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식 통일 청사진 완전해부

‘당근과 채찍’으로 대화 이끌어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25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후반기를 시작하게 되는 박근혜정부는 전반기보다 더욱 숨 가쁜 국정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외교부문에 있어서는 9·10월 연이어 빅2 정상을 만나는 일정이 예정돼있다. 8·15기념식을 전후로 박 대통령은 ‘통일’을 언급하며 만남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바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 초에 있을 중국 ‘항일전쟁·반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이하 전승절)’ 방문을 시작으로 10월에는 ‘메르스 사태’ 이후 무기한 연기됐던 방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연내에 한·중·일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등 외교부문에 있어서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각국 정상들과 나눌 대화의 최대 화두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외교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상회담
북한 압박

최근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에 참석해 한 발언이 화제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이 지난 7월10일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열린 통준위 민간위원 집중토론회에 참석해 “내년에라도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한 참석자의 입을 빌려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참석자 중 한 명은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 또한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통준위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의 발언이) 북의 급변사태를 시사한 것은 아니다’라며 확산을 경계했지만, 최근 8·15기념식을 전후로 박 대통령이 ‘북한’과 ‘통일’에 대한 발언을 아끼지 않고 있어 발언의 취지에 대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5일에 있었던 광복절 70주년 경축사 또한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진정한 광복은 민족의 통일로 완성될 것”이라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이루고 민생을 해결하며 평화·통일의 길을 함께 열어나갈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설 도중 박 대통령은 ‘7·4남북공동성명’을 언급하는 등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고조되고 있는 남북 간 긴장관계로 인해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북한전문가 대부분의 생각이다.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도발이 자행된 이후 북한은 줄곧 ‘조작된 모략극’이라고 말하고 있어 국내 여론은 악화 일로에 있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있었던 이희호 여사 방북 때 북한은 “박근혜정부와는 남북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뜻을 전했다. 지난 20일 자행된 북한의 ‘포격도발’은 이러한 남·북 갈등을 절정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중국 전승절
김정은 초대


박근혜정부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당국에서 추진하던 이산가족명단교환 및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설치 등에 대한 제안도 잇따라 거절당하고 있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는 북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도 다양한 제안이 담길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지뢰도발로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박근혜정부는 외교를 통해 북한에 대한 해법을 찾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박 대통령의 방중·방미 소식으로 이러한 전망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전승절에 맞춰 중국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9월3일로 예정된 전승절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주석과의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의 만남에서 다양한 얘기가 오고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핵’ 문제도 그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 및 장성택 처형 이후 북·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전승절에 맞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박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은 박 대통령에게 전승절 참석을 청한데 이어 김 위원장에게도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했던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가장 환영할 만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아직 북한 측에서 방문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어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투트랙, ‘도발엔 단호, 대화엔 협력’
한·중·일 정상, ‘전승절’서 만남 추진


<연합뉴스>를 통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중 간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것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면서 “핵문제를 둘러싼 북·중 간 긴장과 갈등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10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사태로 미뤄뒀던 미국 방문을 시작한다. 그달 16일에는 오바마 미국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계획돼 있다. 당초 지난 6월16일 성사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한·미 정상 간 대화의 화제는 단연 북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가 밝혔듯 두 국가 간 동맹국으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 등 대북공조, 동북아 안보 등의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현지 소식을 전하는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이번 10월 방미의 주 의제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개발 계획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점, 한반도 긴장 완화가 지지부진하다는 점, 김정은 체제가 아직 불안정하다는 점을 들어 한·미 정상이 나눌 대화의 핵심은 북한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
대북 공조 확인

2개월여에 걸쳐 방중·방미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여권의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관계자는 정상급 인사들의 해외 방문에 대해 “아무리 급해도 1개월 전에는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며 “통상적으로 2~3개월 전에는 방문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박 대통령은 남·북 관계의 활로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은 지금보다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0월10일에 북한 노동당 70주년 행사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전례를 봤을 때 북한은 이날 ‘4차 핵실험’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못해도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를 벌일 것이란 게 북한전문가들 대부분의 예상이다. 따라서 남·북 긴장관계가 지금보다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10월 방미, 오바마와 북핵 현안 논의

10·10 노동당 70주년, 북 도발 예고

박 대통령은 이러한 도발에 맞서 한·중·일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승절에 맞춰 아시아 국가들 간의 외교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궁극적으로 연내 3자 정상회담이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민국은 의장국으로서 10월 내 추진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3일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가급적 올해 말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자 회담이 성사되면 이후 ‘한·중’ ‘한·일’ 정상회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한·일 과계 개선이라는 화두도 있어 박근혜정부는 일본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3자 회담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한·중·일 3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외교적 고립이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연내 추진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일 회담
북한 고립

최근 박근혜정부는 북한에 대해 ‘도발엔 단호, 대화엔 협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지뢰도발이 있었을 당시 “북한의 행동은 명백한 군사도발”이라고 말한 반면, 8·15경축사에서는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 향상과 경제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말이 단적인 예다.

3자 회담 또한 같은 기조로 해석된다. 북한을 압박·고립해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발 빠르게 진행될 외교전에서 박 대통령은 과연 청사진대로 북한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그 출발점이 될 전승절에 국내는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 전승절 참석, 국민의 생각은?

국민의 50% 이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전승절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중국으로부터 전승절에 초대받은 박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해야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 50% 이상인 51.8%가 ‘참석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반면 ‘불참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20.6%를 보였으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7.6%로 조사됐다.

국민 50%↑ “박 대통령 전승절 참석해야…”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참석 의견이 많이 나왔다. 50대의 경우 64.8%가, 60세 이상의 경우는 64.0%가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인 20대에서는 참석 의견이 32.1%, 불참 의견이 39.1%로 나타나 오히려 행사에 불참해야 한다는 응답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지난 18일 발표된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주간 정례조사에서는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 이후 지난 8주 동안 33~37%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해왔던 지지율이 8월 첫째 주엔 전주대비 4.6%포인트 오른 39.5%를 기록했고, 둘째 주엔 39.9%를 기록하면서 40%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난 광복절과 관련된 행사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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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