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정의당 심상정 대표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대안정당 길 가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야권이 들썩인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계파싸움으로 연일 시끄럽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까지 ‘천정배 신당’을 창당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지켜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구태의연하다”며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야권에 재편 바람이 거세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선뜻 결말을 예측하기 힘들 지경이다. 오히려 총선이 다가올수록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형국이다.

지난 20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을 목표로 ‘천정배 신당’을 창당한다고 선언했다. 회견장에서 천 의원은 “12월까지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1월 중 창당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을 단일정당으로 맞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너나 잘해라’는 말이 생각난다”고 평가절하했다. 문 대표는 즉각 “천 의원이 크게 착각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공방에 진보세력의 또 다른 축을 맡고 있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나섰다. 두 인물의 설전(舌戰)에 대해 “이율배반적이고 구태의연하다”며 모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심 대표는 “두 지도자의 선의는 믿지만, 통합론도 신당론도 낡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새정치연합 문 대표의 ‘야권통합론’에 대해선 남녀 사이에 빗대 그동안 연애도 안하다가 갑자기 같이 살자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천 의원의 ‘신당론’에 대해선 농사에 빗대 ‘정치이모작’을 시도하는 광경이라고 분석했다.

정치 공방을 주고받는 두 사람에 대해 각각 쓴 소리를 날린 심 대표. 그렇다면 과연 그의 머릿속에 있는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일요시사>가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심 대표와의 일문일답.

-인사가 늦었습니다. 대표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당선 후 지난 두 달간 활동을 자체 평가해 주신다면?
▲제 가진 모든 정신적, 육체적 기운을 끌어올려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여당에서 허울뿐인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노동자의 손쉬운 해고를 밀어붙이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광폭 행보를 그치지 않고 있는데요.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만들고 또 저희가 가진 방안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알리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또 국민의 투표가치가 평등하도록 교정해야하는데도, 선거제도개혁에 미온적인 양당에 맞섰습니다. 국민의 투표가치가 올바르게 반영될 수 있는 ‘정당 득표율에 비례하는 의석수를 보장’하는 선거법 도입을 위해 끝까지 이 악물고 노력하겠습니다.
 

-현안 질문입니다. 비례대표를 줄이자는 의견이 여당으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당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지금 여당에서는 농어촌 대표성을 강조하면서 비례대표를 줄이자고 하고 있는데요, 이런 주장은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입니다. 헌재에서는 농촌, 지역대표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1인1표는 평등하다는 표의 등가성을 실현해야한다는 것이었거든요.

표의 불비례성을 줄이려면 헌재 판결정신에 따라야 합니다. 비례성을 더 높여서 비례대표제를 늘리면 됩니다. 전 세계 비례대표제 나라 중에 우리나라 비례대표 의석수가 제일 적은데, 비례를 여기서 더 줄이자는 것은 역주행입니다. 현역 국회의원들 기득권 지키기라고 생각합니다.

-의원정수를 늘려야 한다고 보시나요?
▲무작정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고, 국민께 신뢰를 얻은 후에 늘리자는 게 본래 제 주장이었습니다. OECD국가 기준으로 국회의원 한 사람당 유권자가 평균 9만명입니다. 저희는 국회의원 한 사람 당 유권자가 거의 두 배인 15만명이에요.

국민 세금을 제대로 쓰는지 자원외교 같은 문제들을 제대로 감시하려면 의원수가 늘어나는 게 좋습니다. 다만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데 드는 국민의 거부감도 백 번 이해합니다. 우선 국민을 상대로 국회가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비삭감이나 과감한 혁신으로 국민을 닮은 국회가 되어야지요.

비례대표 줄이는 방안, 시대적 역주행
11월 4자 결집, 진보정당 재탄생 신호

-노동운동가 출신으로서 정부와 여당에서 주장하는 ‘임금피크제’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십시오.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을 늘린다는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은 이미 OECD, 한국노동연구원, 입법조사처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를 청년일자리 만들기의 절대적 대안인 양 홍보하고 밀어붙이는 것은 청년실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빈곤을 자백하는 것입니다.

