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험대 오른' 10월 북 도발 시나리오

미사일? 핵? 터지긴 터진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북한이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8·25합의 한 달도 못가 나온 '강경 발언'에 우리 정부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노린 '협상용 멘트'로 해석되는 가운데 내부 결속을 위한 무력시위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핵심 변수는 한반도 밖에 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추진하고 있다. 핵실험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등 국제사회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14일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9년과 2012년에도 각각 광명성 2·3호기를 쏘아 올리며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를 '장거리 미사일 발사체'로 간주했다.

장거리 로켓
발사 초읽기

이날 <연합뉴스> 등 국내 주요 매체는 <조선중앙통신>의 인터뷰를 인용해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일은 10월10일이다.

북한은 우선 개발 중인 발사체가 '인공위성'이라는 입장이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우주 개발은 세계적 추세이며 많은 나라가 통신 및 위치측정, 농작물 수확고 판정, 기상관측, 자원탐사 등 여러 목적으로 위성들을 제작, 발사하고 있다"라며 "우리의 위성발사 역시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국가과학기술 발전계획에 따르는 평화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도발'로 보고 있다.

지난 10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북한이)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로켓)발사와 같은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시험을 언급한 당일 기자들의 질문에 "예단할 필요는 없지만 그런 행위가 북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답했다.

다음날 북한은 "핵무기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 연구와 생산에서 연일 혁신을 창조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지난 15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의 핵보유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산물"이라며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무분별한 적대시정책에 계속 매달리면서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뢰성(핵무기)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에 따라 우라늄 농축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5MW 흑연감속로의 용도가 조절·변경됐으며 재정비돼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라고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이 '핵실험 카드'를 꺼내면서 국제사회가 한반도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간 핵실험 문제가 불거지면 우리 정부는 국제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단골 제제 대상이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개국이다. 비상임이사국은 핵문제와 관련해 사실상 결정권이 없다.

8·25 합의 이후 이산가족 협의 급물살
노동당 창건 70주년 앞두고 다시 경색

때문에 한반도 위기를 풀 해법은 한반도 밖에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 일부 '전쟁론자'들이 주장하는 무력에 의한 대북 제제는 불가능하다. 전시작전통제권이 없는 한국은 미국의 '허가'가 있어야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 결국 국제정세에 따라 외교로 위기를 해소해야 할 운명이다.


우선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은 높아진 게 사실이다. 다만 임박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상업용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분석한 결과 이동식 정비탑에서 움직임이 없거나 거의 없는 것으로 포착됐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38노스는 "과거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북한이 10월10일까지 장거리 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서해 동창리 외에 제3의 장소에서 로켓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할 부두를 강원도 원산에 새로 만들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장거리 로켓 발사 시점은 여전히 미궁이다. 단 국내외 여론은 북한의 '으름장'이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간보기'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앞서 북한은 광명성 2·3호를 발사했을 당시 자신들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미·중·러
일제히 반대

예를 들어 광명성 2호 때는 "위성 발사 준비가 완료됐으며 곧 위성이 발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광명성 3호 때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4월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된다"라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는 시간과 장소를 특정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여론을 본 뒤 그에 맞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싸늘하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정부 고위당국자는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중국이 북한에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메시지를 보냈는지는 언급할 문제가 아니지만 중국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분명한 어조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관련 조항에 근거해 안보리가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데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국제사회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반응을 내놨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국민과 북한 체제가 국제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한 결코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하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라고 공언했다.

핵실험 카드
내부 결속용?

북한 입장에서 뼈아픈 것은 중국의 냉담한 반응이다. 경색된 북중관계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양국의 동맹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당장 중국은 오는 25일 미국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언급은 단기적으로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미·중 정상회담의 의제로 묶으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노리는 바는 명확하다. 미·중 정상과의 대화 및 체제 보장에 대학 약속이다.

만약 정상회담의 결과가 북한에게 불리하다면 북한으로서는 10월10일과 10월16일 가운데 도발을 감행할 여지가 있다. 10월16일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예고돼 있다.


가능성은 10일10일 직전이 더 높다. 북한은 그간 중요한 기념일을 앞두고 로켓을 쏘아 올렸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주기(12월17일)를 앞두고 각각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노동당 70주년'이란 상징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미사일을 발사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다면 관건은 핵실험의 확률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또 다른 형태의 무력 도발이 가능한지 여부다. 핵실험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제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실제 이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금껏 북한의 핵실험은 장거리 로켓 발사로 시작해 유엔 안보리가 제제안을 내놓고 북한 외무성이 이에 반박하며 핵실험을 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2006년 1차 핵실험, 2009년 2차 핵실험, 2013년 3차 핵실험까지 전개는 같았다.

북한에게 핵실험은 내부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국제사회에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제제할 수 있는 방안은 전쟁을 제외하고, 경제적인 압박이 전부다.

변수는 북한이 가진 천연자원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다. 지난 17일 인도정부는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어떤 식으로든 무력시위"
정부 선제대응 두고 고민

인도뿐만이 아니다. <연합뉴스-월간 마이더스> 9월호에 따르면 중국은 일찌감치 북한 조선대양총회사와 '대양-중당국제합영집단공사'를 설립하고 장진몰리브덴광산 개발에 착수했다. 러시아 역시 북한의 철도 개보수 공사 사업권을 따내면서 북한의 광물을 유럽으로 유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즉 북한으로서는 유엔이 금융 등에 제제를 가하더라도 민간 협력을 위장해 경제교류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리면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 정보 당국 핵심 관계자는 지난 16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수일 내로 4차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알렸다. 또 이 관계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결정만 남았다고 전했다.

핵실험이 어렵다면 사이버 공간에서의 도발 또한 감행할 여지가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 14일 미국 현지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 때 다른 형태의 도발을 꾀할 수 있다"라며 "핵과 미사일 등 물리적 수단 외에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차 석좌는 "김 위원장이 사이버 공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은행이나 전력망, 언론사에 대한 공격이 있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사이버 테러
NLL 포격 대비

지난 10일 우리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최근까지 북한의 도발 사례는 모두 64차례로 집계됐다. 지상 13회, 해상 47회, 공중 4회로 해상이 가장 많았다.

해상 도발 가운데 군사분계선(MDL) 침범은 8회, 총·포격을 이용한 도발은 5회였다. 지난달 4일 있었던 목함지뢰 도발은 MDL 침범으로 분류된다.

만약 북한이 10월10일을 전후로 한국과 군사적 충돌을 원한다면 그 장소는 지상보다 해상이 될 확률이 더 높다.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2010년 2회, 2011년 5회, 2012년 2회, 2013년 9회였지만 2014년에는 13회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모두 10차례 침범했다.

더구나 우리 정부는 최근 북한의 군사 도발행위에 대해 강력대응을 시사했다. 경고사격에서 시작한 충돌이 대규모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시기 북한 경비정은 53회, 어선은 115회 NLL을 침범했다.

다만 남북은 10월20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예고하고 있는 까닭에 직접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 당국은 '한반도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상봉 준비를 약속대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변수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다. 박근혜정부는 8·25합의 성사로 국정 지지도 반등에 성공한지 불과 보름 만에 또다시 험난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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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