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해 7월 정계은퇴 선언을 하고 정치권과 거리를 두어왔던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정치 현안에 대해 처음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등 8박 9일의 중앙아시아 방문을 마치고 지난 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 전 고문은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이 돼선 안 된다”며 현 정치권을 비판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손학규 역할론’에 대해서는 모호한 답을 내놨으나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진 않았다.
취재를 한사코 거절하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서는 “학생들은 편향되지 않은 역사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국가의 역할은 학계 최고 권위자들이 역사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편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국정화 방침을 비판하면서도 여야 정치권이 교과서 문제를 정쟁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소신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10·28 재보선 등 잇따른 야권의 선거 패배와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한 질문에 손 전 고문은 “그런 (정치적) 이야기는 별로 도움이 안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정치 현안에 의견 피력
복귀 일정은 답변 피해
문재인 대표를 만날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손 전 고문은 “아침에 일어나서 절에 밥 먹으러 가는 것도 외부행보 아니냐”며 취재진의 질문을 농담으로 피해갔다. 하지만 ‘강진 토담집에 언제까지 머물 것이냐’는 질문에는 “강진의 산이 나보고 ‘더이상 너 지겨우니 못 있겠다. 나가버려라’고 하면 할 수 없고….”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곧바로 전남 강진으로 내려간다고 밝혔다. 이날 공항에는 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 김병욱 사무총장 등 재단 관계자들이 마중을 나왔을 뿐 지지자들이나 전현직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손 전 고문이 사회주의 국가에서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 카자흐스탄 등을 방문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계은퇴 후 남북관계 문제를 통해 대외활동을 재개하며 정계에 복귀했던 행보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