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감싸는 식약처…왜?

국민건강, 각자 알아서 지켜라?

[일요시사 경제팀] 임태균 기자 = 식품의약안전처(처장 김승희)는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조직이다. 식품과 의약 부분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게 핵심임무다. 그런 식약처가 국민의 안전 대신 기업의 이익을 지키고 있다. 적어도 GMO 관련한 사안에서는 이러한 정황이 명백하다.

우리 국민 정서상 ‘세상에서 가장 나쁜 기업’이란 ‘먹을 것에 장난쳐서 돈 버는 기업’이다. 자기 자식에게도 안 먹일 것을 팔아 부를 축적하는 기업들에 대한 질타는 부패 정치인에게 보내는 것 이상이다. 식약처가 불량업체를 단속하거나 위해식품 기업을 적발해 보고할 때마다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과 박수를 보내는 것도 이런 정서가 작용한 결과다.

그런데 이 식약처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른바 ‘GMO’라고 불리는 유전자변형식품 관련분야다. GMO 분야에서 식약처는 ‘국민건강의 마지노선’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조직?

포기의 정황은 식품위생법에서 정하는 GMO 성분표기 세부사항에 식약처가 각종 ‘예외규정’을 고시하고 있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국내외 식품업체는 이 예외고시를 기반으로 GMO 원료를 사용한 제품임에도 GMO 표기를 면제받고 있다.

그 여파는 결국 국민들에게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먹고 있는 식품 및 가공제품이 GMO 원료를 사용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없기에 GMO 식품을 먹고 싶지 않다고 해도 피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업계 전반에서 식약처의 GMO 업체 봐주기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사실 GMO 작물에 대한 안정성 논란은 벌써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화두다. 처음 GMO 작물이 식품원료로 수입될 때부터 다수의 환경단체들은 각종 동물실험의 부작용 사례를 들어 강하게 반발해 왔다. GMO 작물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돌연변이와 알레르기 물질 등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탓에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는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특정 GMO 종자는 일부 안정성이 확보됐지만 농장에서 생산하며 발생하는 변수에 대한 부분에서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았음을 주목한 시각이다. 더구나 GMO 사료를 통해 키운 실험동물 등에서 부작용이 일어난 사례가 빈번하게 확인되면서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된 상태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뿐 아니라 각종 소비자 관련기관들은 “GMO를 원료로 사용한 모든 식품에 표시를 의무화 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유전자변형 나몰라…무대책ㆍ무책임 ‘뒷짐’
성분표기 세부사항에 각종 예외규정 ‘구멍’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GMO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완전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식품에 대한 GMO 포함여부를 알려주고 관리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고 지적하며, “GMO를 원재료로 사용한 모든 식품에 대한 표시 의무화, 비의도적 혼입치 강화 등 제도개선을 강화해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 산하 한국소비자원은 한발 더 나아가 “식약처에서 고시한 GMO 표기법이 잘못됐다”는 연구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유럽연합은 시험검사와 상관없이 GMO 원료를 사용했으면 무조건 표시를 하도록 해서 소비자들이 GMO 제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살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식약처의 독단에 의해 무시되고 있다. 단순히 ‘무시’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다. GMO 표시 예외규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GMO 기업들을 두둔하는 발언들이 쏟아내고 있다.
식약처 고위공무원은 “GMO 원료로 제조한 식품마다 GMO 표기를 붙이면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가질 것”이라며 “GMO 완전 표시제는 관련 업계의 영향과 소비자 물가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민 건강’이라는 타협할 수 없는 주제를 ‘업계 입장과 물가상승’ 등과 연계하는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식약처는 GMO 부분에 대해 사실상 휴업을 선언하고 있다. “GMO는 가공을 하고 나면 GMO 포함 유무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 검증할 방법이 없는데 무조건 표기하라고 해서 제품 이미지를 안 좋게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물론 식용유나 간장류의 제품은 가공 이후 GMO DNA가 남아있지 않아 검사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 밖의 제품은 PCR검사를 통해 GMO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CJ제일제당, 농심, 삼양 등이 수출한 식품들이 외국 세관에서 통관을 거부당한 것도 이들 가공식품에 대한 GMO 검사가 반영된 결과고, 이번에 <일요시사>가 한국허벌라이프의 제품 ‘쉐이크믹스’에서 GMO 유전자를 검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가공하면 검출이 어렵다”는 것은 일부 제품에 대한 것에 불과하고 건강식품을 비롯한 대부분의 가공식품은 PCR검사를 통해 GMO DNA검출이 가능하다.

이 같은 사실을 식약처가 모를 리 없다. 다만 국민건강 보다 관련업체 걱정을 더 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가공식품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근거하지 않고 원재료에 대한 ‘구분유통증명서’ 만으로 GMO표시 예외대상이 되도록 규정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인 셈이다.

“강력히 규제해야”

식약처는 강력한 규제기관이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일이 너무도 중하기에 ‘사법경찰권’까지 부여받았다. 그런 식약처가 지금처럼 예외규정을 운영한다면 국민의 지탄과 질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국민들은 GMO 식품을 피하고 싶어도 가려 먹을 방법이 없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과연 식약처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 조직일지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text123@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GMO 정보’ 숨긴 식약처 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유전자변형농수산물(이하 GMO) 수입현황 등의 정보가 식품업계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3년 연속 정보공개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해당 정보를 숨기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대표 김성훈)가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GMO 수입현황 등의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경실련은 서울행정법원에 식약처를 상대로 업체별 GMO 수입현황 등의 정보공개 거부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미 CJ제일제당, 대상, 사조해표 등 업체들의 수입현황이 공개된 사례가 있고 해당정보가 공개된다고 해도 업체의 이익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이다. 또한 업체들 역시 공공연하게 GMO농산물을 수입하여 식용유 둥을 제조한다고 밝힌 사례 등을 들어 관련 정보는 업체의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식약처는 해당 정보를 공개하면 식품업체들의 영업상 지위를 위협하고, 기업이미지 등 무형의 이익, 미래의 영업이익 등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이러한 입장을 법정에서도 계속 강변해 왔다. 결국 식약처가 식품업계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알권리와 안전을 무시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은 경실련의 손을 들어줬다. GMO 수입현황 등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정보공개의 원칙’에 더욱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는 GMO 수입현황 등의 정보가 업체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가 국민의 알 권리와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이번 판결을 통해 식약처가 공개하는 업체별 GMO 수입현황 등의 정보를 입수하는 대로 지체 없이 소비자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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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