평균 11억원인 대기업 등기이사 임금과 700조원에 달하는 대기업 사내유보금에는 손도 안댄 채, 성실히 회사에 다닌 죄밖에 없는 고령 노동자에게 임금피크제를 강요하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등기이사 연봉의 10%만 신규 고용에 투자해도 일자리를 1만개 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내유보금에 세율 1%만 적용해도 청년고용기금으로 7조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고용절벽에 내몰려 절망하고 있는 청년들과 부모세대를 분열시키는 책동은 멈춰야 합니다.

-11월 초 진보정당 창당 소식이 있습니다. 기존의 정의당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진보혁신회의’라는 이름으로 정의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 더하기 4자가 모여 진보혁신과 정강정책 등 통합논의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당원의 의견에 달려있습니다만, 진보재편을 꼭 성사시켜 유력한 진보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4개의 진보세력이 뭉치다보니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는데요.
▲진보결집은 그간 진보정치가 겪어왔던 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혁신의 성과를 종합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입니다. ‘유력정당은 진짜 정당, 군소정당은 압력단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보세력 재편은 과거의 진보정당을 재현하자는 게 아니라 그동안 치열하게 혁신하고 성찰해온 성과를 종합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진보정당의 압력단체 시대를 끝내고 유력정당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전통적 지지자를 모아야 합니다.

-천정배 의원을 필두로 한 ‘호남신당’과는 분리 노선인 건가요?
▲천정배 의원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구상을 구체적으로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저희의 기본원칙은 정치혁신에 있어서 혁신방향과 의지가 맞는 정치인 세력과 적극적으로 연대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다만 선거 승리만을 위해 이합집산 하는 것은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우선 진보세력을 결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야권 전체의 혁신과 총선에서의 협력은 천 의원 쪽이든 어디든 광범위하게 협력하려고 합니다.

-정의당 내 유일한 지역구 의원이십니다. 20대 총선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져올 수 있는 전략이 있으시다면?
▲첫째로 가장 큰 전략은 정의당 그 자체입니다. 정의당이 가진 당 안팎의 자원을 묶어서 국민께 정의당의 잠재력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둘째로 지난 10여 년 이상 대한민국 민생정치는 진보정당이 제시한 정책 의제를 가지고 먹고 살았습니다. 정의당 경쟁력은 그런 정책능력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정책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서 정책정당으로 승부하려고 합니다.

-현행 20석이 기준인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자신하시는지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니까요. 가능성을 믿고 최선을 다해서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거지요.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가 3분의1은 돼요. 저희 정의당이 국민에게 믿음을 준다면 새로운 대안정당으로 정의당을 격려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금피크제, 정부의 정책적 빈곤 자백
박근혜정부, 4년 만에 나랏빚 202조원↑

-정당 지지도에서 지난 7월 4주 차에 7%로 정점을 찍은 이후 4~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한국갤럽 기준). 두 자리 수 돌파를 이끌 묘안이 있으신지요?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정의당을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중소상공인, 청년 등 정의당이 앞장서서 대표하고 싶은 세력에 희망과 의지가 되는가를 끊임없이 물으면서요. 그리고 진보정치 시행착오 과정에서 상처받고 지지를 유보해 오신 분들을 다시 모아내겠습니다. 진보통합은 그런 면에서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전환점을 맞은 박근혜정부를 진단해 주신다면?
▲박근혜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말 443조원이던 나랏빚이 4년 만에 202조원이 더 늘어나 내년 나랏빚은 645조원이 넘게 됐습니다. 빚은 늘어만 가는데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임기가 전환점이 돈 시점에 그동안 경제활성화 대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정의당은 오래전부터 증가하는 복지수요를 감당하고,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증세’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박근혜정부가 국가재정운용 정상화를 위해 건설적인 논의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이한 국민들과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삶을 살아가시느라 제 한 몸 돌아볼 겨를 내는 게 쉽지 않으실 거 같습니다. 오랜만에 마주한 가족들과 정말 편안히, 마음과 몸을 뉘이실 수 있는 추석 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대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심상정 대표 프로필]


▲서울대학교 사회교육학 학사
▲정치바로아카데미 원장
▲제17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제19대 국회의원(경기도 고양시 덕양구갑)
▲제19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정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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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