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구 물갈이론’ 막전막후

선거 앞두고 난 데 없는 민생시찰 “냄새 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을 찾았다. 지난 7일, 박 대통령은 측근들을 대동한 채 대구를 전격 방문했다. 지난 4일 중국에서 귀국한 지 이틀 만에 보인 광폭행보였다. 정가가 주목하는 점은 박 대통령 주변에서 대구 지역 국회의원 누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 9일 인천을 방문했을 때는 지역 의원들을 공식 초청하는 등 대조를 이뤘다.


다가오는 20대 총선, 대구에 일대 혼란이 예고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아 민생을 살폈다. 특별할 것 없는 지역 방문이었지만, 정가와 언론은 이 소식을 집중 조망했다. 비단 대통령이 고향을 방문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대구 지역 국회의원 12명 중 단 한 명도 초대하지 않은 채 TK(대구·경북)지역 출마가 예상되는 4명의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시찰을 돌았다.

대구 물갈이
시동 걸었나?

대통령이 지역을 방문하는데 그 지역 의원들과 함께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지역 의원이 방문하는 대통령을 맞는 것은 예의이자 오래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언론에서는 ‘대구 물갈이’가 시작된 것이냐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정가 또한 마찬가지다. ‘박심’이 현직 대구 의원들에게서 떠나있다는 반응이 중론이다. 이미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박 대통령에게 각을 세웠던 지난 6월경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난 9일 한 언론은 새누리당 핵심의원의 말을 빌어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원내대표 사태 당시 애매한 태도를 보인 대구 출신 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청와대 고위직 인사들이 대거 출마해 물갈이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정가와 다른 언론의 반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청와대는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8일 오전 청와대출입기자들과 만나 “어제(7일) 대구시 업무보고는 경제활성화와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가지 분명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 자리였다”며 “경제활성화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박 대통령은) 시민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원하셨다고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대구시 업무보고의 형태와 참석 범위는 행사를 주최한 시와의 긴밀한 협조 속에서 결정됐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민 대변인의 말에도 불구하고 정가가 바라보는 해석은 사뭇 진지하다. 그동안 벼려왔던 대구 물갈이를 시작하겠다는 신호가 아니겠냐는 관측이다. 지역을 방문하면서 그 지역 의원들과 함께하지 않았다는 점도 해석의 근거가 되지만 청와대가 밝힌 ‘직접적 소통’이 초대를 하지 않은 이유로써 빈약하다는 반응이다.

인천 행사는
여·야 초청

이를 증명하듯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인천을 방문할 때 의원들을 대거 초대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 지역희망 박람회’ 행사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인천 지역구 의원들 모두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여권은 물론 야권 의원들에게까지 보냈다고 한다. 실제로 참석한 사람은 새누리당 인천시당위원장인 안상수 의원과 박상은 의원 2명에 그쳤지만, 대구에서는 단 한명도 초청받지 못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구 방문을 준비했던 과정을 보면,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대구지역 의원들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하 기술원)을 가장 먼저 방문했는데, 자신의 뒤를 이어 달성군에 당선된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을 초대하지 않았다. 달성군은 박 대통령이 18대 국회 때까지 내리 4선을 지낸 곳으로 19대 국회에는 비례대표로 나선 박 대통령의 뒤를 이어 이 의원이 당선된 곳이다.

기술원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은 곧이어 지역주민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고, 이후 전국 5대 재래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서문시장을 방문해 민생을 살폈다. 이때도 박 대통령은 지역구 의원인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을 부르지 않았다.

박근혜 대구 방문, 지역 의원은 전무
청와대 “직접 소통 위해” 해석 경계


이종진(달성군)·김희국(중구·남구) 의원의 공통점은 정가에서 ‘유승민계’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대구지역 의원은 총 12명, 그 중 7명의 초·재선 의원이 유승민계로 분류되는데 새누리당 내 의원들의 모임 중 하나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유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로 떠오른 이주영 의원을 누르고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들의 조력이 컸기 때문이라고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일련의 사태로 유 전 원내대표가 위기에 몰리고 사퇴하기까지 과정 속에서도 이들 유승민계 7인이 주변에서 호위무사로서 유 전 원내대표를 지켜줬다는 의견이 많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구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의원들은 따로 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대구시에게 언질을 했단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 언론에 따르면 언질을 받은 권 시장이 행사 직전 새누리당 소속 대구 의원 12명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엔 대구시 위주로 행사를 치르니 못 부르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나만이라도 가면 되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결국 모두를 초청하지 않는 선에서 준비가 마무리 됐다는 전언이다. 이번 결정에는 청와대 참모들의 입김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대구지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총선을 7개월여 남긴 상황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청와대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로써 물갈이론이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이 대구지역 의원들을 배제하고, 함께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가진 인물들이 청와대 측근 4인방이기 때문이다. 안종범 경제수석과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은 모두 TK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청와대 측근들
대구 출마설

안 수석은 이미 비례대표로 19대 의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의정활동 중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되면서 의원직을 사직한 그는 20대 총선 출마가 유력시 된다. 지난 4월경에는 이한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수성갑 출마가 유력하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뛰어들면서 사그라들었지만 이번 동행을 계기로 다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출마 예상지역은 대구 서구다. 서구는 현재 유승민계로 통하는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의 지역구다.

경북대학교를 졸업한 신동철 정무비서관은 지난 17대 총선 당시 대구 중구·남구에 공천 신청을 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재출마가 유력하다. 서문시장에 초청받지 못한 김희국 의원과의 경선이 예상된다.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은 학창시절을 보낸 대구 동구 출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승민(대구 동구을) 전 원내대표와 경선장에서 만나는 그림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가에서는 그동안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의 대구 달성군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술원에 초대받지 못한 이종진 의원의 지역구가 대구 달성군이다. 두 사람의 경합이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청와대 측근 4인방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모두 현재 유승민계로 통하는 인사들이 맡고 있다. 결정적으로 물갈이론이 힘을 받는 이유다. 그 외에도 전광삼 청와대 춘추관장은 대구 북구갑,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본관인 달성군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후 보여준 파격행보가 박 대통령이 대구를 찾게 만든 요인이라고 꼽고 있다. 지난달 5일 유 전 원내대표는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의 상갓집을 찾아 대구의 유력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조문객 중 한 명인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유 전 원내대표와 김 전 의원에게 “앞으로 대구정치를 이끌 두 명의 유망주”라며 “신당을 만들어도 되겠네”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물갈이론? TK출마 유력한 측근 대동
유승민계, 오픈프라이머리 탈출구 될까?


또한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두고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전승절을 마치고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고향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물갈이론의 반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과 유 전 원내대표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을 때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하향곡선을 그렸다.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6월 3주차 지지율이 29%를 기록, 임기 내 최하점을 찍은 이후 7월 2주차에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전승절 참석이 있었던 기간 동안 지지율은 34%에서 54%로 급등했다. 2주 만에 2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치솟는 지지율과 더불어 힘을 얻지 못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도 물갈이론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김 대표가 밀어붙이는 오픈프라이머리는 최근 친박계의 공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김무성 대표의 몫이지 우리 몫이 아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친박계 실세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달 18일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비용과 역선택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여야가 동시에 해야 하는 난점이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친박계 핵심 중 한명인 홍문종 의원은 지난 1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제도적으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고 야당도 비협조적이다. 상당히 현실성이 떨어지는 오픈프라이머리가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게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역임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픈프라이머리가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도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우리가 해결책을 빨리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픈프라이머리
유일한 탈출구?

오픈프라이머리는 유승민계의 생존과도 관련이 있어 주목된다. 아직 세가 약한 유승민계가 내년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는 사태를 막을 방법은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관측이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2일 유 전 원내대표와 김 대표, 대구지역 의원 11명(이한구 의원 제외)이 만찬자리를 가진 적이 있는데, 이 자리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건배사로 ‘우리 대구는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를 지지합니다’라고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유승민계 의원들 입장에서는 지지하는 유 전 원내대표가 전국구로 떠올랐기 때문에 오픈프라이머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유승민계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입김이 공천에 작용하는 것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승민 존재감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국정감사 첫날부터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10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감에서 제2롯데월드 허가과정과 관련해 국회 차원에서 재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행정부가 스스로 조사할 생각이 없으면 국회가 이 문제에 대해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감이 본격 복귀 신호탄?

감사장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잠실 제2롯데월드 건축논란이 시작될 때 18대 국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안전의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하고 질타했지만 그냥 밀어붙였다”며 “(제2롯데월드 건축은) 지난 22년 간 군이 계속 반대한 상황이었는데도 (롯데측이) 안전하다고 해 (허가된) 사건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북한의 지뢰도발로 다리를 다친 하재현 하사의 치료비와 관련, “비단 하 하사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언론에 노출된 하 하사 한 명의 치료비 부담만 국방부에서 할 것이 아니라, 나머지 보도되지 않은 과거의 환자들에 대해서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가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의 정치적 복귀 시점을 9월 국감으로 내다봤다. 논란이 됐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에서부터 국방부 차원의 도·감청장비 구입, 군대 내 성문제까지 국방위원회에서 지적 가능한 현안이 망라해 있기 때문이다. 유 전 원내대표가 과연 잇단 논란을 딛고 국감을 ‘유승민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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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